오락가락 태풍 `카눈`, 중국도 한국도 아닌 일본 갈까

한·미·중·일 각국 기상당국 비슷한 전망
홍콩은 '제주 정면 경로' 제시

기상청이 2일 오전 10시 발표한 제6호 태풍 카눈 예상 경로. [기상청 제공]

홍콩 천문대가 2일 오전 3시(한국시간) 발표한 카눈 예상 경로. [천문대 홈페이지 캡처]

방향을 못잡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제6호 태풍 '카눈'이 이번엔 일본 남쪽을 향할 것이란 전망에 각국 기상 당국의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2일 오전 발표한 태풍정보에서 이날 오전 9시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150㎞ 해상을 통과한 카눈이 3일 오후 9시에는 오키나와 서쪽 450㎞ 해상에 이른 뒤, 머리 방향을 급격히 틀어 일본 남쪽으로 나아갈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카눈의 규모는 중심기압 930hPa(헥토파스칼)에 중심 최대풍속 50㎧(시속 180㎞)로, 강도는 '매우 강'으로 매겨진 상태다.

미국 합동태풍경보센터(JTWC)나 일본·중국·대만 기상당국 최신 전망들도 한국 기상청의 그것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 다만, 홍콩 기상당국(천문대)은 이날 오전 3시(한국시간) 예보에서 "카눈은 수일 내 류큐열도를 가로질러 동중국해 부근으로 이동할 것"이라면서 일본 남쪽이 아닌 제주를 정면에 둔 경로를 제시해 주목된다.

현재 카눈 북쪽과 남쪽에 자리한 기단들에서 카눈 쪽으로 바람이 불어 카눈이 타고 이동할 '지향류'가 결정되지 않았다는 것이 기상청 설명이다.

이런 상황에서 카눈이 동진할 것이란 전망에 의견이 모아지는 이유는 카눈 남쪽 적도에 자리잡은 고기압의 기세가 강해지면서 이 고기압 가장자리를 타고 시계방향으로 부는 바람이 카눈의 진로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아직 안심하긴 이르다. 카눈은 아직도 여전히 북태평양 고기압을 만나기 전이어서 이후의 경로 변동성이 크다.

또 현재 예상대로 움직인다고 하면 카눈은 북태평양고기압과 함께 국내로 고온다습한 공기를 지속해서 주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무더위를 지속시키고 심화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양수기자 yspark@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