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근누락 아파트] ‘엘피아’ 수두룩한 감리업계... 공사비 줄이려 철근 빼고, 시공 재촉하는 관행도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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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아파트 단지의 무더기 철근 누락 사태로 LH의 고질병이었던 '전관예우'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설계·감리·시공 등 전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엘피아(LH+마피아)'라는 조어를 쓴 비판도 나오고 있다.
전관예우 등 구조적 문제에 공사비 절감이라는 관행이 되풀이되면서 최저 입찰제에 맞춰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는 관행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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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철강가격 오르면서 공기 재촉
“강력 처벌 규정 만들어야... 공사비 반영도 필수”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아파트 단지의 무더기 철근 누락 사태로 LH의 고질병이었던 ‘전관예우’ 관행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설계·감리·시공 등 전 과정에서 총체적 부실이 드러나면서 일각에서는 ‘엘피아(LH+마피아)’라는 조어를 쓴 비판도 나오고 있다. 이 같은 구조적 문제와 더불어 공사비 절감 압박 등 비용 문제가 겹치면서 사태를 키웠다는 평가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LH 철근 누락 아파트 15개 단지 중 일부는 LH 고위직 출신 인사가 취업한 업체에서 감리를 맡았다. 그중 한 업체는 2021년 2월 LH와 ‘인천가정2 A-1블록’ 임대아파트 건설 공사의 감리 용역 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업체는 LH 출신 2급 이상 고위 임직원 두 명이 재취업한 곳이다.
이 같은 사례는 더 있다. 김두관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LH에서 근무한 2급 이상 퇴직자가 최근 5년간 재취업한 용역 업체 중 LH와 계약이 이뤄진 업체는 9개사다. 이들 업체가 LH와 2019년부터 올해까지 계약한 설계·감리 건수는 203건, 규모는 2319억원에 달했다.
이번 사태의 또 다른 원인으로는 공사비 절감 과정에서 빚어진 각종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분양가가 오르는 과정에서 선분양으로 거둬들인 대금에 맞춰 공사비 전체를 줄이려 설계·시공·감리 과정이 헤이해졌다는 것이다.
아파트 분양가는 10년 새 두 배 가까이 뛰었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전국 아파트(임대 제외)의 평균 분양가는 3.3㎡당 1755만원으로 2014년 938만원 대비 1.87배 올랐다. 최근에도 분양가 상승세는 여전하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난 16일 발표한 ‘민간 아파트 분양가격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분양가격지수는 189.2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169.9에 비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월별 분양가격지수는 기준시점인 2014년 평균 분양가격을 100인 수치로 환산하여 산출한다.
원자재 가격 상승세도 만만찮다. 철강 가격은 공사가 한창이던 2021년 전 세계적으로 올라 사상 최고 수준으로 급등했다. t당 철근 가격은 2017년 60만원 수준에서 지난해 5월 110만원까지 올랐다.
안형준 건국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공사 과정에서 ‘마피아식’으로 철근을 빼먹고 시공을 재촉하는 등 행태는 공사비를 줄이려는 오랜 관행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했다.
전관예우 등 구조적 문제에 공사비 절감이라는 관행이 되풀이되면서 최저 입찰제에 맞춰 하도급 업체를 선정하는 관행이 이번 사태의 원인이라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려는 노력과 동시에 공사비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력한 처벌 규정이 생겨난다면 감리 업체들이 발주처나 시공사의 눈치를 보지 않고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다만 규정과 제도만 강화한다면 현장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다”면서 “원칙 준수에 따른 비용의 증가가 있다면 이를 공사비에 적절히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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