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도에 진한 묵향
내달 1일부터 목포·진도 등서
1961년 현대음악가 슈토크하우젠의 흑백 영상 '오리기날레'에서 백남준은 '머리를 위한 선'을 처음 선보였다. 그는 머리카락과 손, 넥타이 등에 붓처럼 잉크를 묻혀 바닥에 놓인 종이 위를 기어가면서 천천히 선을 그어서 신체의 미세한 움직임의 흔적을 남겼다. 현대예술을 선도한 백남준의 퍼포먼스는 한국화의 수묵 정신을 현대적으로 계승한 수작으로 꼽힌다.
올가을 목포와 진도, 해남 등 남도 곳곳에 전통의 묵향을 재해석한 현대예술이 펼쳐진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전남국제수묵비엔날레가 9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열린다. 목포와 진도 등 6곳에서 주 전시가, 순천·광양·해남 등 3곳에서 특별전이 펼쳐진다. 14개 시군, 18곳에서 기념전도 열린다.
한국 수묵화 전통을 대표하는 장욱진과 박노수 등 작고 작가는 물론 오용길, 김병종, 김선두, 유근택 등 생존 작가까지 19개국 190여 명 작가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올해 전시 주제는 주역에서 비롯된 '물 드는 산, 멈춰선 물-숭고한 조화 속에서'이다. 산수화를 재해석해서 딱딱하고 고정돼 변하지 않는 산과 부드럽고 흐르는 물의 속성이 서로 교차되고 중첩돼 조화를 이룬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건수 총감독은 "서구 미술의 한계를 극복하고 현대미술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모색하고자 한다"면서 "현대미술에서 수묵 정신을 발견하게끔 하고 일상에서 내실화할 수 있는 비엔날레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올해는 특히 '대한제국 황실 수묵유산전'을 통해 흥선대원군과 고종황제, 순종황제는 물론 의친왕, 덕혜옹주 등 황실 전통과 관련된 인물들의 글씨와 그림, 벼루와 향합 등 수묵 관련 유물을 소개하는 특별전을 목포에서 연다.
[이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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