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때문에” 체면 구긴 화장품 대장주…증권가도 ‘절레절레’

백지연 매경닷컴 기자(gobaek@mk.co.kr) 2023. 8. 2. 1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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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생활건강 더 히스토리 오브 후 ‘로얄 레지나’ 인플루언서 안소희. [사진 출처 = 안소희 인스타그램]
국내 증시에서 화장품 대장주로 꼽히는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이 체면을 구겼다. 2분기 어닝 쇼크를 겪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중국 시장의 매출 성장세가 좀처럼 확인되고 있지 않은 만큼 실적 회복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 실적 눈높이를 점차 내려 잡는 모습이다.

2일 증권가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은 이날 전일대비 8000원(1.81%) 오른 44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서만 4.91%가 오르면서 코스피 수익률 -0.61%를 한참 웃돌았다. 이 기간 아모레퍼시픽 또한 6.12%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최근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주가 반등을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온다. 주가가 고점 대비 3분의 1에서 4분의 1토막이 난 상황인 만큼 기술적인 반등이라는 분석부터 공매도 투자자들이 주식을 상환하면서 숏커버로 주가가 상승하고 있다는 해석도 있다. 최근 발표한 2분기 실적이 부진했을 뿐만 아니라 하반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이 1578억원으로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시장 컨센서스였던 1838억원을 하회한 것이다.

[사진 출처 = 아모레퍼시픽그룹]
아모레퍼시픽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아모레퍼시픽은 연결 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117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한 점은 유의미하지만 시장 컨센서스였던 377억원을을 한참 밑돌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종식과 면세점 문이 다시 열리고 있는 가운데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한 건 중국의 더딘 경기 회복으로 작년 하반기부터 쌓였던 화장품 재고 소진이 빠르게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서만 300억원 이상의 적자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 소비자들의 중저가 화장품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발목을 잡고 있다.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은 각각 자사 럭셔리 브랜드인 ‘후’와 ‘설화수’를 중국 시장에서 중점적으로 내세워 왔지만 되려 저가 브랜드들의 매출 성장세만 확인되면서 리브랜딩에 들인 마케팅 비용마저 부담으로 작용한 탓이다.

연간으로 봐도 실적 전망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다.

이날 증권정보업체 Fn가이드 기준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3분기가 1663억원, 4분기는 1346억원이다. 지난 6월까지만 해도 2000·1600억원대이던 3, 4분기 전망치가 불과 두 달여만에 1000억원 선으로 밀려났다.

자연히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에 대한 증권가의 눈높이도 점차 낮아지고 있다. 이날 Fn가이드 기준 LG생활건강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한 6044억원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1980억원이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3600억원 선이던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이달 들어 2000억원 밑으로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탈중국에 나서는 것만이 두 기업의 실적 상승을 견인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국가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중국 시장에 치우친 매출 의존도를 떨쳐 내야 한다는 지적을 내놓고 있는 것이다.

이미 아모레퍼시픽은 2분기 북미와 유럽에서 전년 동기 대비 100% 이상 증가한 매출 성장세를 확인했다. 내년까지 중국과 중국 외 지역 매출 비중이 반전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2~3년 안에 비중국 매출이 중국을 넘어설 것으로 목표하고 있다”며 “미국·아세안·일본·유럽 등 비중국에서 견인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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