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불예금 급감·채권금리 상승…은행권, 자금조달 부담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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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저원가성 예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은 급감하며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동결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반등을 예상하며 대기성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시장으로 돌아가는 머니무브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요구불예금이 줄면 그만큼 낮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주는 것으로 은행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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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 금리도 4%대로 올라서
조달비용 증가→대출금리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어
최근 시중은행의 정기 예·적금 잔액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저원가성 예금으로 꼽히는 요구불예금은 급감하며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새마을금고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우려 사태 이후 은행채 금리가 3%대에서 4%대로 뛰면서 채권을 통한 자금조달 부담도 커진 상태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 잔액은 600조4492억원으로 전달(623조8731억원)보다 23조4239억원 감소했다. 올해 들어 요구불예금은 꾸준히 감소하다가 6월 말 증가했지만, 지난달 감소 전환했다. 4월 요구불예금은 608조9654억원으로 전월 대비 10조원 이상 빠졌고, 5월에도 6조원 넘게 줄어들었다.
요구불예금이 10조원 이상 줄어든 것은 대기 중이던 자금이 투자처로 이동한 영향이 크다. 은행권에서는 대기성 자금이 일부 주식이나 채권 시장 등에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투자자 예탁금은 56조2242억원으로 6월 말 50조9151억원 대비 6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과 코스닥시장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면서 증시에 돈이 몰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구불예금이 줄어들며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요구불예금은 은행에서 언제든지 인출할 수 있는 예금으로, 저축성 상품에 비해 이자가 매우 낮은 대기성 자금을 의미한다. 금리가 연 0.1% 내외 수준에 가깝기 때문에 은행은 요구불예금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전체 수신 중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면 그만큼 은행의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게 되고 이는 은행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진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올해 들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해서 동결하면서 투자자들이 주식 반등을 예상하며 대기성 자금이 주식이나 채권 시장으로 돌아가는 머니무브가 이루어지고 있다”며 “요구불예금이 줄면 그만큼 낮은 비용으로 조달할 수 있는 자금이 주는 것으로 은행의 수익성에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은행의 또 다른 주요 조달 창구인 채권 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통상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전체 필요자금의 10% 안팎을 금융채 등을 통해 조달한다. 신용등급 최상위신용등급 최상위인 시중은행은 자체 신용도를 기반으로 안정성이 높고 금리가 낮은 채권 시장에서 낮은 금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최근 채권시장은 금리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일 기준 은행채(AAA, 5년물) 금리는 4.04%로 나타났다. 은행채 금리는 지난 3월 말부터 5월까지 3%대 후반 수준을 유지했다가 지난 6월 4%대로 올라섰다. 뱅크런 위기에 유동성 확보를 위해 새마을금고가 채권을 대량 매도하며 일시적으로 채권 금리가 올라간 이후 미국 기준금리 상승으로 채권 금리에 영향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은 채권 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조달에도 부담이 있는 상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달 27일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한·미 금리 차는 역대 최대인 2%포인트로 벌어진 만큼 채권금리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금융채 발행 시장 여건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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