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리포트]④'왕관의 무게' 견딜까
'여기까지 VS 더 간다' 의견 분분
에코프로 "단기주가 보다 기술력에 더 집중"
전기차와 함께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에코프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올초 10만원대 였던 주가는 100만원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등락폭이 커 '코인이냐'는 비아냥도 받습니다. 일부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가치평가를 중단했습니다. 투자자들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기본을 파헤쳐 봤습니다. 에코프로와 계열사들은 어떻게 설립됐고, 어떤 사업을 영위하고, 미래성장성은 얼마나 있을지 핵심만 추렸습니다. [편집자]
에코프로 '왕관'을 쓰다
올해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 받았고, 앞으로도 관심 받을 종목은 에코프로 입니다.
에코프로 주가에 대한 논란은 끝이지 않습니다. '앞으로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부터 '너무 많이 오른만큼 이젠 떨어질 일만 남았다'까지 다양한 의견이 오갑니다. 올 1월2일 11만원이었던 에코프로의 주가는 8월1일(종가기준) 120만8000원으로 올랐습니다. 7개월 만에 998.1% 상승했습니다.
에코프로 주가 급등으로 투자자들의 희비는 엇갈립니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보유했던 투자자들은 함박웃음을, 중간에 매도한 투자자들은 한숨을 쉽니다. 오늘도 적지 않은 투자자들이 '내일이라도 들어갈까 말까' '지금 팔아야 하나 더 보유해야 하나'를 두고 고심할 것입니다. 에코프로 주가는 지난달 18일 111만8000원을 기록한 후 7월27일을 제외하곤 아직 100만원 밑으로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에코프로가 '황제주'로 등극하면서 증권가는 혼란에 빠졌습니다. 특히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의 예측과 달리 개인 투자자들이 에코프로 주식 쓸어 담기에 나서면서 증권사 분석이 무용지물 됐습니다. 일부 증권사는 에코프로 분석을 포기 했습니다. 에코프로 '매도'를 외쳤던 증권사는 투자자들로부터 뭇매를 맞았습니다.
증권사들은 조심스럽습니다. 투자자들에게 자칫 '공공의 적'으로 몰리기 십상입니다.
다만 대체로 에코프로 주가가 과열됐다는 입장은 유지하고 있습니다. 분석 틀에서 벗어난 주가 흐름에 대한 경고입니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이제는 에코프로를 언급하기 무척 부담스럽다"며 "하지만 주가 상승세가 상식을 넘어선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묻지마 투자는 이제그만
에코프로 주가는 오락가락하고 있습니다. 한때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던 것과 다른 모습입니다. 지난 달 27일 98만5000원으로 장을 마감하면서 100만원 밑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등락폭도 큽니다. 그래서 에코프로 주가가 과도하게 상승했다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런 현상은 에코프로뿐 아닙니다. '2차전지주(株)'로 묶인 종목들이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현상입니다. 한 글로벌 투자은행은 포스코홀딩스 주가가 15일내 하락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2차전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종목 주가가 너무 급등했다는 시각입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 일었던 '포모(Fear Of Missing Out)' 현상도 사그라들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나만 에코프로 주식을 사지 않아 벼락부자가 되지 못할 것 같다는 두려움에 ‘묻지 마 투자’를 한 사례가 많다는 지적입니다. 한때 개인 투자자 매수세가 거대 공매도 세력을 누르는 이변이 속출했던 것도 이 때문인 것으로 분석됩니다.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업체 임원들이 최근 고점이라고 인식하고 주식을 매도했다는 소식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습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나타난 포모 장세는 조만간 끝날 전망”이라며 “2차전지 주도주는 곧 힘을 잃겠지만 시장은 새로운 주도주를 탐색해 위를 향해 천천히 움직일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신념과 분석은 달라…'투자자 판단 몫'
흔히 기업분석의 근거로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순자산비율(PBR)이 활용됩니다. 에코프로의 PER과 PBR은 각각 80배와 18배가 넘습니다. 삼성전자, 현대차는 물론 같은 2차전지 종목인 LG에너지솔루션도 넘어섭니다.
반대로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선 더 상승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있습니다. 에코프로를 필두로 한 2차전지 종목 주가가 상대적으로 급등한 것은 맞지만, 그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에 문제될 것 없다는 설명입니다. 과거 '닷컴열풍' 당시에도 비슷한 상황이었지만, 당시엔 실체가 없었고 이번엔 2차전지라는 실체가 있다는 분석입니다.
추가 상승을 예측하는 투자자들은 이구동성으로 에코프로의 기술력을 동력으로 꼽습니다. 에코프로가 글로벌 양극재 1위 기업인데다, 수직 계열화를 통한 효율성 극대화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로 급증하고 있는 고성능 전기차 배터리 수요에 대한 대응이 가능할 것이란 점도 장점으로 봅니다. 전기차뿐 아니라 ESS(에너지저장장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에코프로의 성장성은 무궁무진하다는 것이 '낙관론자'들의 근거입니다.
또다른 증권사 연구원은 "에코프로의 현재 주가가 과열된 것은 맞지만, 한편으론 에코프로 기술력도 무시할 수는 없다"면서 "조정기는 거치겠지만 장기적으로 에코프로가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투자할지는 투자자 몫입니다.
에코프로, 주가상승 마냥 즐겁진 않다
주가가 큰 관심을 끌면서 에코프로의 고민도 깊어졌습니다.
주가 상승은 좋은 일이지만, 단기간 주가급등은 마냥 즐겁지만 않다는 입장입니다. 게다가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이 회사 미공개 정보를 이용, 11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로 법정구속돼 있어 내부적으론 예민한 상황입니다.
에코프로는 시장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주가등락 보다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는 계획입니다. 현재 진행 중인 연구·개발은 물론 예정된 투자를 차질 없이 진행해 기업가치를 계속 끌어올리는 것이 최선이라는 생각입니다. 하반기 에코프로머티리얼즈 상장도 준비중인 만큼 주력인 양극재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시간이 흐른 뒤엔 시장이 주가에만 관심갖기 보다 기술력에 좀더 주목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입니다.
에코프로 고위 관계자는 "주가가 너무 단기간에 급등해 고민스럽다"며 "향후 주가가 하락할 수도 있을 텐데 그때 투자자들 반응이 우려되는 것도 사실이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그는 "현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기술력을 더욱 확보하고 강화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회사나 투자자들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시리즈 끝]
정재웅 (polipsych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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