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시즌에 ‘바비’ 일본 개봉 포기해라”, 분노 표출[해외이슈](종합)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할리우드 영화 ‘바비’가 오는 11일 일본 개봉을 앞두고 원자폭탄 피폭 피해를 경시했다는 논란으로 거센 비판을 받고 있다. '바비'를 홍보하는 미국 워너브러더스 소셜미디어 계정이 원자폭탄의 버섯구름을 연상시키는 사진 등에 긍정적 댓글을 단 것이 화근이었다. 세계 최초로 원폭 피해를 입은 일본인들이 발끈하고 나선 가운데 2일 방일한 그레타 거윅 감독의 행사에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주니치스포츠는 1일 “그레타 거윅 감독이 2일 일본을 방문해 일본어 더빙 성우들과 만나고 무대인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분위기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앞서 워너브러더스의 ‘바비’ 미국 계정은 원자폭탄이나 버섯 구름 모양의 팬아트 ‘바벤하이머(바비+오펜하이머)’ 이미지에 ‘기억에 남는 여름이 될 것 같다’는 멘트와 함께 ‘좋아요’를 눌러 일본팬들의 비난을 불러 일으켰다.

팬아트는 폭발을 배경으로 영화 ‘오펜하이머’의 주인공인 ‘원자폭탄의 아버지’ 로버트 오펜하이머가 바비를 안고 있는 모습이 담겨있다.

일본에서는 '#No Barbenheimer' 해시태그가 트렌드에 진입했다. 일본 팬들은 “절대 보러 가지 않는다” “너무 무신경하다” “바비의 개봉을 기다려 왔지만 이대로는 볼 수 없다”, “종전 시즌엔 개봉을 포기해라” 등 관람 보이콧을 연상시키는 비난을 쏟아냈다.

일본은 원자폭탄에 민감하다. 미국은 1945년 8월 6일과 9일에 각각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폭탄 2발을 투하하여 제2차 세계대전을 끝냈다. 일본 도시들은 약 20만 명의 사망자와 함께 파괴됐다.

워너브러더스 일본 측은 7월 31일 트위터에 "영화 '바비'의 미국 본사 공식 계정이 '바벤하이머' 팬들의 소셜 미디어 게시물에 반응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우리는 이 상황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인다. 우리는 미국 본사에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한다. 우리는 이 일련의 사려 깊지 못한 반응으로 기분이 상했던 사람들에게 사과한다"라고 밝혔다.

파문이 확산되자 워너브러더스 미국 본사는 1일 버라이어티에 성명을 보내 “워너브러더스는 최근의 둔감한 소셜 미디어 참여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스튜디오는 진심 어린 사과를 전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일본 대중의 워너 비판, 스튜디오에 대한 온라인 청원 시작, 워너 일본 배급사의 이례적인 움직임에 따른 것이다.

이렇듯 ‘바비’에 대한 반감이 커진 상황에서 원자폭탄 이야기를 다루는 ‘오펜하이머’가 일본에서 개봉할 수 있을지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UPI는 ‘오펜하이머’의 일본 개봉일을 정하지 않고 있다.

한편 '오펜하이머'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핵무기 개발을 위해 진행되었던 비밀 프로젝트 ‘맨해튼 프로젝트’를 주도한 미국의 물리학자 ‘J. 로버트 오펜하이머’(킬리언 머피)의 이야기를 다루는 작품이다.

한국에선 8월 15일 개봉한다.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워너브러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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