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도 뛰어들었는데"…'실적 부진' 위닉스, '제습기 명가' 타이틀 지킬까
[아이뉴스24 권용삼 기자] 최근 삼성전자 등 일부 기업들이 제습기 시장에 진입하며 경쟁이 치열해진 가운데 '전통 강자'인 위닉스가 올해도 1위 자리를 유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위닉스는 현재 제습기 시장 점유율 1위로, 프리미엄 시장 강자인 LG전자와 함께 70%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위닉스는 지난 1997년 제습기를 선보인 후 합리적인 가격의 제품을 매년 선보이며 꾸준히 높은 판매량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삼성전자 등 크고 작은 업체들이 시장 경쟁에 뛰어들면서 점유율을 야금야금 빼앗기고 있다. 업계에선 약 70~80개 업체들이 제습기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처럼 경쟁사들이 많아진 것은 제습기 시장이 이상기후 등의 영향으로 다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국내 제습기 시장은 지난 2013년 약 130만 대로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를 이어왔다. 2014년 100만 대에서 2016년 절반 수준인 55만 대로, 2017년에는 20만 대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이상기후로 습한 날씨가 계속 이어진 탓에 50만 대 규모로 시장이 다시 커졌다. 올해 역시 '슈퍼 엘니뇨(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2도 이상 올라가는 상황이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로 인한 역대급 장마와 집중 호우에 수요가 급증하며 60만 대를 가뿐히 넘길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 가격비교 사이트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 6월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고, 거래액은 같은 기간 27.3% 늘어났다. 또 전자랜드가 지난 6월 한 달간 제습 가전 판매량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89% 상승했다.
국내 제습기 시장이 다시 살아날 기미를 보이자 삼성전자도 재진출했다. 삼성전자는 한때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제습기를 판매하다 지난 2017년 단종시켰다. 당시 시장 규모가 해마다 감소하는 데다 제습 기능이 탑재된 에어컨, 건조기, 의류관리기 등의 제품들이 연이어 출시되며 별도의 제습기를 내놓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난해 6월 '삼성 인버터 제습기'를 출시하며 5년 만에 재도전에 나섰다. 올해도 지난 4월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의 '2023년형 삼성 인버터 제습기'를 선보였으나, 올해 생산 물량이 최근 다 소진돼 일찍 단종시켰다.
SK매직도 7년 만인 올해 '초슬림 제습기' 신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며 경쟁에 다시 뛰어 들었다. 이 제품은 지난 5월 200% 이상 주문량이 폭주해 두 차례 품절 사태를 겪었다.
프리미엄 시장 강자인 LG전자는 제품 라인업을 강화하며 위닉스를 위협하고 있다. LG전자는 지난해 5종의 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올해 3종을 더해 총 8종으로 제습기 라인업을 확대했다. 덕분에 LG전자의 올해 제습기 판매량은 지난해 같은 시기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LG전자는 늘어난 수요를 맞추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중국 천진에 위치한 공장에서 생산 라인을 풀가동 중이다.
이처럼 '가전 강자'들이 제습기에 높은 관심을 보이면서 업계에선 위닉스가 올해도 점유율 1위 자리를 지킬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시장 성장세 덕분에 위닉스 제습기의 판매량은 늘어나고 있지만, 굵직한 경쟁사들의 잇따른 진입에 점유율에는 다소 변화가 있을 것으로 봤다.
이에 위닉스는 차별화된 기술과 다양한 기능을 탑재한 신제품을 앞세워 시장 우위를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위닉스 관계자는 "열교환 시스템 기술을 최초로 국산화하는 등 열교환 기술 측면에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며 "제습기의 핵심부품인 열교환기에 대한 지속적인 개발과 하반기 에너지 효율 등급 개편에 따른 고효율 기능을 강화해 시장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단 위닉스 신제품에 대한 시장 반응도 좋다. 위닉스에 따르면 올해 1~7월 기준 제습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약 45% 가량 증가했다.
독립리서치 법인 밸류파인더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엘니뇨 등 이상기후로 제습기, 건조기 등의 가전 제품들을 중심으로 품귀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위닉스는 최근 한 홈쇼핑에서 1시간 만에 제습기 6천845대를 판매해 시간당 매출 역대 최고치를 달성하는 등 국내 제습기 시장 1위 지위를 갖고 있어 수혜가 전망된다"고 예측했다.
하지만 위닉스의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닉스의 매출이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에 집중돼 있어서다.
이 탓에 위닉스는 최근 몇 년간 실적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2019년에는 매출 3천862억원, 영업이익 514억원을 기록했지만, 2021년에는 매출 4천2억원, 영업이익 256억원으로 2년 만에 역성장했다. 올해 1분기에도 연결 기준 매출 883억원, 영업손실 20억원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닉스는 2019년까지 공기청정기, 제습기, 중소형 건조기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하며 매년 성장했다"면서도 "그러나 주력 제품군이 한정적인 탓에 2019년 이후 불안정한 실적을 지속하며 올해 1분기까지도 좀처럼 실적을 회복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위닉스 관계자는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국 정부의 봉쇄 정책으로 중국 공장이 가동을 멈추면서 중국발 미세먼지가 감소했고 이에 주력 제품인 공기청정기의 판매량이 감소했다"며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심리 감소, 물류 선적 비용 증가 등도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물류 비용 감소를 비롯해 제습기와 건조기 판매 증가로 올해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교해 회복이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권용삼 기자(dragonbuy@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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