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건건] 이동관 논란, 정부·여당에 득일까 실일까?
# 이동관 "공산당의 신문·방송" 발언
박 "즉흥적 발언 아닌 준비된 발언…좌파 언론지형 바로잡겠단 자신감 피력"
김 "보복심에 따른 말에 가까워…이명박 정부 때였다면 이 정도 발언 안 했을 것"
# 이동관 논란, 정부·여당에 득? 실?
김 "실 될 수밖에…윤 대통령,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밑어붙이지 않아 잘 안 됐다고 생각하나"
박 "내년 총선 앞두고 공영방송 군기 잡겠다는 목적의식 가지고 무리수"
# 정치권 '언어 인플레이션'?
박 "언어 아닌 '비방'의 인플레이션…생산적 성과물 없이 서로 향한 증오·비난 높이는 정치에 국민 피로감 느낄 것"
김 "문제는 멋있거나 재미있는 말 없는 것…불특정 다수 염두해야 언어의 질 높아지는데 그렇지 않아"
# 김은경 설화 논란, 파장은?
박 …
■ 방송시간 : 8월 2일(수) 16:00~17:00 KBS1
■ 진행 : 이재석 기자
■ 출연 : 박원석 / 전 정의당 정책위의장 · 김수민 / 시사 평론가
https://youtube.com/live/jqnYSowuAFQ
◎이재석: 격주로 나오시는 두 분입니다. 박원석 전 의원 그리고 김수민 시사평론가, 두 분 오늘도 나왔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박원석: 안녕하십니까?
◎이재석: 안녕하세요? 이 얘기부터 하죠.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의 어제 그 발언, 공산당 언론 발언이죠. 이 여파가 이제 오늘도 이어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잠시 듣고 오겠습니다.
<녹취> 이동관 /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어제)
저희가 어떤 정당이나 특히 과거 선전·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저희가 언론이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Q. 기관지 같은 언론은 어떤 언론?
<녹취> 이동관 /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어제)
국민들이 판단하시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이재석: 그러니까 뒷부분이요, 기자가 현장에서 질문을 했어요. 그 비유적인 표현을 썼는데 그게 어느 언론사를 말하는 것이냐, 그렇게 질문했더니 국민들이 판단하시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이동관 후보자가 답변을 했습니다. 비유적 표현이라는 걸 전제로 하긴 하고요. 그런데 아무튼 마음속에 본인은 생각하는 바가 있다는 걸로 해석이 됩니다. 그러면 공산당 같은, 공산당 신문사 같은 신문사는 아니고 방송사는 어디입니까?
▼박원석: 일단 즉흥적인 발언은 아니고요. 준비된 발언이고, 당연히 첫 출근길에 마이크가 올 텐데 그 마이크에 내가 이런 발언을 해야 되겠다, 준비합니다. 게다가 이동관 후보자는 본인도 강조하듯이 오랜 기자 생활을 통해서 대통령실의 대변인, 홍보수석, 그러니까 저 말 한마디가 언론에 어떻게 작용하리라는 것을 잘 아는 분이기 때문에 저는 굉장히 의도된 발언이라고 첫 번째로 생각하고요. 공산당 기관지 같다는 거는 일종의 절대 권력에 맹목적으로 충성하는 이런 언론을 의미하는 거잖아요.
◎이재석: 기존의 개념은 그렇죠.
▼박원석: 네, 그런데 지금 권력은 어쨌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과 본인들이 갖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 본인들을 지칭해서 저런 얘기를 하진 않을 거 아니에요? 그러면 결국에는 지난 정부 시절에 이른바 지난 정부의 편에 기울어서 무비판적으로 지난 정부의 입장을 재생산했던 그런 언론이 있다, 이렇게 찍어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저는 특정 언론을 얘기하기도보다도 공영방송이나 지금의 언론 지형 전반을 보는 이동관 후보자와 여권의 시각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고요. 한층 공세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대응하겠다. 왜냐하면, 공산당이라고 낙인을 찍었어요. 그 얘기는 이제 어떤 이념적, 색깔론까지 깔고서 하는 얘기거든요. 기존의 공영방송을 포함한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언론 지형이 매우 좌파적이다. 이거 내가 바로잡겠다. 그거 위해서 내가 방통위원장 되는 거다라는 어떤 일종의 본인 스스로, 본인만의 그런 자신감을 피력한 거라고 봅니다.
◎이재석: KBS를 언급하고 싶으신데 안 하시는 겁니까, 혹시?
▼박원석: 아, 저요?
◎이재석: 아니, 그러니까 제가 아까 질문...
▼박원석: 아니, 이재석 기자가 그걸 물어보실까 봐, KBS는 공산당 언론이냐 아니냐, 어제 또 그런 질문을 하셨다고 해서.
◎이재석: 아니, 뭐 어제 그런 질문을 한 건 아니고, 그 비유적 표현에 대한 어떤 해석을 국민의힘 대변인께 여쭤봤는데. 어떤 의도나 배경은 어떻게 봐야 될까요? 일각에서는 프레임 전환용이다, 이렇게 분석하는 사람들도 있고.
▼김수민: 의도라고 했을 때 일단은 사실 당파적인 목적으로 진실까지도 희생시키는 이런 행태에 대해서 비판을 하려면 굳이 공산당이라는 용어를 쓸 필요는 없을 겁니다. 그냥 무슨 기관지처럼 행세하는 언론, 이 정도로만 얘기를 해도 되는데.
◎이재석: 편향적이다, 이 정도만.
▼김수민: 그렇죠. 그런데 공산당이라고만 얘기해버린 것은 이제 한국의 자칭 보수 우익 계열에서 불러왔었던 공세의 대상, 지금까지 공세의 대상으로 삼아왔던 그 진영들을 얘기한다는 뉘앙스가 상당히 크다고 볼 수 있는 거거든요. 물론 민주당이 좌파라고 부를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할 수 있는 말들이 있겠지만, 그러니까 이쪽, 이동관 후보자와 같은 사람들이 갖고 있었던 관점에 따르면 민주당부터 시작하는, 민주노총도 포괄이 될 것이고, 이쪽 방향으로 공격을 한 것이다라고 그렇게밖에는 볼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이게 전략적인 의도가 있냐 했을 때 있을 수 있겠죠. 지지층 결집이라든지 이런 부분들, 특히 이제 어떤 학폭 무마 의혹이라든지 이런 것들로 어느 정도 이동관 후보자가 위기에 처해 있는데, 그런 논란을 좀 딛고 지지층들에게 좀 나를 밀어 달라고 하는 그런 신호는 될 수 있겠다고 생각이 됩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언론 장악 논란까지도 일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과연 이제 좀 중도 성향의 국민이라든지 국민의힘 쪽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들이 봤을 때도 이 인사는 그래도 괜찮은 인사다, 이렇게 여길 만한 소지가 커 보이진 않거든요. 여기에서 공산당 발언까지 한다고 했을 때는 오히려 운신의 폭이 더 좁아질 수도 있습니다. 저는 한편으로는 이게 전략적 의도 이상으로 본인이 마음속에 많이 삭혀왔었던, 하고 싶었던 말, 보복심에 따른 어떤 말에 가깝지 않을까. 왜냐하면, 예전에 이명박 정부 시절을 생각해보면 영광의 시절이었을 겁니다, 이동관 후보자한테는. 하지만 그 이후에 이명박 정부는 굉장히 국민들 사이에서 낮게 평가된 정부였었고 그 정부에 대한 어떤 비판 여론들을 수년 동안 들으면서 살아오셨을 텐데, 그 부분이 쌓여 있는 것이 이번에 터진 것이 아닌가, 그리고 특히 이분이 야인으로 계실 때 유튜브를 하신다거나 이런 것들을 보면, 행보를 보면 제도권 정치인 출신이 맞나 싶을 정도의 더 강경하고 유튜브에 있는 나쁜 속성들을 더 크게 발휘하는 그런 방향의 방송을 해오셨거든요.
◎이재석: 노골적인 발언들도 좀 있었죠.
▼김수민: 그런 영향들이 이 발언을 통해서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오히려 이명박 정부 때 이동관 후보자였다면 이 정도까지 발언은 안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런데 그 세월이 좀 느껴진다고 하는 그 점을 말씀드립니다.
◎이재석: 그런데 어제 이동관 후보자는 언론 장악은 해서도 안 된다고 얘기를 하긴 했어요. 뭐 원칙적으로 맞는 얘기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자세히 나열하진 않겠습니다, 어제도 잠깐 저희가 이 문제를 짚었기 때문에. 그런데 KBS 이사회와 MBC 방문진을 둘러싸고 최근에 벌어지는 일련의 일들을 가지고 결국에는 최종 목적지는 경영진 교체, 사장 교체가 아니냐는 해석들도 나오고 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명료하게 어떤 대놓고 그게 맞다, 틀리다, 이렇게 얘기하진 않고 있어요. 어떻게 전망하십니까, 향후의 흐름을?
▼박원석: 그러니까 이동관 후보자는 본인이 과거에 했던 일도 그리고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도 언론 장악이 아니고 이건 공영방송이나 언론 바로 세우기다라고...
◎이재석: 라고 얘기하고 있죠.
▼박원석: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결국에는 내년 총선, 굉장히 중요한 정치적 분기점이지 않습니까? 그전에 본인들이 생각하기에 기울어진 운동장과 같은 언론 지형을 바로잡아야 되겠다. 무엇보다 전파력이나 여론에 미치는 영향력이 큰 공영방송을 정상화해야 되겠다. 그 공영방송 정상화는 곧 이사회의 정상화, 경영진 교체다. 그래야 편성이 바로잡히고 내년 총선에 공영방송이 한쪽으로 기울어진 듯한 이런 방송을 하지 않는다. 이런 로직을 세워놓은 것 같습니다, 그런 논리를. 그런 논리대로 가다 보면 그게 곧 방송 장악이라는 그런 어떤 문제 제기에 부딪치게 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공영방송의 인사, 편성의 독립성 또 정치적 중립성이라는 거는 그냥 두는 겁니다. 공영방송은 공영방송 이사회와 경영진이 알아서 하도록, 그게 인사든 편성이든 그냥 두는 건데, 이게 여야 할 것 없이 정권만 바뀌게 되면 거기에 손을 대요. 이게 정권이 다시 바뀌게 되면 왜 방통위원회하고 이 공영방송이 신구 정권 간의 주 전장이 돼야 되는지, 저는 개인적으로 납득할 수가 없어요. 그런데 매번 그 일이 반복되고 있고 또다시 지금 반복될 상황이거든요. 때문에 이동관 후보자 같은 경우에는 과거의 전력도 있지 않습니까? 2017년도에 국정원 민간인 사찰에 관한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과정에서 검찰 수사 기록을 통해서 당시에 이동관 홍보수석이 일일이 다 지시했던 게 드러났고.
◎이재석: 이명박 정부 당시에.
▼박원석: 그거는 부정할 수가 없어요, 수사 기록으로, 문서로 다 뒷받침이 되기 때문에. 저는 청문회에서 그에 대해서 이동관 후보자가 과연 어떤 변명을 하는지 지켜봐야 되는데, 그런 일을 만약 이동관 후보자가 또다시 반복한다면 결국 대한민국 언론에 아주 부정적으로 역사적 획을 긋는 그런 인물로 남을 거다라는 점을 저는 경고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재석: 정치공학적 분석도 우리가 하는 자리니까 이런 이동관 후보자와 지금 언론 장악 논란, 이것이 향후에 정부 여당에 득이 되냐 실이 되냐, 아니면 득실을 따지기에는 좀 미미한 그런 제한적인 변수냐, 이건 어떻게 보십니까?
▼김수민: 저는 실이 될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어떤 정치 세력이든 간에 언론에 대해서 장악을 하려고 한다거나 아니면 장악까지는 아니라 할지라도 집중 공세를 퍼붓는다거나 이런 것들이 과연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인가, 이걸 돌아봐야 될 것 같은데. 언론에서 어떤 보도를 하든 간에, 이건 어떻게 보면 지상파 언론 입장에서는 안 좋은 일일 수도 있는데, 저는 그게 선거에 그렇게 큰 영향을 끼치는 시대가 아니라고 봅니다. 국민들이 여러 가지 종류의 매체를 접하고 있는 그런 상황이고, 예를 들어서 지상파가 갖고 있는 역량을 가지고 선거 전에 뭔가 국민들이 가공할 만한 어떤 폭로를 한다거나 이런 일이 벌어지면 물론 선거 판세에는 영향을 줄 수는 있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일도 자주 벌어지는 것은 아닌 것이고, 그런데 거꾸로 오히려 그런 언론을 억지로 장악하려고 하는 그 모습을 보일 때, 그로 인해서 민주주의가 파괴되고 있다는 논란이 나타날 때, 그때는 이제 유권자들이 집권 세력에 대해서 더 경계를 할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럼 현명하게 판단한다면, 그러니까 국민의힘에서 예를 들어서 제도권 언론 일부에서 어떤 보도를 하는데 뭔가 편향돼 있다, 양쪽으로도 균형에 맞지 않고, 이런 부분들을 모니터링을 해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걸 뛰어넘어서 어떤 출연자의 성향을 재단을 해버린다거나 나아가서 피해 의식을 너무 크게 표출한다거나 이런 것들은 남 탓으로 비춰질 수밖에 없는 거거든요. 그런 것들을 감안한다면 정치적으로 그냥 생각을 해본다 할지라도 어떤 방송 모니터링과 어떤 시정, 이 정도의 수준을 넘어선 장악에 가까운 그런 행위들은 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할 거라고 봅니다. 그런데 조금 우려되는 것은, 저는 국민의힘에서 만약에 좀 정치를 오래 한 분이 대통령이 됐다고 한다면 과거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때의 경험을 되새겨보면 그때 오히려 들쑤셔가지고 상황을 더 나쁘게 만들었다. 그게 오히려 오늘날 우리가 더 불리해진 이유 중의, 강력한 이유 중의 하나다, 이런 의식이 있을 수도 있다고 봐요.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하는 또 다른, 굉장히 이채로운 존재인 것이죠. 국회의원 경험도 없고 국민의힘에 입당한 지 얼마 안 돼서 대통령이 됐기 때문에, 그때 나처럼 밀어붙이지 않아서 잘 안 된 거지, 끝까지 밀어붙이면 될 수도 있어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또 가질 수도 있다고 하는 거, 이것이 좀 우려되는 측면인 것 같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일각에서는 이게 제한적 변수이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감 있게 가고 있다는 얘기를 하는 사람들도 있는 것 같긴 해요.
▼박원석: 그럴 수 있죠. 실제로 이게 무슨 큰 유불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겁니다. 이게 큰 유불리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결국은 양측이 다 격렬할 수밖에 없고 격렬하면 격렬할수록 정치적 부담은 여당이나 집권 세력 쪽에 클 수밖에 없어요. 그런데 그렇지 않거든요. 때문에 저는 확실하게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아야 되겠다, 이런 생각을 아주 확고하게 굳히고 나오는 것 같고. 그런데 김수민 평론가 얘기한 대로 그게 오히려 지나치면 역풍을 부를 수 있어요. 왜냐하면, 이슈가 안 될 거를 만들어가지고 이슈를 만들어준 거거든요?
◎이재석: 오히려.
▼박원석: 예를 들어서 지금 KBS라든지 MBC라든지 과거에 KBS, MBC의 독립성을 둘러사고 여러 가지 진통을 겪었던 그런 공영방송사이지 않습니까? 그런 진통이 또 한 번 일어난다. 예를 들어서 노조가 파업을 한다든지 이게 총선 이슈가 된다면 그게 어떻게 정치적 부담이 안 되겠어요? 때문에 제가 보기에는 지금 총선 앞두고서 지나치게 공영방송의 말하자면 군기를 잡아야 되겠다, 이런 목적의식을 가지고 무리수를 뒀을 때 오히려 여권이 악재를 자초하는 그런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저는 분명히 의식해야 된다고 봅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건 약간 짧게 언급할 부분이긴 한데, 최근에 우리 정치권에서 보여주고 있는 어떤 언어의 인플레이션이랄까요? 그러니까 지금 공산당 비유 발언도 그렇고 대통령의 어떤 반국가 세력 발언도 있고 또 여야 대표, 그러니까 김기현, 이재명 대표가 서로 주고받는 설전을 보면 이게 대표급이 할 만한 언어인가라는 회의감이 들 때도 있고요. 그러니까 대변인급에서 이렇게 얘기할 언어들이 오갈 경우도 있고. 그러니까 이게 조금... 왜냐하면, 오늘 이 자리가 약간 이런 문제의식을 좀 공유하는 자리이기도 하기 때문에, 좀 어떻게 보십니까?
▼박원석: 글쎄요. 저는 그게 언어의 인플레이션이라기보다는 비방의 인플레이션이고 품격의 다운그레이드인 거죠. 이제 이른바 적대적 공생의 진영 정치, 이렇게 한마디로 우리 정치를 표방하잖아요? 그 진영 정치가 낳는 대표적 폐해 중의 하나가, 이게 이제 비난과 상호 비방은 격렬한데, 성과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정치라는 게 때로는 이게 정치라는 게 어쨌든 일종의 본질적으로 싸움의 요소를 갖고 있기 때문에 나와 다른 그런 가치와 나와 다른 정책과 나와 다른 생각을 갖는 상대방을 향해서 공격도 하고 비난도 할 수 있어요. 그러나 또 한 측면의 정치의 본령은 뭔가 이게 대화와 소통과 타협을 통해서 결과물을 맺어야 되거든요. 그런데 우리 정치가 그런 측면은 너무 협소하고 서로 간에 비난만 격렬한 지가 굉장히 오래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비난에 비난이 서로 막 상승 작용을 일으키다 보니까 이제는 당 대표들까지도 나서서 상대방의 당 대표를 공격하는, 과거에는 안 그랬거든요.
◎이재석: 그러니까요.
▼박원석: 오히려 당 대표가 대변인이 지나치게 수위를 높여서 상대 당 대표를 공격하면 자기 당의 당 대표가 그걸 말립니다, 그렇게까지는 하면 안 된다. 그리고 당 대표끼리 서로 공격은 안 해요. 그러면 최후의 보루가 무너지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금도가 없어졌어요. 당 대표들끼리도 서로 막 공격하고 또 서로 간의 가족 문제를 가지고 공격하고 이런 모습이 일반화되다 보니까 국민들은 피로감을 굉장히 느낍니다. 그에 반해서 정치가 생산적인 성과물은 없고 갈수록 이게 서로를 향해서 증오와 이런 비난만 높여가는 이런 정치를 언제까지 봐야 되느냐는 게 최근에 양당에 대해서도 다 마음을 주지 않고 무당층이 늘어나는 그런 여론조사 결과로 나온 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재석: 그런데 이게 좀 너무 당연한 얘기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다른 나라에서도 발견되는 현상이라는 얘기들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라면 어떤 SNS라든가 스마트폰이라든가 어떤 이런 매체의 변화 때문에 생겨나는 어떤 정치적 현상인 것 같기도 하고, 뭐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평론가께서는?
▼김수민: 네, 비방에 격렬한 증오가 들어가 있는 부분들은 다른 나라에서도 있는 일이라고 저는 알고 있고, 실제로 이제 포퓰리즘 현상이 대표적으로 그런 것을 잘 보여주고 있는 건데, 방금 언급하신 대로 그러니까 과거 정치하고 왜 이렇게 차이가 나 보일까라고 했을 때는 그 부분이 있어요. SNS하고 인터넷 부분이 있습니다. 과거에는 정치인이 무슨 말을 해도 그게 기사가 되거나 뉴스에 나가야지 이제 국민들이 알 수가 있었던 건데, 이제는 SNS에 본인이 올려버리니까 그걸 받아서 쓰는 언론도 많고 오히려 언론이 쓰기 전에 이미 읽어버리는 국민들도 꽤 있는 거거든요. 그렇게 말의 홍수가 되다 보니까 더 시끄럽게 여겨지는 것은 사실이다라고 하는 것이고, 그리고 정치인들의 행태도 좀 바뀐 거는 있는 게, 과거에는 대변인이라든지 몇몇 입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쪽을 중심으로 해서 말의 전투들이 이어졌다면 지금은 너도 나도 대변인이에요. 사실 지금 정당의 대변인이 누군지 뚜렷하게 기억을 잘 못 하시는, 정치적으로 관심이 있는데도 기억을 못 하시는 분들이 꽤 있어요. 옛날...
◎이재석: 다 발언 창구가 다 있으니까.
▼김수민: 옛날 같으면 대변인 하면 민자당의 박희태, 민주당의 박지원, 이렇게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대변인 자체도 직책이 굉장히 많고.
◎이재석: 맞습니다.
▼김수민: 그리고 의원들이 너 나 할 것 없이 이제 대변인 노릇을 하는 그런 의원들도 많아지고 있는 거죠. 그런데 저는 이제 가장 큰 문제는 말이 많아지고 뭐 격렬해지고 이것보다 더 큰 문제는 멋있거나 재미있는 말이 별로 없다는 거예요. 공격을 하더라도, 뭐 꼭 품격이 없더라도, 어떨 때는 굉장히 신랄하더라도 풍자의 정신이 담겨져 있고...
◎이재석: 촌철살인.
▼김수민: 그렇죠. 듣는 사람이 웃음을 터트리는 이런 말들이 별로 보이지 않는다. 제가 여쭙고 싶은 것은 현재 정치권에 어록을 갖고 있는, 그러니까 실언이라든지 망언, 이거 말고 멋있는 어록을 갖고 있는 정치인이 과연 몇 명이나 있는가. 그게 이제 지난 수년간에 굉장히 빠르게 줄어든, 그것이 분명히 있는 것 같습니다.
◎이재석: 고 노회찬 의원 이후로는 없는 것 같습니다.
▼김수민: 이게 왜 그러냐면 정치인이 불특정다수를 염두하고 말을 할수록 오히려 언어의 어떤 기술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발전하게 됩니다. 그런데 보통 지금 정치인들이 하고 있는 말은 이미 모여 있는 강성 지지층들의 눈에 들기 위해서 하는 말이거든요. 그러면 성의가 없어지고 그냥 날만 서게 되는 이런 언어들이 나오는 것이다. 저는 결국에 강성 지지층의 문제가 크게 깔려 있다고 봅니다.
◎이재석: 거기에 토대가 되고 있다. 농을 섞어서 얘기하자면 시사 프로그램이 사사건건을 포함해서 너무 많아서인 거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한편으로 들기도 합니다. 뭐 그냥 넘어가죠, 이거는. 시간이 많이 흘러서 민주당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김은경 혁신위원장의 지난 주말 발언을 두고 며칠간 논란이 되었고 오늘 대한노인회장의 발언도 있어서, 연이어 듣고 오겠습니다.
<녹취> 김은경 /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 (지난달 30일)
(둘째 아들이) 평균 여명을 얼마라고 보았을 때 자기 나이로부터 여명까지, 그 다음에 엄마 나이로 여명까지로 해서 비례적으로 투표를 하게 해야 된다는 거예요.
되게 합리적이지만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1인에게 1표를 주는 선거권이 있으니까 할 수가 없는 거라는 이야기를 했어요.
<녹취> 김호일 / 대한노인회장
민주당에서는 김은경 위원장이나 양이원영 의원이 오늘 오후까지 대한노인회에 와서 발언의 경위를 자세히 설명하고 또 사과도 하고 다시는 이런 망발이 있을 수 없다는 확신을 주기를 바랍니다.
◎이재석: 김은경 위원장의 발언은 아까 영상 구성에서도 저희가 보여드렸기 때문에 일부러 뒷부분을 저희가 추려봤습니다. 그러니까 김은경 위원장의 해명은 이게 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노여움을 푸시라, 이렇게 해명을 지금 하고 있는데. 왜냐하면, 뒷부분을 보면 아들이 그렇게 말을 해서 내가 그게 아니다라는 취지로 그걸 해석해야 된다, 저 발언을. 그렇게 얘기를 하고 있는데, 아무튼 그렇지만 대한노인회에서는 격앙된 반응을 지금 보이고 있는 것 같은데요. 민주당이 안 그래도 6070, 이른바 어르신들, 노인 세대의 지지율이 낮은 편인데, 국민의힘보다 상대적으로. 그런데 지금 이게 이제 과거 열린우리당 시절의 정동영 전 의원의 발언까지 지금 소환이 되고 이러고 있어요, 요즘. 그런데 민주당이 왜 자꾸 이런 설화가 있을지.
▼박원석: 그러니까 저는 이번 일을 보면서 이게 참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고 있다, 이런 생각이 드는데요. 저 자리에서 필요하지 않은 발언이었고 이치에 맞지 않는 발언이었습니다. 그 지적이 나오면 곧바로 부적절했음을 인정하고 사과하고, 그러나 진위는 여기에 있었고 좀 오해도 있다. 이렇게 했으면 조금 두들겨 맞더라도 지나갔을 문제예요. 그런데 혁신위원회의 입장이 사과할 일이 아니다, 이렇게 입장을 표명을 했어요. 그리고 오히려 내 발언을 곡해하고 있다는 식으로 맞대응하는 식의 입장을 취한 데다가, 거기에 대해서 그걸 거들겠다고 양이원영 의원이라든지 몇몇 또 민주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게 이제 사태가 오히려 커졌고 노인 폄하 논란까지 급기야는 가게 됐는데요.
◎이재석: 그 박원석 전 의원께서 언급하신 양이원영 의원의 SNS는 저 아랫부분입니다. 지금은 지웠습니다.
▼박원석: 저걸 썼다가 지우긴 했습니다만 지워도 요즘에는 기록이 다 남잖아요.
◎이재석: 그렇죠.
▼박원석: 그런데 이제 김은경 혁신위원장은 정치인이 아니지 않습니까? 때문에 본인의 말이 어떻게 맥락이 다르게 언론에 의해서 해석이 되거나 오해를 부르거나 그럴 수도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지 발언을 하지 않아요. 그러다 보니까 실수가 굉장히 잦습니다. 당내에서도 혁신위원장이 왜 저런 발언을 해가지고 논란을 자초하냐라는 지적이...
◎이재석: 혁신 얘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그런 이제...
▼박원석: 예, 그런 지적이 몇 명 있었어요. 민주당, 예를 들어서 초선 의원들을 만났더니 코로나 때 제대로 수업을 못 받아가지고 학습 부진을 겪고 있는 학생들 같은, 소통이 잘 안 되더라. 그러니까 마치 초선 의원들을 학습 부진 대학생들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을 해서 논란을 빚었던 적도 있었고 또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서 자기 식구를 챙긴다, 이런 식의 어떻게 보면 당내에서 조금 껄끄러운 그런 계파적인 그런 메시지를 혁신위원장이 내가지고 논란을 빚었는데, 혁신위원장의 미션이 그게 아니지 않습니까? 오히려 그런 정치적 발언을 줄이고 민주당 전체를 향해서 국민들의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 민주당이 이런 요소들을 고쳐라라는 얘기만 하면 될 텐데, 불필요한 발언을 해서 논란을 연이어가고 있는 거고 스스로 혁신의 동력을 꺼뜨렸다고 보고요. 이번 사안도 결국에는 박광온 원내대표, 지금 이재명 대표는 휴가 중이어서 발언을 안 하고 있는데, 박광온 원내대표가 어떤 특정한 세대를 향해서 그런 식의 부적절한 발언을 하지 않겠다, 이런 식으로 사과를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저는 이렇게 되면 김은경 혁신위원장도 또 혁신위 자체도 더 이상 민주당 내에서 뭔가 그야말로 혁신의 동력을 이어갈 수 있는 입지를 갖지 못하게 되는 거 아닌가, 사실상 혁신위가 무력화되는 거 아닌가, 그런 느낌을 받습니다.
◎이재석: 이번 사안에 대해서 이제 박 전 의원의 논평도 들었고 또 더 넓게 얘기해 주시기도 했는데 마지막으로 김수민 평론가께서는 이번 사안 말고 민주당 혁신위가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여기에 대해서 짧게만 얘기해 주시고 마무리를 하죠.
▼김수민: 저는 혁신위라고 하는 모델 자체가 한국 정치에서 끝이 나는 걸 보여주고 있는 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혁신위원회가 사실 과거의 정당에서 성공을 했었는가? 성공했었다면 혁신위원회는 들어서지 않았을 거예요. 정당이 제 궤도에 갔을 텐데 또 한 번 외부 인사를 불러들여서 혁신위를 꾸렸다. 그런데 외부 인사의 정무적 실력이 또 뒷받침되지 않는 그런 상황까지 겹쳐지고 있는 것이고, 이제 아웃소싱하는 방식의 정당 개혁은 끝나지 않았는가, 결국에는 정당에서 오래 몸담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오랫동안 정치적 생각을 숙성시켰던 사람들이 정당을 혁신해야 된다고 하는 것을 거꾸로 민주당 혁신위원회가 보여주고 있다라고 저는 평가를 하고 싶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결국에는 지금 민주당의 주류든 비주류든 이 세력들이 혁신위를 통해가지고 뭘 할 생각을 하지 말고 혁신위라는 것을 벽으로 세워놓고 스쿼시 치듯이 하지 말고 본인들끼리 직접 테니스를 쳐가면서 결국 당의 진로를 결정해야 된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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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화 기자 (hwa@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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