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매출 4강 '지각변동'…승자는 누구
리니지M '7년 아성'…변화 가능성에 '주목'
국내 게임 매출 4강에 위메이드와 카카오게임즈의 야심작에 이어 넷마블의 신작도 진입하면서 여름 게임 시장에 전운이 감돈다. 2017년 6월 출시된 게임 '리니지 M'으로 1위를 수성하고 있는 엔씨소프트의 견고한 성곽이 흔들릴지도 관심이다. 각사 전략과 향후 계획을 살펴봤다.
게임 매출 순위 '지각 변동'…'아레스'의 급부상
2일 앱 분석 서비스 '모바일인덱스'를 보면 엔씨소프트가 내놓은 리니지M이 부동의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카카오게임즈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가 2위에 올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최근까지 2위를 차지한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도 3위를 지켰고, 넷마블이 지난달 26일 선보인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4위까지 치솟으며 4강을 형성했다.
'아레스'와 '신의 탑'의 경우 출시 초기인 만큼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으나, 양사는 독특한 게임성을 지속 강화하면서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벌이는 등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유통)하는 아레스는 지난달 25일 정식 출시 4일 전부터 유동인구가 집중되는 인천국제공항, 서울역, 홍대 공항철도, 서울 강남역, 코엑스 등에 옥외광고를 설치하고 시선을 끌기 시작했다.
5월 말부터 사전등록에 돌입해 출시 직전까지 이용자 200만명을 모았고, 출시 5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달성하고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도 지속적으로 끌어올려 지난달 31일 리니지M을 넘보는 위치에 올랐다.
아레스는 중세 판타지 배경이 대부분인 국내 MMORPG 시장에서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미래 배경과 판타지 소재를 내세우고 있다.
이와 함께 미래에서 온 전신 강화복 '슈트'도 차별화 포인트다. 위메이드 나이트 크로우가 선보여 화제를 모은 '글라이더'(공중이동수단)와 비교되는 요소다.
카카오게임즈는 아레스 개발사 '세컨드 다이브'에 2020년 2월17일 사업 개발 목적으로 100억원을 투자해 지분 19.83%도 확보했다. 2일에는 게임 출시 일주일 만에 첫번째 업데이트를 단행하며 흥행 열기를 강화하고 있다.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는 이날 실적 발표 이후 진행한 컨퍼런스 콜에서 "스토리 기반의 진행 등 게임 시나리오에 몰입할 수 있는 플레이 방식 차별성과 무·소과금 유저도 충분히 플레이할 수 있는 합리적 시스템으로 매출 상위권에 안착한 점은 유저 만족도가 반영된 결과"라며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안착하면서 점점 결제 비율이나 빈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PC RPG처럼 오랜 기간 서비스하며 자발적 필요에 의한 과금으로 지속적인 매출 흐름을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차별화 플레이 요소와 시스템들은 이후 글로벌 진출 때도 아레스의 경쟁 요소로 가져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넷마블도 '오랜만에'
작년 1분기 이후 올 1분기까지 5분기 연속 적자를 낸 넷마블은 최근 내놓은 신작이 기분 좋은 출발을 해내면서 실적 반등의 불씨를 살리고 있다.
넷마블이 지난달 26일 출시한 수집형 애니메이션 RPG '신의 탑'이 주인공이다. 신의 탑은 조회수 60억건을 기록한 인기 웹툰 지식재산권(IP) 기반으로 '원작 구현의 완성도'와 '전략에 집중하는 간결한 전투'에 중점을 뒀다고 한다.
매출 최상위권의 단골손님인 MMORPG와 다른 장르이지만 지난 1일 구글 플레이 매출 4위를 기록하며 화려한 출발에 성공했다는 설명이다.
외국 곳곳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대만과 태국, 인도네시아 4개국 애플 앱스토어 인기 1위를 시작으로 일본 3위, 말레이시아 4위, 홍콩 5위 등 인기 기준 5위권에 오른 것이다.
출시 전부터 이마트24와 콜라보레이션 먹거리 상품을 출시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노리기도 했다. 특별 제작한 김밥, 햄버거, 초밥에 게임 아이템을 넣어 파는 식이다.
IP는 웹툰 기반 게임이나, 개발사는 넷마블이 지분 86.78%를 보유한 '넷마블엔투'다. 나머지는 방준혁 넷마블 의장이 5.47%, 권민관 넷마블엔투 대표가 4.39%를 갖고 있다.
국내 게임사에 'W'도 있다…'위메이드'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도 출시 100일 가까이 됐으나 상당한 힘을 내고 있다.
지난 4월27일 출시 이후 한때 리니지M을 제치고 매출 1위도 차지하는 등 3개월 이상 최상위권에 머물며 상당한 매출을 올렸을 것으로 관측된다. 센서타워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2개월 만에 6000만달러(약 769억원) 이상 매출을 올린 것으로 예상됐다.
대형 게임사 사이에서 짧지 않은 기간 선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회사 안팎의 평가가 후하다. 위메이드 관계자는 "대형 게임사 신작 출시에도 크게 밀리지 않고, 사용자 이탈도 없다는 점이 매출 순위로 나타나고 있어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위메이드는 지난 5월 말 이 게임 개발사 매드엔진에 300억원을 추가 투자하면서 지분 5%를 더 확보하면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
기세를 이어가기 위해 게임 콘텐츠 업데이트와 이벤트도 꾸준히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에는 HK이노엔과 '헛개수EX' 한정판 에디션을 내놓기도 했다. 헛개수 음료를 마시면 '나이수(水) 크로우 선물 상자' 쿠폰을 주는 식이다.
어차피 승자는 엔씨소프트 리니지M?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은 지난 7년 명멸한 수많은 게임 사이에서 건재를 과시하는 괴력의 게임이라는 점에서 다양한 경쟁 신작의 공세 속에 아성이 흔들릴지 관심이 모인다.
출발만 봐도 놀라운 기록의 연속이었다. 이 게임은 2017년 6월21일 출시 7시간만에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 이틀 뒤에 구글 플레이 매출 1위를 달성하면서 출시 첫날 하루 매출만 107억원에 달한 바 있다.
2017년 3분기 엔씨소프트는 리니지M 온기 영향으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내놓기도 했다. 엔씨는 당시 모바일 게임 매출액이 전분기보다 488% 증가한 5510억원을 찍었다. 이는 전체 매출의 76%. 전분기 36%에 불과했던 모바일 매출 비중을 크게 높이면서 모바일 게임사로 체질 전환에 기여한 게임이다.
이후로도 수많은 게임이 등장해 위협을 시도했으나 리니지M은 재차 1위로 복귀했다.
엔씨 관계자는 "리니지 IP를 기반으로 리니지M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추구했고, 새로움을 제공하는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장기간 1위를 수성했다"며 "앞으로도 이용자 의견을 청취해 더 좋은 게임 서비스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경쟁사 관계자는 "리니지 IP는 유저 충성도가 높고 매출 규모도 적지 않은데, 이는 게임사의 IP 관리 능력과 게임 유지 보수 노하우도 한몫한다"며 "따라잡고 싶지만 아직까지 쉽지는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김동훈 (99r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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