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이하 경기력 미국, 스웨덴 꺾고 여자 월드컵 8강 갈까
여자 월드컵 사상 최초로 3연패에 도전하는 미국(피파랭킹 1위)이 2023 호주·뉴질랜드 대회에서 16강에 진출했지만, 조별리그 내내 저조한 경기력을 보이면서 8강 진출에 의문 부호가 달렸다.
2015년, 2019년 대회 연속 우승의 주역인 칼리 로이드 폭스스포츠 해설위원은 2일 전날 조별리그 E조 최종전 포르투갈과의 경기를 복기하면서 “이날 경기의 주인공은 골대였다”며 후배 선수들의 저조한 경기력을 비판했다. 그는 “선수들은 개인으로 움직였고, 전술은 너무 쉽게 예측할 수 있었다”며 조직력 부족도 꼬집었다.
미국은 전날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여자 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포르투갈(21위)을 상대로 0-0 무승부 끝에 조 2위로 16강 진출을 확정했다. 하지만 후반 추가 시간 상대 교체 자원 아나 카페타에게 골대를 맞고 나오는 슈팅을 허용하는 등 위험한 순간도 있었다. 이 슈팅이 골문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면 미국이 16강에 탈락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미국은 앞선 조별리그 2경기에서 1승 1무로 승점 4점에 그쳤다.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던 것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성적표다. 미국은 1승 2무로 승점 5점을 올렸는데, 미국 여자 축구 사상 역대 여자 월드컵 조별리그 최저 승점 기록이다. 미국은 여자 월드컵 본선에 처음 진출했고, 피파랭킹도 한참 낮은 베트남(32위)에만 승리했다.
미국으로선 경기 내용도 만족스럽지 못했다. 특히 골 결정력 부족이 눈에 띈다. 미국은 포르투갈전에서 17번 슈팅했고, 유효슈팅도 6번 기록했지만 결국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미국의 무득점 경기는 2015년 대회 스웨덴전 0-0 무승부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블라트코 안도노브스키 미국 대표팀 감독은 포르투갈전 직후 기자회견에서 “이 팀의 정신력과 승리에 대한 의지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지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16강전에서 만날 상대가 강호 스웨덴(3위)인만큼 힘든 승부가 예상된다. 스웨덴은 앞선 조별리그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일찌감치 토너먼트 진출을 확정 지어 체력적으로 미국보다 유리하다. 반면 미국은 앞선 조별리그 2경기에서 베스트 일레븐을 총동원했고, 포르투갈전에서도 2명밖에 변화를 주지 않아 주전들의 체력 소모가 크다. 2019년 대회 우승 당시 결승전 득점의 주인공인 중앙 미드필더 로즈 라벨이 경고 누적으로 스웨덴전에 나설 수 없는 것도 미국으로선 아쉽다.
박효재 기자 mann616@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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