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교사, 주호민 아들에 “진짜 밉상. 머릿속에 뭐가 들어있는 거야”… 아동학대 공소장 공개돼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제출받은 공소장 내용 공개
교사 측 “훈계한 것이지 정서적으로 학대한 건 아니다. 2시간 반 긴 대화서 전체 맥락 감안하지 않고 부정적인 말만 뽑아 나열한 것” 반박
주씨는 이날 입장문 통해 “같은 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 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

뉴시스

 
웹툰 작가 주호민(사진)씨의 아들을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특수교육 교사 A씨에 대한 검찰의 공소장 내용이 공개됐다.

한국일보는 2일 법무부가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실에 제출한 A씨의 공소장 내용을 입수해 공개했다.

해당 공소장엔 A씨가 발달장애가 있는 B(9)군에게 한 ‘훈육’ 발언 내용이 담겼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9월13일 교실에서 B군에게 “진짜 밉상이네”라며 “도대체 머릿속에 뭐가 들어 있는 거야”라고도 했다.

이어 “도대체 맨날 뭔 생각을 하는 거야”라며 “왜 네가 (학교에 와서) 이러고 있는 줄 알아”라고 묻기도 했다.

아울러 “왜 이러고 있는 건데. 왜 O반 못 가고, 친구들한테 못 가고 있는 줄 아느냐”며 “넌 O반에도, 친구들한테도 못 간다”고도 했다.

나아가 “친구들 얼굴도 못 본다”며 “친구들에게 가고 싶어”라고 물었다.

그러면서 “못 가, 못 간다고”라고 덧붙였다.

또 “버릇이 고약하다. (이건) 너를 얘기하는 거야”라며 “ 아휴, 싫어. 싫어죽겠다. 싫어. 너 싫다고. 나도 너 싫어, 정말 싫어”라고도 했다.

더불어 “너 집에 갈 거야”라며 “학교에서 급식도 못 먹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왜인 줄 알아”라며 “급식 못 먹지. 친구들을 못 만나니까”라고 말한 것으로 적시됐다.

당시 B군은 원래 소속된 교실에서 돌발행동을 해 A씨가 담당하는 특수학급으로 분리 조치된 상태였다.

이에 검찰과 경찰은 A씨 발언이 9세 장애 아동에게 할 수 있는 훈육의 범위를 넘어섰고 ‘정서적 학대’에 해당한다고 판단, 아동학대처벌법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것으로 전해진다.

조사 전 지방자치단체의 아동학대 여부 면담에서도 담당 공무원들이 A씨의 발언을 ‘정서적 학대’로 판단해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A씨가) 장애인인 아동에게 정신건강 및 발달에 해를 끼치는 정서적 학대를 가했다”라고 적었다.

다만 A씨가 B군에게 해당 발언을 한 배경은 따로 밝히지는 않았다.

A씨는 경위서에서 당시 상황에 관해 “수업시간에 B군이 교실 밖으로 나가려고 행동해 단호하게 이야기했다”면서 “B군을 훈계한 것이지 정서적으로 학대한 것이 아니다”라며 아동학대 혐의를 부인한 바 있다.

A씨 변호인은 이 매체에 “검찰 공소장에 나타난 발언은 2시간 반에 걸친 대화를 전체 맥락을 감안하지 않고 부정적인 말만 뽑아서 나열한 것일 뿐”이라고 반박했다.

검찰 공소장에는 주군의 ‘대답’이 빠져 있으며, 특히 ‘밉상’ 발언은 주군에게 훈계하듯 한 것이 아니라 혼잣말이며 전후 발언이 생략됐다고도 했다.

또한 ‘버릇이 고약하다’라는 발언에 관해선 “받아쓰기 문장을 교육하던 중 ‘고약하다’라는 뜻을 알려주기 위해 관련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주씨는 이날 오후 자신의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등에 입장문을 올렸다.

해당 글에서 주씨는 “며칠 동안 저희 가족에 관한 보도들로 인해 많은 분들께 혼란과 피로감을 드렸다”며 “깊은 사과의 말씀을 올린다”고 운을 뗐다.

이와 함께 “무엇보다도 저희 아이에게 관심과 배려를 아끼지 않았던 같은반 친구들과 학부모님, 그리고 모든 특수교사님들, 발달장애 아동 부모님들께 실망과 부담을 드린 점 너무나도 미안하고 죄송하다”라고 고개 숙였다.

덧붙여 “입장을 밝히기 전, 우선 상대 선생님을 직접 뵙고 말씀을 나누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해 8월1일 만남을 청했다”면서 “(특수교사의) 대리인께서는 지금 만나는 것보다 우선 저희의 입장을 공개해 주면 내용을 확인한 뒤 결정하겠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깊은 고민과 여전한 두려움을 안고 조심스럽게 저희의 입장을 밝힌다”라고 했다.

주씨는 모두 15개 항목에 대해 설명하는 입장을 밝히면서 “저는 지금 모든 특수교사들의 권리와 헌신을 폄하하는 사람이 돼버렸다”면서 “저희의 대응은 제 아이와 관련된 교사의 행위에 책임을 물으려는 것이었지 장애 아동과 부대끼며 교육현장에서 성실하게 일하시는 특수교사들을 향한 것이 절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한편, 논란이 된 주씨 부부의 ‘녹음기 사용’ 관련해 검찰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법원은 2020년 아동학대 사건에서 학부모가 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했어도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당시 재판부는 “학대 행위를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어 부모가 이를 확인해 방지하기 위해 녹음한 것은 녹음자(부모)와 대화자를 동일시 할 정도로 밀접한 관련이 있다”라고 판시했다.

그러나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전날 주씨 부부가 아들의 가방에 녹음기를 넘어 특수교사의 발언을 몰래 녹음한 데 대해 엄격하게 처벌해 달라고 재판부인 수원지법에 탄원서를 제출했다. 아울러 주씨가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한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선처를 요청했다.

주씨 부부로부터 아동학대 신고를 받고 직위 해제됐던 A씨는 지난 1일 복직했다. 다만 해당 학교는 현재 여름방학 중이다. A씨에 대한 다음 재판은 오는 28일 수원지법에서 열린다.

현화영 기자 hh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