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아시아 증시 일제히 하락…코스피 1.90%↓
일본·중국·홍콩 등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하락
3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Fitch)가 미국 신용등급을 한 단계 강등하자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하락했다.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후퇴하면서 코스피는 2% 가까이 급락했고, 원·달러 1300원대 코앞까지 상승했다. 증권가는 단기적으로 시장의 변동성에 주목해야 한다면서도 이번 신용등급 강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내다봤다.
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전날보다 50.60포인트(1.90%) 하락한 2616.47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29.91포인트(3.18%) 내린 909.76에 거래를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큰 폭으로 올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14.7원 오른 1298.5원에 장을 마쳤다.
국고채 금리도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다. 이날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30%포인트 오른 연 3.677%에 장을 마쳤다.
아시아증시도 일제히 하락했다. 이날 일본 니케이225지수는 2.30% 하락했다. 중국 상해종합지수는 0.89% 떨어졌고, 홍콩 항셍지수도 2.47% 하락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증시에서 자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보고 있다. 1일(현지시간) 신용평가사 피치는 재정과 거버넌스 악화 등을 이유로 미국 장기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 단계 강등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하향 조정 여파에 아시아증시 전반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됐다”고 밝혔다.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강등한 것은 12년 만이다. 지난 2011년 S&P(스탠더드앤푸어스)가 미국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강등했을 때, 미국 증시는 15% 이상 급락한 바 있다. 당시 코스피도 2011년 8월1일 2172.27에서 8월9일 1801.35로 6거래일 만에 17% 하락했다.
증권가에서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신용등급 하향 조정의 후폭풍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면서도 “이번 피치 결정이 미국 국채금리의 추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경우 단기적으로 시장의 스트레스가 커질 수 있다. 달러, 유로 그리고 엔화 가치의 변동성이 단기적으로 확대될 여지도 있다”고 밝혔다.
다만, 증권가는 2011년에 비해 미국의 경기 상황이 양호한 점 등을 들어 피치의 신용등급 강등 여파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김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1년 미국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영향이 컸던 이유는 경제 대국인 미국의 첫 신용등급 강등 사례였고, 유로존 재정위기 발생으로 부채 리스크의 확산 우려가 높아진 시기였기 때문”이라며 “이번 피치의 미국 신용등급 강등이 금융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도 “미국 신용등급 강등 여파는 제한적일 것”이라며 “2011년 신용등급 강등 이후에도 미국 증시가 회복세를 보이는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또한 2011년 당시는 글로벌 금융위기 트라우마가 잔존하는 가운데 유로존 금융위기라는 특수성이 컸는데 지금은 그런 상황과 다소 거리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채는 대체불가다. 2011년 당시에도 미국채 대량 매도 사태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박채영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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