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수요 부진에도 LCD TV 패널값 강세… LGD, 적자탈출 드라이브

최지희 기자 2023. 8. 2. 1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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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업계 적자 구간 넘어설 전망
LCD 모니터·노트북 가격은 바닥 못 벗어나
IT용 LCD 가격 상승, LGD 실적 반등 주요 요인
일본 도쿄의 한 TV 매장에 LCD TV가 진열돼 있는 모습./최지희 기자

전 세계 TV 수요 침체에도 액정표시장치(LCD) TV 패널값이 지난 2분기 큰 폭으로 상승한 데 이어 3분기에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LCD 패널값이 사상 최저점을 찍은 뒤 패널 제조사들이 일제히 감산에 나선 영향이다. TV 수요는 쉽사리 회복되지 않고 있으나, TV 대형화 추세가 이어지면서 50인치 이상 대형 패널 가격은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예측된다. 다만 IT(노트북, 모니터) LCD 패널값은 여전히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하반기 LG디스플레이를 비롯한 패널업체들은 실적 반등을 앞당기기 위해 가격 인상을 추진할 전망이다.

◇ LCD TV 패널, 최저치서 60% 넘게 올라… “손익분기점은 아직”

2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해 9월 바닥을 찍은 후 올 7월까지 60% 넘게 올랐다. 55인치 해상도 4K LCD TV 패널 가격은 지난달 130달러로 지난 6월(123달러)보다 약 5.7% 올랐다. 역대 최저를 찍은 지난해 9월(81달러)과 비교하면 약 60% 상승했다. 65인치 가격도 전달보다 약 4.2%, 작년 9월보다는 약 62% 오른 172달러를 기록했다.

TV 수요는 여전히 부진하지만 그나마 대형 TV에 수요가 몰리면서 50인치 이상 패널의 가격은 한동안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옴디아에 따르면 LCD TV 디스플레이 출하량의 가중 평균 크기는 지난 5월 50.2인치를 기록해 사상 처음 50인치를 넘어섰다. 옴디아의 디스플레이 연구 부문 수석 디렉터 데이비드 시에는 “소비자들은 더 큰 크기의 TV를 구매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어, 돌이킬 수 없는 트렌드가 형성됐다”며 “소비자들은 작은 크기의 TV로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옴디아는 이달에도 55, 65인치 LCD TV 패널 가격이 2~3%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그래픽=정서희

이렇듯 LCD TV 패널 가격은 올해 들어 꾸준히 오르고 있으나, 패널업체들은 손익분기 구간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해 올 하반기에도 공급을 조일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LCD 패널 업체들의 이익이 안정적으로 났을 때 55인치 패널 가격은 100달러대 중후반이었다”며 “지난달 여전히 100달러 초중반 수준이기 때문에 가격이 더 올라야 패널 업체들이 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LCD TV 패널값 상승 랠리에 TV 제조사들이 LCD 패널 구매를 늘리고 있어 패널업계의 실적 반등이 빨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AVA레보에 따르면 올 3분기 세계 11대 TV 업체가 구매한 TV 패널은 최근 2년 사이 가장 많은 물량인 4950만대에 달한다.

◇ 모니터·노트북 LCD 패널값은 지지부진… LG디스플레이 실적 반등 요인

반면 패널업체들의 아픈 손가락이 된 IT용 LCD 패널값은 여전히 바닥에 머무르고 있다. 패널 중 수익성이 가장 낮은 LCD 모니터 패널의 올 7월 가격은 올해 초와 비교할 때 전 제품군에서 0.3~1.2달러 오르는 데 그쳤다. 김현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LCD 모니터와 노트북은 모두 7~8개월 연속 가격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면서도 “다만 지난 6월 에이서, 에이수스 등 대만 노트북 기업들의 월매출 합산액이 전달 대비 약 15% 증가한 점 등을 고려할 때 IT 패널 가격 반등 시점도 머지않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의 실적 반등 요인으로 IT LCD 패널값 상승 여부를 꼽고 있다. IT용 LCD 패널 매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이의진 흥국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IT LCD 매출 비중은 올해 37%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며 “IT LCD 패널 단가가 6월부터 소폭 상승하고 있으나, TV 패널 대비 수요가 약해 마이너스(-) 7% 수준의 적자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하반기 LG디스플레이 실적은 IT LCD 패널가 반등 여부와 안정적인 POLED 출하가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의 LCD TV 영업 적자 규모는 지난해 4분기 최고점을 찍은 이후 빠르게 감소 중이지만, IT용 LCD 패널은 하이엔드(고급) 제품 중심으로 생산하고 있어 물량 감소에 따른 수익성 훼손이 큰 상황”이라며 “올 2분기 IT용 LCD 패널 영업 적자는 물량 증가와 가격 반등으로 전 분기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하반기에도 LCD IT 영업 적자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했다.

올 4분기 흑자 전환을 목표로 하는 LG디스플레이는 하반기 가격 상승을 예상하고 있다. 김희연 LG디스플레이 CSO(최고전략책임자·전무)는 지난달 26일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2분기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중형 IT 사업의 경우 TV 패널 가격이 올라가는 것과 대비해 현재 움직임은 없으나, 바닥을 다지고 일부 소폭 가격이 올라가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런 부분도 하반기 실적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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