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尹 밑에서 임기 마친 게 치욕" 연일 설화에 민주당 혁신위 존폐기로

김세희 2023. 8. 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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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이번엔 대통령 직함을 뺀 채 "윤석열 밑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 임기를 마치는 게 치욕스러웠다"고 말해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김 위원장은 1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만과의 대화'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며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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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폄하' 논란 이어 위기 자초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지난달 30일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2030 청년좌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이번엔 대통령 직함을 뺀 채 "윤석열 밑에서 (금융감독원 부원장) 임기를 마치는 게 치욕스러웠다"고 말해 다시 논란을 빚고 있다. 노인폄하 논란이 당 안팎에서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다시 정쟁을 부추기는 언행을 한 것이다. 민주당의 혁신을 위해 출범한 혁신위원회의 위원장 자체가 리스크가 되면서 존폐기로에 섰다.

김 위원장은 1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 사무실에서 열린 '인천시만과의 대화'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며 "저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받았는데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게 엄청 치욕스러웠다"고 말했다. 한국외국어대 교수인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3월 금감원 부원장으로 임명돼 임기 3년을 채운 뒤 지난 3월 퇴임했다. 윤석열 정부에서 일한 임기 말을 '치욕스러움'으로 표현한 것이다.

국민의힘에선 "최소한의 예의도 없다"고 맹비난했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의 주권 행사로 선출된 대통령께, 그리고 국민들께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장은 "누가 (임기를 마쳐달라고) 잡았느냐"고 따져 물은 뒤 "일반 국민은 꿈도 꾸기 어려운 고위직을,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스스로 임기를 꽉 채워 퇴임하고 이제 와서 치욕 운운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으냐"고 꼬집었다.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김 위원장이 맡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는 연봉 3억원으로 손꼽히는 '꿀직장'"이라며 "국민들 눈에는 좋은 자리 내려놓기 아쉬워 구질구질하게 버티면서 임기를 다 채운 것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고 직격했다.

노인 폄하 논란도 이어지고 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회의를 통해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 상처를 주는 언행을 삼가고 하지 않겠다"며 대신 사과의 뜻을 전했지만, 김 위원장을 향한 비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대한노인회는 이날 김호일 회장 명의로 성명서를 내고 이재명 대표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들은 "민주당 대표가 우리나라 노인을 대표하는 대한노인회를 찾아와 발언의 진위를 해명하고 진심 어린 사과와 재발 방지 약속을 해주길 촉구한다"고 했다. 당내에선 계파를 막론하고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친명(친이재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이날 한 라디오에 나와 "혁신위에서 잘못된 발언이라고 정리해야 한다"고 했고, 비명계 박용진 의원은 "명징한 사과"를 촉구했다.

혁신위 입지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가뜩이나 당내에서 힘을 못받는 상태에서 연이은 설화로 입지를 스스로 좁힌 것이다. 일각에선 혁신위의 차기 안이 존폐를 가늠할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혁신위는 당의 정책 역량 강화 방안을 3호 쇄신안으로 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차기 안이 1호·2호 안처럼 당내에서 공감을 얻지 못할 경우 '혁신위 해체론'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김 위원장도 이런 상황을 의식하는 모양새다. 혁신위는 이날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친전을 돌렸다. 친전에서 혁신위는 2~8일 개별 의원실을 방문해 혁신 방안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문에는 민주당에 대한 호감도, 공천 기준의 중요도, 국민 지지를 회복하는 방안 등 총 10~15개의 객관식 문항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는 10일께 발표한다.

김세희기자 saehee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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