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몸’ 된 20대, 대기업 떠난다
삼성전자는 2년새 17% 이탈
평생직장 개념 희박해져
스타트업 등 이직도 활발
20대들이 대기업을 떠나고 있다.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희박해진 상황에서 글로벌 공급망 재편·스타트업 생태계 변화 등 산업계의 전환까지 겹치며 ‘20대의 대이동’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대기업들은 20대 직원들이 기업에 정착할 수 있도록 경직된 기업문화를 바꾸는 등 다양한 노력에 나서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을 막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1일 LG전자가 최근 발표한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LG전자의 지난해 30대 미만 이직자 수는 1만971명에 달한다. 2년 전인 2020년 30대 미만 이직자는 4468명이었지만, 이보다 2.5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LG전자의 전체 이직자 수는 2만1431명으로 이 가운데 51%가 20대에 해당한다. 이 수치는 글로벌 사업장 대상 집계로 국내 정규직 20대 직원의 이직률은 2020년 7.3%, 2021년 8.4%, 지난해 10%로 뛰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해외 생산직 직원들의 이동이 잦았던 게 반영됐지만, 국내 통계만 놓고 봐도 20대 이직은 상승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에서는 20대 기능직을 중심으로 이직률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LG디스플레이의 30세 이하 기능직 이직률은 2020년 2%, 2021년 4.7%에서 2022년 28.2%로 급등했다. 해당 연령대 사무직 이직률도 2020년 10.9%에서 지난해 17.8%로 상승했다. 전 연령대 평균 이직률이 같은 기간 3.1%에서 7.1%로 상승한 점을 감안하면 젊은 층의 이직률이 눈에 띄게 높다.
20대의 대이동은 최근 투자가 집중되고 있는 배터리 산업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국내 29세 이하 직원 퇴직률은 2021년 4.2%에서 지난해 7%로 뛰었다. 삼성SDI의 이직률은 2020년 16.9%에서 2022년 19.8%로 상승했다. 삼성SDI의 수치는 글로벌 기준으로 국내 기준 이직률은 같은 기간 3.5%에서 4.2%로 올랐다. LG화학은 30대 미만 이직자 수가 2020년 107명, 2021년 133명, 2022년 161명으로 늘었다. 30대 미만 이직자는 지난해 전체 퇴직자(344명)의 절반 수준에 육박한다.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SK그룹 등 대기업에서도 감지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30대 미만 임직원 수는 2020년 9만9823명에서 2021년 8만9911명으로 줄어든 뒤 2022년에는 8만3169명까지 감소했다. 2년 새 20대 직원 수가 17% 가까이 감소한 셈이다.
SK그룹 전체의 30대 미만 이직자 수는 2019년 146명에서 2022년 379명으로 2.6배 늘었다. 전체 퇴직자 중에 20대가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5%에서 28.4%까지 상승했다. 두산그룹 역시 30대 미만 퇴직 인원이 2020년 86명, 2021년 76명, 2022년 107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20대의 대이동은 20대 특유의 ‘직업관’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대 직장인들은 스타트업과 플랫폼 기업 생태계에 대한 관심이 높고, 개인의 ‘인정욕구’가 커지면서 다양한 업무 경험을 빠른 시간 안에 쌓고자 하려는 성향이 있다는 게 대기업 인사담당자들의 공통적인 시각이다.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한 신규 투자가 늘어나면서 엔지니어들에 대한 ‘영입 경쟁’이 가열된 것 역시 20대의 대이동에 영향을 줬다는 해석도 있다.
최승철 사람인 HR연구소장은 “공급망 재편으로 국내 산업 또한 변하고 있는 만큼 인재 확보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이직 기회도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인화가 진전된 젊은 세대에게 대기업의 조직문화는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다. 이와 함께 기술 경력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게 20대의 대기업 이탈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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