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닥, 9월부터 월 1000원 내야 접수·예약 가능…적자 타개 일환
"합리적 비용의 서비스에 추가 기능 더해 설득력 얻을 것"
국내 대표 병원 진료·예약 서비스 '똑닥'이 유료 서비스 시행을 공식화 했다. 해당 서비스(앱)는 소아청소년과 진료·예약을 위한 육아 '필수템'으로 자리잡으며 가파른 가입자 증가세를 보여왔다. 하지만 7년이라는 무료 운영기간에 적자 늪에 빠진 상태다. 이에 일부 유료 서비스 전환을 통해 수익 모델화에 나선다는 목표다.
2일 똑닥은 공식 SNS를 통해 오는 9월 5일부터 유료 멤버십 가입 회원들만 병원 진료 접수·예약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다고 공지했다. 지난 7월 유료화 검토 소식이 전해진 이후 세부 유료 서비스 모델 및 시행 시기를 확정한 발표다.
이에 따라 유료 멤버십 전환 이후 병의원 진료 예약 서비스는 무상 이용이 불가능해 진다. 월 1000원(연간 1만원)의 구독료를 지급한 유료 서비스 회원만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인근 병원 검색이나 실시간 대기자수 확인 등은 여전히 무료로 제공된다.
지난 2017년 출시된 병·의원 예약·접수 플랫폼인 똑닥은 병원 검색은 물론, 실시간 대기자수 확인, 원격 접수 및 예약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예를 들어 오전 9시에 문을 여는 소아과 진료 접수를 위해 병원 문이 열리기 전부터 현장에서 대기했다면, 똑닥 사용자는 꼭 현장에 있지 않더라도 진료 접수를 할 수 있는 식이다. 앱을 통해 병원 내 대기 인원 등을 파악할 수 있어 시간 계산을 한 뒤 병원에 방문에 진료를 받을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높은 편의성을 바탕으로 한 똑닥 서비스 누적 회원수는 1000만명을 돌파했고, 연계된 병원회원만 1만4000개소에 이른다. 월 사용자는 약 100만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소아과 '오픈런'(병원이 문을 열기 전부터 기다리는 현상) 사태 등이 사회적 이슈가 되면서 보호자들 사이에선 여전히 입소문을 타고 인기가 높아지는 중이다.
인기 고공행진에도 운영사인 비브로스의 실적은 악화돼 왔다. 나날이 규모가 커지는 서비스에 필요한 관리 비용 및 인력에 비해 회사 수익모델이 부족했던 탓이다.병원에 키오스크를 공급하며 연간 20억원 수준의 매출을 거둬들였지만, 영업손실폭은 그 배를 넘어섰다. 이마저도 해당 사업이 중단되면서 비브로스의 매출액은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다.
똑닥은 불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료 서비스 전환을 검토하지 않았다. 광고 등을 통한 제휴로 서비스 유지비가 충당 가능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갑작스러운 글로벌 경기 침체에 따른 기업 자금난과 수익성 악화가 겹치며 당장의 수익 모델이 시급해졌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앱에 광고를 삽입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편의성 저하 등에 따른 사용자 거부감 등을 고려해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렸다. 병원에 과금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하지만 똑닥 도입으로 인한 인센티브 등의 경제적 보상이 없는 상황에서 안정화까지 의사와 간호사들이 현장에서 혼란을 겪는 의료기관에 부담을 지우는 것 역시 무리라고 판단했다.
결국 최후에 뽑은 카드는 똑닥 이용자들이 사용하는 핵심 서비스(예약·접수) 유료화였다. 똑닥은 그동안 무료로 제공된 서비스인 만큼 사용자들의 반발심도 고려하고 있다. 다만 일부 유저들을 대상으로 한 사전 의견 청취와 비교적 부담없는 서비스 가격이 사용자 이탈을 이끌 정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높은 편의성으로 사용자가 꾸준히 늘고 있는 만큼, 유료화에 따른 추가 기능 강화로 사용자 만족도를 높인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똑닥은 유료화 전환 이후 서버 확충을 통한 시스템 안정화와 자녀 동시접수, 실시간 접수 순번 공유 등을 연내 추가한다. 특정 시간에 몰리는 접속자로 인한 서버 장애를 예방하고, 자녀가 여럿인 경우 반복해서 접수해야 했던 것을 한번에 접수 가능하도록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또 불가피하게 똑닥으로 접수한 보호자와 실제 병원을 가는 보호자가 다른 상황에서 현황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도 추가한다.
똑닥 관계자는 "사용자가 꾸준히 늘어온 만큼 투자금이 남은 시간 동안 다른 방법으로 조금씩 수익을 내는 방안을 검토해 왔지만, 이대로는현행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유료 서비스를 통해 고수익을 창출하기 보단 적자폭을 줄이고 최소한의 운영비용을 벌 수 있도록 안정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정기종 기자 azoth44@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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