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불안한 전기차···EV9, iX 등 달리던 중 동력상실 잇따라
주요 브랜드의 전기차에서 주행 중 동력이 끊기는 문제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동력을 상실하더라도 ‘안전 모드’로 전환돼 운행이 가능한 경우도 있지만, 즉각 동력을 상실해 타력 주행만 가능한 경우도 있다. 운전자가 큰 불편을 겪을 수 있고, 특히 도로에서 멈추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증상도 통합전력제어장치(ICCU)에서 주로 발견되다가, 다른 원인으로도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전기차 역사가 아직 짧아 개선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안전과 직결된 문제라 전기차 자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린다. 동력을 바로 상실하는 경우에는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주행을 중단토록 해야 한다는 강경한 목소리도 나온다.
2일 차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에서 나타나는 전기차 동력상실은 증상에 따라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경우는 ‘안전 모드’로 전환되어 20~30분 정도 주행하다가 동력을 완전히 상실하는 사례다. 앞서 현대차그룹 6종의 전기차에서 이런 증상이 나타났다. 차종은 현대차 아이오닉 5·아이오닉 6, 제네시스 GV60 전동화 모델·GV70 전동화 모델·GV80 전동화 모델, 기아 EV6다. 이들 모델은 이번 달부터 약 13만6000대를 대상으로 무상수리에 들어갔다.
더 위험한 사례는 즉각 동력을 상실하는 사례다. 앞서 BMW의 4개 차종에 대해서 국토교통부는 리콜(자발적 시정조치)을 결정했다. 4개 차종은 iX, iX3, i4, i4 M50으로, 판매된 17대를 리콜한다.
리콜된 BMW 전기차는 통합충전장치(CCU)에서 문제가 발생했다. 문제는 주행 중 고전압 시스템이 차단돼 차량이 곧 멈추는 증상이다. 달려오던 관성의 힘에 의해 타력주행만 가능한 수준이다. 교통사고로 이어질 위험이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운전자는 큰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
최근 기아의 신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에서도 BMW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났다. 주행 중 동력을 상실했다. 다만 문제가 발생한 부품은 달랐다. 앞선 두 가지 사례는 모두 전력을 제어하는 부품에서 문제가 생겼다.
기아는 2일 “EV9에서는 ICCU 내 과전류로 인해 LDC(저전압 직류 변환장치) 기판에 이상이 발생된 사례는 없다”며 “다른 유형의 동력상실 사례를 인지하고 있으며 정확한 원인을 조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아직 조사 중이지만, 아이오닉 5나 EV6 같은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기아는 분석된 결과에 따라 그에 맞는 조치 방안을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EV9의 사례는 즉각 동력을 상실한다는 점도 위험하지만, 판매대수가 많다는 점도 우려스럽다. BMW 4개 차종은 17대에 불과하다. 하지만 EV9은 6월에만 1300여대가 판매됐다.
연이어 전기차 동력 상실 사례가 보고되고, 문제 부품이 하나가 아니라는 점도 나타나면서 전기차 전반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 최근 전기차 판매량 증가세는 주춤한 상황이다.
이호근 대구대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연이은 동력 상실 사례는 아직 해결되지 않은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주행 중 동력상실은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고, 2차 사고 위험성도 존재하기 때문에 원인 분석을 해서 해결될 때까지는 판매 중지를 선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사례 분석이 선제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동력상실이 일어나는 시점이 주행을 막 시작했을 때인지 고속으로 달릴 때인지, 속도를 올릴 때인지 등에 대한 파악이 우선 필요하다”며 “이 분석에 따라 대응책도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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