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경 "윤석열 밑에서 임기 마친 과정 치욕"…국힘 "기본 예의도 없어"

문창석 기자 2023. 8. 2.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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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윤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노인 폄하에 '유감' 표명
국힘 "연봉 3억 꿀직장…잘 지내다가 이제와서 치욕이라니"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1일 저녁 인천 남동구 더불어민주당 인천광역시당에서 인천시민과의 대화를 하고 있다. 2023.8.1/뉴스1 ⓒ News1 송원영 기자

(서울=뉴스1) 문창석 기자 = '노인 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고 있는 김은경 더불어민주당 혁신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해 직함을 빼고 "임기를 마치는 과정이 치욕스러웠다"고 말해 논란을 빚고 있다. 여당은 김 위원장의 설화에 대해 "막말 퍼레이드"라며 비판에 나섰다.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인천 남동구 인천시당에서 열린 '인천시민과의 대화'에서 혁신위원장을 맡은 이유에 대해 "분노가 치밀어서 이 일을 수락했다"며 "윤석열 밑에서 통치받는 게 창피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때 금융감독원 부원장으로 임명됐다가 윤석열 밑에서 임기를 마치는 과정이 엄청 치욕스러웠다"며 "그러나 (금감원에서) 해야 할 일이 있었다. 미션이 있어서 끝까지 했는데 속상한 일들이 많았다. (임기를 마치고) 학교로 돌아가니 너무 분노가 차올랐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2020년 3월 금감원 부원장(금융소비자보호처장)에 취임했다. 당시 김 위원장과 함께 부원장에 취임한 이찬우·김종민·김동회 부원장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모두 사의를 표했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3월까지 근무하며 3년의 임기를 마쳤다. 김 위원장의 이날 발언은 당시 금감원을 그만두지 않고 업무를 이어가는 과정에서 갈등과 마음고생이 심했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여당은 김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의 호칭을 생략한 점과 '창피', '치욕' 등 강도 높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한민국의 헌법과 법에 따라 국민의 주권 행사로 선출된 대통령께, 그리고 국민들께 기본적인 예의도 갖추지 못한 발언"이라며 "정권이 바뀌었음에도 스스로 임기를 꽉 채워 퇴임하고, 이제 와서 치욕 운운하는 게 부끄럽지도 않느냐"고 비판했다.

장예찬 국민의힘 최고위원도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위원장이 맡았던 금융소비자보호처장 자리는 연봉 3억원으로 손꼽히는 꿀직장"이라고 지적했다. 윤희석 국민의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월급 꼬박꼬박 받으며 '알박기'로 잘 지내다가 이제 와서 그 세월은 치욕이라 분노가 치밀었다니 그 편리한 인식 구조가 부럽기까지 하다"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김 위원장의 '노인 폄하' 논란에 대해서도 맹공을 퍼부었다. 그는 지난달 30일 '2030 청년좌담회'에서 "둘째 아들이 중학생 때 '왜 나이든 사람이 우리 미래를 결정하느냐'고 질문했다"며 "'자기(아들) 나이로부터 여명(남은 생애)까지', '엄마 나이부터 여명까지'로 비례적으로 투표해야 한다는 것이다. 되게 합리적"이라고 발언한 바 있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무량판 공법 부실시공'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노인 비하 발언이 어제 오늘 일은 아니지만 이렇게 후안무치한 적은 없었다"며 "과거에는 사과라도 했지만 지금은 사과도 없이 적반하장인 걸 보면 실수가 아니며 노인은 국민의힘 지지자들이니까 폄하해도 된다는 것이 민주당의 본심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윤 원내대표는 전날(1일) "2050년 삶에 영향을 끼칠 중요한 정책을 결정하는 윤석열 정권에 우리 아이는 아무런 것도 할 수 없다"고 페이스북에 적은 양이원영 민주당 의원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청년들에게 요즘 말로, '꼰대짓'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지난 1일 '노인 폄하' 발언 논란에 대해 "저도 곧 60살로 노인 반열에 들어가는데 무슨 노인 폄하를 하겠느냐. 그렇게 해서도 안 되는 것"이라며 "전혀 폄하 발언으로 생각하지 않고 발언으로 인해 마음 상하신 게 있다면 유감스럽다"고 사과했다.

민주당도 수습에 나섰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의 모든 구성원은 세대 갈등을 조장하거나 특정 세대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하지 않을 것"이라며 "모든 언행에 신중하고 유의하겠다"고 밝혔다.

themoo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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