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에 갑자기 심장 두근거린다면?

이요세 2023. 8. 2.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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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원한 곳에 누워서 안정 취해야
뜨거워진 몸을 식혀도 땀이 계속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구토증·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과음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50대 중반의 직장인 A씨는 8월 첫날인 1일 대낮에 시원한 사무실을 나와 35도를 넘나드는 뙤약볕이 내리쬐는 거리를 5분 정도 걸었다. 2~3분도 안 돼 몸이 슬슬 뜨거워지면서 땀이 흐르고 숨이 차더니 갑자기 심장 박동이 빨라지고 불규칙하게 느껴졌다. 증상이 더 심해지면 119구급차를 부를 생각으로 주변 상가로 급히 들어가 시원한 상태에서 2~3분 앉아서 힘겹게 쉬고 나니 땀이 잦아들면서 심장 박동도 정상 수준으로 돌아왔다. 가빴던 호흡도 점차 안정됐다.

재난 수준의 폭염이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행안부)는 심각해지는 폭염 상황에 대비해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1단계를 1일 오후 6시 부로 가동했다. 폭염 위기경보 수준도 가장 높은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행안부는 지난 7월 1일 자로 폭염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한 바 있다. 이상민 중대본부장(행안부 장관)은 "햇볕이 뜨거운 낮 시간대에는 외부활동을 최대한 자제하고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등 국민행동요령에 따라 건강을 최우선으로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신체가 고온 환경에 노출되었을 때는 다음의 3가지 기전(메커니즘)에 의해 체온이 조절된다. 첫째는 심혈관계 조절이다. 피부 표면의 순환 혈액량을 증가시키기 위해 심장의 맥박이 빨라지고 심박출량이 늘어난다. 둘째는 화학적 조절이다. 기초대사에 의한 체열 발생이 감소하는데 식욕부진이 오고 섭식량이 감소한다. 셋째는 물리적 조절이다. 발한에 의한 증발열을 통해 체열을 방출한다. 1㏄의 땀은 0.58㎉의 증발열을 체외로 방출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땀 많이 흘리면 혈압 올라가

고온다습한 환경에 노출되면 인체는 체온중추의 방어기능이 작동해 땀을 흘리고, 보다 원활한 혈액 순환을 통해 체온을 조절한다. 이때 많은 양의 혈액을 신속히 말초혈관까지 보내기 위해 심장이 강하게 빨리 박동한다. 또한 호흡수를 증가시켜 열 발산을 돕는다. 건강한 사람은 폭염이나 열대야 속에서 체온 방어기능이 정상 작동하지만 노약자의 경우 체온중추의 방어기능이 떨어져 몸 스스로 대처하는 데 한계에 부닥친다.

더욱이 노약자와 고혈압, 심장병, 당뇨병, 고지혈증 등 만성병 환자는 더욱 위험하다. 과로·과음을 하거나 잠을 제대로 못 잔 경우에도 체온 조절과 방어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 건강한 사람이라도 무더위에 계속 시달리다 보면 체온중추의 조절력이 약해질 수 있다.

땀을 많이 흘린 후 수분을 충분히 보충해주지 않으면 혈액의 농도가 짙어지고 끈끈해져 혈관의 흐름을 방해한다. 이는 혈압 상승으로 이어진다. 기온이 올라가 피부가 뜨거워지면 확장된 말초 혈관으로 피가 몰리면서 혈압이 떨어진다. 심장은 더 많은 혈액을 보내려고 빨리 강하게 뛴다. 심근 수축의 증가는 부정맥이나 심장마비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심장이 빨리 뛰거나 불규칙해지면 우선적으로 몸을 기대거나 누워 안정을 취하면서 추이에 따라 병원에 가거나 119구급대를 부르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

구토·어지럼증엔 응급진료를

열사병, 열탈진, 일사병은 한여름 폭염기에 흔한 3대 온열질환이다. 뜨거워진 몸을 식혀도 땀이 계속 나고 심장박동이 빨라지며 구토증·어지럼증이 느껴진다면 전문가의 응급조치가 필요하다.

열사병은 고온다습한 밀폐된 곳에서 작업이나 운동, 수면 시 발생하기 쉽다. 몸은 뜨거운데 땀이 더 이상 나오지 않으면서 목이 축축하고 서늘하며 심장박동과 호흡에 이상이 생긴다. 상승한 몸의 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의식장애와 혼수 조짐이 보이기 전에 응급실로 빨리 옮겨 체온을 낮추는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열탈진(열피로)은 고온다습한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거나, 장시간 땀을 많이 흘리면서 염분이 적은 물만 보충했을 때 흔히 일어난다. 대개 땀을 계속 심하게 흘린다. 목 부위가 다른 피부에 비해 상대적으로 차갑다.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켜 옷을 벗기고 체온을 낮춰줘야 한다. 노약자나 환자는 응급실로 이송해야 한다.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급격히 올라간 체온을 제대로 낮추지 못해 생긴다. 증세와 대처방법은 열탈진과 비슷하다. 수분 보충이 안되면 탈수증이 일어나며, 갑자기 땀이 나오지 않으면서 열사병으로 진행될 수도 있다.

이요세 기자 (yos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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