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9의 첫 전기차 전용 수납함은 항공기 짐칸 원리서 나왔다

현대모비스의 파라볼릭 모션 글로브 박스, 기아 EV9 장착 
항공기 수납함에서 착안해 용량 8L로 늘려

현대모비스가 개발한 전기차용 파라볼릭 모션 글로브 박스. 현대모비스 제공

현대모비스가 전기차에 안성맞춤인 글로브 박스(동승석 앞에 있는 수납함)를 개발했다. 내연기관차에 비해 내부 구조가 단순해진 차량의 공간 활용을 극대화하고 운전자 편의를 도울 수 있는 기술로 앞으로 출시되는 전기차에 두루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에 주로 쓰일 '파라볼릭 모션 글로브 박스'를 개발해 최근 시장에 나온 기아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EV9에 달았다고 2일 밝혔다. 파라볼릭 모션은 항공기 좌석 위 짐칸이 움직이는 포물선 궤적을 의미하는데, 항공기 기내 수납함 구조를 본떠 수납 용량을 늘리고 무릎 걸림 등 사용 편의성을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현대모비스는 전기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엔진룸 등이 필요 없어 승객이 머무는 공간이 커진다는 점을 활용해 글로브 박스를 만들었다. 그 결과 5.5리터(L) 수준이던 글로브 박스 수납 용량은 파라볼릭 모션 방식으로 전환한 뒤 8L 이상까지 늘었다. 또 물품을 쉽게 넣거나 꺼내고, 무릎 걸림을 최소화할 수 있게 디자인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2021년 사내 공모전에서 금상을 받은 아이디어가 구체적인 제품화 과정을 거쳐 양산까지 이어지게 됐다"며 "2019년부터 자발적인 연구개발 문화 조성을 위해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을 진행 중인데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아이디어는 3,200건에 이른다"고 전했다.

이번 개발을 토대로 한층 발전된 기술력을 선보이겠다는 게 현대모비스 계획이다. 최재섭 현대모비스 의장모듈설계섹터장은 "미래 모빌리티는 승객의 거주 공간을 재해석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사용자 경험을 최우선으로 맞춤형 신기술을 꾸준히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준 기자 mediabo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