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완공도 안 됐는데···LG엔솔·삼성SDI, 북미 생산량 늘린다

김상범 기자 2023. 8. 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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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에너지솔루션 오창공장 전경

LG에너지솔루션이 현재 한창 짓고 있는 캐나다 배터리 공장의 생산량을 10%가량 늘리기로 했다. 삼성SDI도 미국 공장을 증설하고 2공장까지 추가하겠다고 밝히는 등, 북미 국가들의 지원에 힘입어 배터리 제조사들이 완공도 채 안 된 공장의 생산계획을 확대·변경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과 글로벌 완성차업체 스텔란티스의 캐나다 합작회사 ‘넥스트스타에너지’의 이훈성 대표는 최근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합작공장 생산 능력을 기존 계획이었던 연간 45기가와트시(GWh)에서 49GWh로 약 10%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과 스텔란티스가 약 40억 달러(약 5조원)를 투자한 캐나다 온타리오주 배터리셀 공장은 내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다. 순수전기차(BEV)뿐만 아니라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용 배터리도 함께 생산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순수전기차에 집중하기 위해 기존의 병행생산 계획을 폐기하면서 고성능 배터리 물량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궤도를 수정했다. 이 공장은 연간 전기차 5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할 예정이다.

삼성SDI도 증설에 나섰다. 이 회사는 지난달 24일 스텔란티스와의 두 번째 합작공장을 짓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동시에 2025년 가동을 목표로 현재 짓고 있는 인디애나주 1공장도 연간 생산량을 기존 23GWh를 33GWh로 늘리기로 했다.

배터리 제조사들이 공장을 짓고 있는 도중에 생산 목표를 변경하는 이유는 먼저 급격히 늘어나는 생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크라이슬러, 푸조 등을 거느린 세계 4위 자동차회사인 스텔란티스는 북미에서 PHEV만 팔고 있으며 순수 전기차는 출시한 모델이 없다. 이 회사는 2030년까지 북미 지역에 최소 25종의 신규 전기차를 공급하겠다는 전략이다. 경쟁사들보다 한발 늦은 만큼 생산 인프라를 먼저 대규모로 확보해 둘 필요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북미 국가들이 제공하는 막대한 혜택도 당근책이다. 배터리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의 보조금 혜택을 받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가 대표적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 상반기에만 각각 2112억원·1670억원의 AMPC 혜택을 봤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이 언제까지 AMPC 보조금을 풀지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당분간 생산시설을 늘릴 유인으로 작용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캐나다도 마찬가지다. LG에너지솔루션·스텔란티스 공장은 캐나다 정부와의 지원금 협상 문제로 한동안 건설이 중단된 바 있다. 그러다 캐나다 정부가 150억 캐나다달러(14조7000억원)를 보조하기로 하면서 갈등이 마무리됐다.

이창실 LG에너지솔루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달 27일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캐나다의 경우 초기 지원 규모 등 여러가지 제안이 기대했던 것과는 상당히 괴리가 있어서, 공장건설을 중단하는 등 극약 처방과 끈질기고 강력한 요청을 통해 (미국 IRA와)똑같은 제도를 적용받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김상범 기자 ksb123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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