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철근 누락 아파트’ 국정조사 요구에 “물타기 의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 발주 아파트의 철근 누락 부실 시공 사태, 이른바 '순살 아파트'와 관련해 여권이 전 정권 책임론을 제기하며 국정조사 추진 입장을 밝히자 더불어민주당은 '물타기' 의도라며 반대 뜻을 밝혔습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오늘(2일) 최고위원회의 직후 기자들을 만나 "LH 발주 '순살 아파트'와 관련해서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전 정부 탓하면서, 특히 지금 국민의힘이 국정조사를 제기하고 있는데, 이것은 윤석열 정부의 책임론과 선을 긋겠다라고 하는 물타기 의도로 보여진다"고 말했습니다.

박 대변인은 "윤석열 정권은 책임 전가, 남 탓 타령을 그만해야 하는 게 아니냐"며 "'순살 아파트' 관련해선 국토교통부가 책임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부실 공사에 대해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단 거고, 국민생명과 안전 확보를 위해 철저한 원인 규명을 해달란 것"이라며 "'순살 아파트'와 관련한 비리가 있다고 하면 철저한 검찰 수사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또, 박 대변인은 '서울-양평고속도로 특혜 건 국정조사와 엮어 제안이 온다면 받아들일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그것과 전혀 다른 사안"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LH는 비리 문제가 확실히 터졌기 때문에, 그건 검찰이 수사하면 되는 것이고, 양평고속도로는 어느날 갑자기, 누가, 왜, 변경했느냐의 문제 아닌가. 국가 사안이 어떤 프로세스를 갖고 했는지 이건 반드시 국정조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는 건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대변인은 국정조사 필요성에 동의하지 않는 것인지 묻자 "그렇다. 검찰이 수사하면 되는거고, 국토부가 대책 마련하고, 원인 규명하면 된다는 게 민주당 입장"이라고 밝혔습니다.

■ 민주당 "부실 공사, 현 정부 출범 전? 윤 대통령 '남 탓 DNA' 또 발현"

아울러, 입주가 끝난 아파트의 부실 공사는 현 정부 출범 전에 있었던 일이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민주당 권칠승 수석 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전 정부 탓, 카르텔 척결 빼면 할 말이 없나"라며 "'남 탓 DNA'가 또 발현됐다"고 비판했습니다.

권 수석대변인은 "부실 공사로 인해 불안과 공포가 확산되는 상황에서도 책임을 회피하려는 얄팍한 '남 탓 DNA'가 어김없이 발현된 것"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직결된 사안마저 전 정부 탓을 들먹이며, 정치적 갈라치기를 하려 드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따져 물었습니다

이어 "문제만 발생하면 이전 정부와 카르텔을 전가의 보도로 내세우는 모습에서 대통령의 무능과 무책임만 드러날 뿐"이라며 "집권 2년 차임에도 현안마다 전 정부 탓만 하고 있으니, 무정부 상태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은 인재(人災), 관재(官災)로 지목되는 이태원 참사, 오송 지하차도 참사 등에 대해 단 한 번이라도 책임을 통감하는 자세를 보인 적이 없다"며 "국정의 최고 책임자가 보이는 무책임한 모습과 오송 지하차도 참사에서 드러난 관련 기관 간의 책임 떠넘기기는 무관하지 않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남 탓 돌리기로 국정운영의 책임을 회피하는 정부·여당은 각성해야 한다. 그리고 안전 문제 앞에 한층 겸손해져야 한다"며 "민주당은 '철근 누락 아파트' 사태와 관련, 국민의 생명과 안전 확보를 위한 철저한 원인 규명과 부실 공사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대책 마련을 촉구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어제(1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부실 시공 근본 원인으로 건설업계 '이권 카르텔'을 지목하며, 이미 입주가 끝난 아파트의 부실 공사는 현 정부 출범 전에 있었던 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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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훈 기자 (mr.chu@k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