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환 수요에 카카오뱅크 주담대 폭증…반기 최고 실적
여신증가 속도 은행권 10배
‘연 3%’ 주담대 3조 늘어
대출증가 70%가 주담대
중저신용 위주 신용대출도 증가
고금리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카카오뱅크가 올해 2분기 대출을 전분기 대비 16% 이상 늘리며 성장했다. 반기 기준 실적은 역대 최고다. 올해 대출 성장 목표도 당초 10%대에서 최소 30% 중반으로 상향조정했다. 4분기엔 중고자동차 오토론을 출시한다.
2일 카카오뱅크는 2분기 여신 잔액이 33조 9140억원을 기록하며 전분기 대비 16%, 전년 동기 대비 26% 늘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같은 기간 예금은행 가계대출은 1049조 9420억원에서 1062조 2534억원으로 1.2% 증가했다. 가계대출과 기업대출을 합친 것도 2239조 2105억원에서 2272조 3199억원으로 1.5% 늘었다. 성장 속도가 은행권 10배로, 규모가 작은 인터넷은행임을 감안하더라도 가파르다.
여신 잔액 증가분 4조 6130억원 중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 증가분이 3조 1640억원으로 약 70%를 차지하며 대출 성장을 이끌었다. 2분기 주담대 잔액은 5조 5200억원을 기록해 전분기 대비 2.3배, 전년 동기 대비 28.8배 증가했다. 연 3%대 후반~4%대 초반으로 다른 은행 대비 파격적인 금리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2분기 주담대 신규 취급액은 3조 529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2.45배 늘어 은행권 내 카카오뱅크 주담대 시장 점유율을 3.7%에서 7.1%로 끌어올렸다. 신규취급액 중 약 60%가 대환수요다.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김석 카카오뱅크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대출 성장 목표와 관련 “당초 제시한 가이던스를 훌쩍 웃돌아 올해 중에 최소 30% 중반까지는 성장할 수 있다”며 “주담대와 같은 상품을 중점적으로 취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분기 연체율은 0.52%로 전분기(0.58%) 대비 0.06%포인트 감소했다. 대출 잔액이 전분기 대비 16% 증가했기 때문이다. 연체대출 잔액 자체는 1760억원대로 전분기 대비 3% 이상 늘었다. 고정이하여신도 1423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4% 늘었지만, 대출이 늘면서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42%로 전분기 대비 0.01%포인트 줄었다.
2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잔액은 3조 9184억원으로 전분기 3조 4774억원 대비 4410억원(12.7%) 증가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도 27.7%로 전분기 대비 2.0%포인트 올랐다. 같은 기간 전체 신용대출 잔액은 3130억원 증가했다.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을 제외하면 다른 은행과 비슷하게 순상환이 일어났다는 뜻이다. 금리인상 효과가 차차 파급되며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신용대출 잔액은 1년 8개월째 감소 추세다. 인터넷은행이 신용대출 디레버리징 추세에 역행하는 건 금융당국 압박에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을 끌어올려야 하기 때문이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말까지 비중을 30%로 맞춰야 한다.
비중으로 규제를 하기 때문에 신용대출 잔액이 늘어날수록 1%포인트 올리는 데 필요한 중저신용자 대출 취급액은 커진다. 이번 분기 카카오뱅크 중저신용자 대출 잔액 증가분은 4410억원으로 전년 동기간 증가분 2670억원의 1.65배에 달하지만,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비중 증가 효과는 2.0%포인트로 외려 전년 동기간 2.3%포인트보다 줄었다.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에 따라 시중은행은 연체가 많이 생기는 중저신용대출을 줄이는 상황에서 인터넷은행들 규제 준수 부담은 늘어난 것이다. 김석 COO는 컨퍼런스 콜에서 “현재 경기 상황과 시장 금리 상황은 불확실성이 있어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대출 포트폴리오 건전성 관리가 중요한 상황“이라고 했다. 올해 초 인터넷전문은행협의회는 중저신용자대출 비중 목표 완화를 요청했지만 금융당국은 거절했다.
카카오뱅크는 2분기 819억 80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19.5%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43.79%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1117억 5100만원이었다. 전분기 대비 18.1% 감소했고 전년 동기 대비 50.29%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영업이익 2482억원, 당기순이익 1838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역대 최고 실적이다. 올 4분기 카카오뱅크는 중고자동차 오토론, 대출비교서비스, 채권 판매, 공모주 투자서비스 등을 출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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