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 문제' 극복 다짐 황선우 "아시안게임서 '초인적인 힘' 내겠다"(종합)
(서울=뉴스1) 안영준 기자 = 한국 수영의 간판 황선우(강원특별자치도청)가 다가오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초인적인 힘'을 내 좋은 성과를 얻겠다고 밝혔다.
황선우를 포함해 2023 후쿠오카 세계수영선수권을 마친 주요 선수들은 2일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한수영연맹 미디어데이에서 대회를 마무리하는 소감과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둔 각오를 전했다.
황선우는 이번 대회 자유형 200m에서 1분44초42의 한국 신기록으로 동메달을 획득, 한국 수영사 최초의 세계수영선수권 두 대회 연속 메달을 얻었다. 동료들과 함께 나선 남자 계영 800m에서도 7분04초07의 한국 신기록을 작성했다.
황선우는 "한국 신기록과 동메달로 한국 수영의 미래가 밝다는 평가를 얻게 됐다. 만족스러운 대회"라고 총평했다.
한편으로는 아쉬움과 한계도 확인한 대회기도 하다.
황선우는 자유형 200m에서 동메달을 땄지만 이후 컨디션 관리 실패로 자유형 100m에선 체력적으로 힘든 모습을 보였고, 이어진 계영 800m에선 감기까지 겹쳐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황선우는 "모든 경기에 다 집중하지만 자유형 200m는 특히 더 신경쓰고 모든 힘을 쏟아 붓기 때문에 다음 날 확실히 힘들더라"면서 "훈련을 반복하는 것 밖에 답이 없다. 선천적으로 약한 체력을 노력으로 보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자유형 200m, 자유형 100m, 계영 800m가 이어졌던 이번 세계선수권과 달리,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선 자유형 100m를 가장 먼저 한 뒤 3일 뒤에 주종목인 자유형 200m가 열린다.
황선우는 이에 대해 "자유형 100m를 먼저 하는 게 나쁘지는 않다. 100m는 아무래도 단거리기 때문에 과부하가 생기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 단체전이 4개 정도 있기에, 그 일정을 소화하는 게 부담이 되기도 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체력 훈련의 강도를 더욱 높일 계획이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초인적인 힘을 발휘해서 개인 종목은 물론 단체전까지 모두 이상없이 잘 소화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함께 자리한 이호준도 이번 대회가 낳은 스타 중 한 명이다. 이호준은 1년 전만 해도 계영만 출전하던 선수였지만 후쿠오카에선 개인 종목인 자유형 200m에나서 결선까지 진출, 황선우와 함께 한국 수영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선수권 결선에 2명이 진출하는 이정표를 세웠다.
무명에 가까웠던 이호준은 지난해 두 차례 해외 전지훈련 등에서 터닝 포인트를 마련했고 이를 변곡점으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호준은 "악조건 속에서 훈련하다보니 페이스도 좋아졌고 멘탈 관리에도 도움이 됐다. 전지훈련에서 호주 선수들과 코치들이 수영을 어떻게 대하는지, 어떤 마음으로 훈련하는지 보고 많은 걸 느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이전에는 매 결과에 초점을 맞추고 일희일비했다면 작년부터는 한 대회 성적에 신경 쓰지 않고 하나의 과정이라 생각했다. 그랬더니 기록 단축과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고 마음가짐을 바꾼 게 큰 변화를 이끌어냈다고 설명했다.
자유형 400m, 800, 계영 800m 등 참가한 모든 종목에서 자신의 최고 기록을 앞당긴 '장거리 강자' 김우민은 "잘 준비한 만큼 좋은 성과가 나와서 만족스럽다. 이번 대회를 통해 스피드와 체력이 많이 좋아졌다. 이 기세를 이어 더 잘 하고 싶다는 마음"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세계선수권서 기록을 앞당긴 만큼, 김우민은 아시안게임에서도 강력한 금메달 후보다. 김우민은 "4관왕이 목표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당당히 말했다.
다이빙 남자 10m 플랫폼에서 결선 무대에 진출, 파리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한 김영택(제주특별자치도청)은 "좋은 경기력을 펼치고 돌아와 기분이 좋다. 이 경험을 잘 살려서 앞으로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서는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이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그는 2년 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 때만 해도 긴장한 나머지 실수를 범해, 높은 점수를 얻지 못했다. 가까스로 준결선엔 진출했지만 15위로 결선 진출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이제는 결선까지 당당히 오를 만큼 크게 성장했다.
그는 "그동안 2019 세계선수권이나 도쿄 올림픽 등 큰 대회에 나가면 긴장 때문에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대회 성과로 그 기억을 완전히 지웠다"며 웃었다.
아티스틱 스위밍도 진일보했다. 이번 대회에서 이리영(부산수영연맹)과 허윤서(압구정고)는 각각 솔로 테크니컬 결선 9위와 솔로 프리 결선 6위에 오르는 성과를 냈다.
아시안게임 종목인 듀엣에서는 결선에 진출하지 못했지만, 솔로에서 각각 의미있는 성과를 맨 만큼 함께 호흡을 맞출 듀엣에서도 기대가 높다.
둘은 "아시안게임 메달 가능성을 확인했다. 남은 기간 호흡을 잘 맞춰서 준비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아티스틱 스위밍은 최근 동작의 정확성에 중점을 두는 등 채점 규정이 변경됐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규정이 바뀐 뒤 치러진 첫 국제 대회였는데, 두 선수는 이 변화가 한국 아티스틱 스위밍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 전망했다.
이리영은 "이번 대회에서도 예선에서 12위를 한 나라가 결선까지 올라 1위까지 차지했다. 그만큼 변수가 많아졌는데, 결국 우리에게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허윤서 역시 "예술적인 부분도 중요하지만 정확한 동작을 난이도에 맞게 잘 구현하는 것도 (점수 획득을 위해) 중요한 요소"라면서 "이 점을 중점적으로 보완, 아시안게임에서는 메달을 노리겠다"고 말했다.
tre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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