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빙판아" 찜통더위 속 빙상장은 인파 '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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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춥다는 느낌이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어요."
광주 지역에 폭염 경보가 아흐레째 이어지고 있는 2일 오후 서구 염주체육관 실내빙상장.
10대 딸의 손을 잡고 서로 보폭을 맞춰가며 빙상장을 돌던 아버지는 딸을 향해 잘 타고 있는지 수어번 되물으며 미소지어보였다.
연중 운영되는 빙상장에는 최근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연일 200~4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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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보 동안 염주체육관 빙상장 2300여명 들러
[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춥다는 느낌이 이렇게 반가울 줄 몰랐어요."
광주 지역에 폭염 경보가 아흐레째 이어지고 있는 2일 오후 서구 염주체육관 실내빙상장.
불볕 더위를 피해 빙상장을 찾은 시민 200여 명이 삼삼오오 모여 빙판 주변부를 돌았다.
저마다 노랗고 빨간 안전모를 쓴 시민들은 스케이트화에 익숙하지 않은 듯 난간을 붙잡고 나서야 겨우 발걸음을 뗐다.
요령을 터득한 일부 시민들은 붙잡고 있던 난간을 놓은 뒤 자신감 있게 빙판을 박차고 미끄러져 갔다.
10대 딸의 손을 잡고 서로 보폭을 맞춰가며 빙상장을 돌던 아버지는 딸을 향해 잘 타고 있는지 수어번 되물으며 미소지어보였다.
스케이트를 타던 시민들은 이따금 엉덩방아를 찧기도 했지만 얼굴에는 함박웃음을 연신 띄웠다.
빙판 중앙에서는 온도 차로 인한 흰 김이 피어올랐다. 35도에 육박하는 바깥 온도 대비 실내 온도가 5~7도 사이로 유지되면서다.
일부 시민들은 추위를 예상하고 두터운 조끼를 챙겨와 입는가 하면 안경을 쓴 시민들은 저마다 안경알에 서린 김을 닦아내며 추위를 실감했다.
빙판 위를 돌다 잠시 나와 쉬던 시민들은 연신 '춥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더위를 잠시 잊을 수 있다는 점에 만족스러워 했다.
연중 운영되는 빙상장에는 최근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연일 200~400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방문하고 있다.
광주 지역에 폭염 특보가 내려진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8일 동안 집계된 빙상장 전체 방문객 수는 2343명(일 평균 약 292명)이다.
특히 주말인 지난달 29일과 30일에는 해당 기간 전체 방문객 중 약 34%에 달하는 810명(29일 381명·30일 429명)이 빙상장을 찾았다.
최진영(26)씨는 "태어나 빙상장을 처음 찾았다. 언제 더웠나 싶을 정도로 시원해 깜짝 놀랐다"며 "요즘같은 날씨에는 매일 오고 싶을 정도다. 춥다는 느낌이 반가울 정도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딸과 함께 빙상장을 찾은 유진솔(40·여)씨는 "방학을 맞은 딸과 갈만한 곳을 찾다 빙상장이 눈에 들었다. 스케이트는 잘 못 타지만 잠시 더위를 피할 수 있어 아주 좋다"며 "너무 더운 날씨에 집 밖으로 나오길 피했는데 기뻐하는 딸의 모습을 보니 다행스럽다"고 했다.
남현욱(29) 피겨강사는 "방학을 맞아 빙상장을 찾는 이용객들이 이전 대비 눈에 띄게 늘었다. 수강생 수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라며 "빙상장을 찾은 이용객들이 많아진 만큼 안전 사고에 특히 유의해 강습하고 있다"고 했다.
이날 오후 2시 45분 기준 광주·전남 주요 지점에서 관측된 기온은 곡성 36.5도, 영암 학산 36.3도, 구례 36.1도, 광주 풍암 36.1도, 화순 36도, 광주 광산 35.9도 등으로 대부분 지역에서 35도를 넘나들고 있다.
체감온도는 담양 36.4도, 영암 학산 36.2도, 화순 36도, 신안·광주 풍암35.7도, 광주 광산 35.5도 등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고온 다습한 날씨를 보이는 곳을 중심으로 체감 온도가 35도를 넘기고 있다"며 "한반도가 아열대 고기압과 북태평양 고기압의 영향에 놓인 상황에 따라 무더운 날씨는 다음주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leeyj257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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