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튼튼, 마음 튼튼! 인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에서는요!
계속되던 비가 그치고 무더위가 한창인 오전에 인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찾았다. 예전에 학교였던 건물이어서 조금 낯익은 느낌도 드는 공간이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입구에 곧바로 청소년들이 편히 쉬면서 대기하는 공간이 마련돼 있었다.
이은경 팀장이 센터에 대해 대략적으로 안내를 해주었다. 센터를 찾아가기 전에 홈페이지를 훑어봤는데 하고 있는 일이 참 많았다. 다른 많은 일들이 그런 것처럼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일도 학교와 지역사회, 센터 등이 서로 유기적으로 도움을 주며 움직여야 하는 것 같았다.
기관의 이름이 알려주듯이 센터의 가장 본질적인 업무는 ‘상담’이다. 상담을 통해 청소년의 문제를 파악하고 생활과 의료, 교육 서비스를 제공해 나간다. 개인상담은 물론이고 청소년 또래상담과 부모상담, 집단상담 등 여러 형태로 상담이 진행되는데, 집단상담의 경우는 매년 초에 신청을 받는다.
상담은 이미 일어난 일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예방 차원에서도 할 일이 많다. 학교폭력과 자살을 예방하는 것은 물론이고 스트레스 대처 능력과 자아 존중감 향상에 도움이 되는 것도 중요한 목적이다.
‘청소년 안전망 사업’도 계속되고 있다. 위기에 처한 청소년에게 긴급한 도움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1388 청소년전화가 365일 열려 있다. 매일 25~30건의 전화가 온다고 한다. 지역사회에서는 도움이 필요한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해 지원할 수 있도록 ‘1388 청소년지원단’도 운영하는데 약국이나 학원, 병원과 노래방 등 민간단체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참여를 원한다면 언제나 센터로 연락하면 된다.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소 사업’도 중요한 일이다. 상담을 통해 병원과 연계해 치료를 돕기도 한다. 11박12일이라는 꽤 긴 시간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멀리하면서 조절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치유캠프도 연다.
“주말에는 부모님도 초청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부모님들도 필요한 부분들이 있으니까요.”
센터가 특별히 추진하고 있는 사업도 있다. ‘청소년 사회⋅심리적 외상 지원 사업’과 ‘위기청소년 의료지원 사업’이다. 외상 지원 사업은 세월호 참사 이후 청소년들의 트라우마 문제에 적극 대응해 온 것으로 이은경 팀장은 교육청과 협업이 잘 된 사례라고 강조했다. 사회적⋅심리적 외상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지원하는 일은 2차 피해를 예방하는 길이기도 하다. 청소년들이 상처를 극복하고 건강해지면 사회가 그만큼 건강해진다.
‘위기청소년 의료지원 사업’에 대해서는 조우남 위기지원팀장이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저소득층 청소년과 거주시설 청소년들의 심리적⋅신체적 건강을 위한 의료 서비스로 최대 300만 원까지 지원하고 있는데, 100만 원이 넘는 경우에는 치료 계획과 비용 등이 적절한지 심의하고 지원에 반영한다고 한다.
현실적으로 저소득층 청소년들은 위급한 질병이 아닌 한 필요한 치료를 제대로 하기가 더더욱 어렵다. “보육원에서 생활하는 한 청소년이 피부 때문에 몸고생 마음고생이 심했어요. 지원 대상이 되어 시술을 했는데 의료비가 100만 원 정도 들었어요. 이 친구가 시술로 상태가 호전되는 걸 보고 같은 보육원의 또 다른 친구가 자기도 할 수 있느냐고 요청해서 도움을 받았어요.”
위 사례처럼 단기간에 해결되는 경우도 있지만 난치성 질환을 가진 청소년들은 지속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 다행히 인천 청소년상담복지센터의 이런 사업 덕분에 지자체나 유관기관에서도 청소년 건강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실제로 이를 벤치마킹해 유사한 사업을 시작한 다른 기관도 있다고 한다.
센터에는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도 함께하고 있다. ‘꿈드림’의 신효민 팀장은 무엇보다 ‘학교 밖’ 청소년들이 재학생들과 별 차이를 느끼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예를 들어 공모전 같은 경우에도 학교 안팎 청소년들이 다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꿈드림에서는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건강검진을 제공하고 있다.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 방문하거나 이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학교를 그만뒀다고 해서 그들이 학업을 포기한 건 아니에요.”
저마다의 사정이 있어서 학교를 나온 청소년들이다. 꿈드림에서는 검정고시와 자격증 취득 등을 고무하면서 대학입시 설명회 등을 통해 청소년들에게 실제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동기부여를 한다. 여러 대학에서도 관심을 보여 대학입시 설명회에서 따로 부스를 만들어 진학 상담을 하는 대학도 늘었다.
사회 구성원 가운데 어느 한 부분도 덜 중요한 계층이 없지만 청소년들에게는 특히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우리 사회의 미래가 달린 문제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인천 청소년상담복지센터를 찾아가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마음으로 일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든든하고 고마웠다. 청소년이 업무의 대상이 아니라 봉사와 헌신과 연대의 대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서비스를 통해 청소년들이 어려운 순간을 잘 극복하고 더 건강해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돌아왔다.
대한민국 정책기자단 이선미 rosie823@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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