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 혁신성과, 전국으로 확산되길~
최근 길거리에서 수동휠체어보다 전동휠체어를 탄 분들을 자주 대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지하철 역사와 같은 다중이용시설에 전동휠체어 충전기가 설치되어 있다. 그뿐만 아니다. 최근 동네 인근 안산자락길에서도 전동휠체어 충전기를 봤다. 안산자락길은 무장애 데크로드가 조성되어 남녀노소 누구든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최근 전동휠체어가 많이 보급되면서 지체장애인들이 이동하기 수월해지고 있다. 그런데 전동휠체어를 능수능란하게 운전하려면 운전자가 조작법을 정확히 습득하고 또 여러 상황에서의 연습이 필요하다. 아마도 자동차를 운전하기 위해 운전자가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하는 정도는 아닐지라도 다양한 교통수단이 혼재하는 거리에서 안전하게 이동하기 위해선 별도의 연습을 많이 해야 할 것이다. 그런 와중에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바로 관악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이다. 이동 약자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운전 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용도로 지난 4월부터 운영하기 시작했다고. 전동휠체어가 노인과 중증장애인의 주요 이동 수단으로 이용자가 증가하고 있지만, 사용설명서 외에는 교육이 없고, 별도의 면허나 안전교육 이수 없이 바로 운행할 수 있어서 이에 따른 안전 정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관악구는 관악산 근린공원 낙성대 야외놀이마당(관악구 봉천동 289) 내 600㎡ 부지에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을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을 설치한 뒤 교육도 하고 있다. 안전교육은 이론과 실습을 병행하는 방식으로 전동휠체어의 사용 및 관리 방법, 안전수칙, 사고 대응 방법, 도로교통 안전법규 등 전반적이고 다양한 교육을 제공해왔다. 7, 8월은 한여름이어서 실외에서의 교육이 어려워서 진행을 하지 않고 오는 9월부터 교육을 재개한다고 한다.
관악구에서 진행했던 교육을 받은 이대섭 회장을 인터뷰했다. 그는 지체장애 2급을 받았고, 현재 한국지체장애인협회 관악구지회장과 협회 산하기관인 관악구장애인편의증진기술지원센터의 장을 맡고 있다.
Q. 전동휠체어 사용 전에 수동휠체어를 사용해 보셨나요? 어떤 차이가 있는 건가요?
A. 전동휠체어를 사용하기 전에 수동휠체어를 사용했습니다. 화장실 등을 이용할 때 계단이 있으면 간헐적으로 목발을 이용합니다. 주변 시설물들에 계단 등의 단차가 많을 땐 휠체어만으론 이동이 불가하여 늘 목발도 갖고 다닙니다. 어려서부터 목발과 휠체어 사용으로 어깨 근육이 망가져서 수동휠체어를 가지고 밖으로 나가기에는 어깨 통증이 너무 심합니다. 그런데 전동휠체어를 이용하면 원거리도 이동할 수 있고, 또한 주말에는 공원으로 가족들과 나들이를 갈 수 있어 너무 좋습니다.
Q. 작년에 관악구에서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을 조성했는데요. 어떤 점이 좋은가요?
A. 제가 예전에 겪은 일을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전동휠체어를 새로 산 기념으로 장애인들과 가까운 공원에 다녀오기로 한 날 전동휠체어가 급발진을 해 엘리베이터 문을 들이받고 쓰러졌습니다. 그 뒤로 저는 엘리베이터 앞에 서면 손이 떨리고 긴장됩니다. 이런 일을 겪고 나니 전동휠체어 전용 연습장의 필요성을 절감합니다. 전동휠체어 조작법을 익힌 뒤 충분한 연습을 하고 길거리로 나오면 더욱 안전한 운행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Q.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에서 교육을 받으신 것으로 들었습니다. 어떤 교육을 받으셨나요?
A. 전동휠체어의 기계적 특성을 배운 뒤 안전운행에 대해 배웠습니다. 안전운전이 몸에 배도록 반복 교육, 반복 주행 연습을 거듭했습니다. 전동휠체어를 운행하는 저로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Q. 교육을 받기 전과 교육을 받은 후 전동휠체어 사용 면에서 어떤 점이 좋아지셨나요?
A. 전동휠체어의 기계적 특성에 대해 잘 알게 되었습니다. 특히 전기로 작동하는 거라 평소 운전하던 자동차와도 많이 달랐습니다. 교육을 받은 뒤 지금은 안심하고 운행합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요.
A. 장애인의 이동권은 장애인의 사회활동 참여에 필수적인 요소입니다. 장애인뿐만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노인에게도 중요한 권리입니다. 장애인 이동권 같이 사회 참여를 유발하는 복지는 소비형 복지가 아니라 생산적 복지라 생각합니다. 관악구의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 설치에서 보듯 하나씩 장애인의 이동권을 확대하는 정책을 시행해 주시길 바랍니다.
전동휠체어를 타는 분들은 많은 사람들이 있는 장소에 가면 보행자와 부딪쳐서 사람이 다칠까 긴장을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올해부터 관악구 관내 장애인과 65세 이상 어르신에게 전동보장구 보험을 지원함으로써 이대섭 회장도 전동휠체어를 타면서 안심하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며 이런 좋은 정책이 널리 시행되면 좋을 것 같다는 말을 덧붙였다.
국내 최초로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을 설치한 관악구의 사례는 누가 봐도 그 성과를 인정할 만했다. 그래서 행정안전부가 2019년부터 추진 중인 전국 지자체 대상 ‘2023년 지방자치단체 혁신성과 확산지원사업’ 공모에서 9건의 혁신사례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전동휠체어 이용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만큼 전동휠체어 전용 운전연습장이 늘어나길 바란다. 그 시작이 행정안전부의 확산지원사업에 있을 것이다. 지자체의 우수한 혁신사례는 결국 지역주민들에게 그 혜택이 돌아간다. 그런데 이같이 좋은 정책이 특정 지자체를 넘어서 전국적으로 확산한다고 하니 더욱더 많은 국민이 그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확산지원사업 추진에 주목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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