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심 고작 37㎝였는데…초등생 물놀이장 취수구에 팔 끼여 숨져

우성덕 기자(wsd@mk.co.kr) 2023. 8. 2.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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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수구 수압 때문에 팔 못 빼
사고 당시 안전관리요원 부재
취수구 출입구도 잠겨있지 않아
경찰, 울릉군 과실 등 수사 착수
지난 1일 오전 경북 울릉군 북면 현포리의 야외 물놀이장에서 119 구조대원들이 취수구에 팔이 낀 초등학생을 구조하고 있다.(사진제공-포항남부소방서)
경북 울릉군이 운영하는 유아용 야외 물놀이장에서 초등학교 6학년 어린이가 취수구에 팔이 끼어 물 밖으로 나오지 못해 숨졌다.

2일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1시 8분쯤 울릉군 북면 현포리에 있는 물놀이장에서 A(12)군이 지름 13cm 가량인 시설 취수구에 팔이 낀 채 것을 주변 사람들이 발견해 119로 신고했다.

119 구조대가 현장에 출동했을 당시 A군은 왼쪽 팔이 취수구에 끼여 있었고 몸이 물 속에 잠긴 상태였다. 하지만 현장에 도착한 119대원들도 취수구의 수압의 워낙 높아 A군의 팔을 빼지 못해 펌프로 풀장 물을 빼내면서 심폐소생술을 하며 A군을 겨우 꺼냈다. 하지만 병원으로 옮겨진 A군은 결국 숨졌다.

사고가 난 풀장의 수심은 약 37㎝에 불과했지만 팔이 취수구를 막으면서 수심이 높아져 몸이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당시 이 풀장에는 안전요원이 따로 배치돼 있지 않았다.

이 물놀이장은 370㎡ 크기에 지름 약 19m 정도의 원형 풀장으로 사고는 미끄럼틀과 대형 양동이가 달려 있는 물놀이 시설 아래에서 발생했다. 이곳에는 물이 차면 물이 쏟아지는 물놀이 기구 중 하나인 대형 양동이에 물을 끌어올리는 취수구와 순환 펌프시설 등이 설치돼 있다. 이런 야외 물놀이장은 사고 예방을 위해 취수구나 펌프 시설 등이 있는 곳은 관리자만 드나들 수 있도록 출입문을 잠궈둬야 하지만 사고 당시 이곳은 출입문이 잠겨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인천에 사는 A군은 가족들과 함께 울릉도에 휴가를 왔다가 변을 당해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경찰은 울릉군을 상대로 물놀이장 안전 관리 등에 문제가 없었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한편 정확한 사고 경위 등을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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