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담·전화 예약'해도 종착지는 교사…민원 노출 변함없어"

서한샘 기자 남해인 기자 2023. 8. 2.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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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교육청이 교권 보호를 위해 교사 면담·전화 사전예약시스템, 민원인 대기실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학부모 악성민원을 차단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발표한 '교육활동보호 강화방안'에서 민원창구를 일원화하는 차원에서 유·초·중·고교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교사 면담 사전예약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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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교육청, 교사 면담 예약시스템·민원인 대기실 추진
민원 필터링도 관건…교원단체 "직접 민원 차단" 요구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교원의 교육활동 보호 강화를 위한 추진 방안 발표 관련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2023.8.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서한샘 남해인 기자 = 서울시교육청이 교권 보호를 위해 교사 면담·전화 사전예약시스템, 민원인 대기실 등을 도입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학부모 악성민원을 차단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은 2일 발표한 '교육활동보호 강화방안'에서 민원창구를 일원화하는 차원에서 유·초·중·고교에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교사 면담 사전예약시스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출입관리 강화를 위해 민원인 대기실도 도입한다. 교사와 상담을 원하는 학부모는 이 공간을 이용해야 한다. 위험 상황에 대비해 폐쇄회로(CC)TV인 지능형 영상감시시스템도 구축한다.

이밖에 단순 일반 민원은 챗봇으로 응대하고, 일부 학부모의 폭언·욕설은 녹음 전화기 확대 보급으로 악성 민원을 차단해나가겠다는 것이 서울시교육청의 구상이다.

이 같은 방안들의 핵심은 교사들을 민원 1차 대응 과정에서 배제하는 것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어떤 사안에 대해 감정이 북받치거나 하는 경우가 있는데 사전예약이 쿨링다운(식히는), 숙려시간이 될 기대를 하고 있다"며 "민원의 1차적 해결자가 교사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게 초점이다. 교사가 직접 대면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교사들은 민원의 종착지가 여전히 일선 교원이라는 점에서 미봉책에 그친다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예약시스템, 민원인 대기실 등의 절차를 밟더라도 교사가 민원 내용에 노출되는 환경에는 변함없기 때문이다.

황수진 교사노동조합연맹 제2정책실장은 "지금까지는 선생님들이 개인적으로 사설 앱 등을 통해 학부모와의 개인적인 연결을 차단하려고 노력해왔는데 오랜 요청 끝에 교육청이 사전예약 시스템으로 이를 받아들인 것"이라며 "다만 이것보다도 교사들은 민원이 직접적으로 교사에게 닿지 않는 시스템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악성민원을 차단하는 방법도 불분명한 상황이다. 서울시교육청은 반복적인 전화·면담 요청 내용을 분석해 기관 차원에서 민원을 대응하거나 필요 시 법률 대응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접수된 민원 사안을 1차 분류하는 주체(학교장·교사·행정실 등)도 아직 정해지지 않아 '필터링'(걸러내기)의 의미가 무색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초등학교 교사는 "사전예약시스템이 갖춰지더라도 권위 있는 주체가 책임있게 걸러내지 않고 예약을 확인·전달하는 식으로만 이뤄지면 교사들은 들어오는 악성 민원이든 정상적인 학부모 상담이든 오롯이 다 받아들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교사들의 개인번호 공유를 원천 차단하는 지침 등이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다른 초등학교 교사는 "일부 학부모의 요청에 의해 마지못해 개인번호를 공유하는 교사들도 있다"며 "이 경우에는 시스템이 마련되더라도 상시적으로 민원에 노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참에 개인번호 공유를 원천 차단해야한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은 향후 추가적인 행정시스템, 입법절차를 통해 악성민원이 차단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조 교육감은 "학교를 보호하기 위해 건조물 침입죄, 무단침입 등 일반 형사적인 처벌 권한이 법적으로 명문화돼야 한다"며 "아동학대처벌법의 정비, 학교 안 교육활동 침해에 관한 형사적 조치, 학생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드는 방식으로 진행돼야 한다고 본다"고 말했다.

sae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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