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 감독 "극적이라 할지라도…국가의 사과 담고 싶었다"(종합) [N인터뷰]

장아름 기자 2023. 8. 2.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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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준희 감독 / 넷플릭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D.P.' 한준희 감독이 시즌2(이하 'D.P.2')에 대한 시청자들의 궁금증에 답했다. 'D.P.2'에서 버디물 색깔이 옅어진 이유, 드라마틱한 장면들이 있었던 이유 등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2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시리즈 'D.P.2'와 관련해 연출자 한준희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D.P.2'는 군무 이탈 체포조(D.P.) 준호(정해인 분)와 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로, 지난 7월28일 'D.P.2' 전편이 공개됐다.

이날 한준희 감독은 'D.P.2'를 선보인 소감에 대해 "스태프, 배우들 정말 시즌1 때부터 열심히 하면서 많은 분들께 좋은 질문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마무리한 작품"이라며 "매 작품 항상 그런 것 같다, 시원섭섭한 기분이 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준희 감독은 이어 'D.P.2'방향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준호(정해인 분) 호열(구교환 분)이 조석봉(조현철 분)과 그런 일을 겪고 난 다음에 '어떻게 살고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 그게 저희한테 방향이었던 것 같다"며 "그들이 그런 일과 사건을 겪고 나서 어떻게 살아갈까, 어떤 방식으로 자기들의 해답을 찾을까 이런 걸 보여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또 한준희 감독은 "저희가 이 군대 이야기를 소재로 사용한 이상, 거창하진 않지만 해나아가야 하는 방향이 생기는 순간들이 있었다"며 "(감독으로서) 시즌2를 처음 해보니까 어떤 방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것인가, 좋은 지점이 반복이 될 수 있고 어떻게 또 변주할 것인가 고민하는 게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인물들, 캐릭터들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을 하다 보니까 그 이야기를 쫓아가게 된 것 같다"고 전했다.

한준희 감독 / 넷플릭스

'D.P.'는 시즌1에서 안준호와 한호열의 버디물로도 호평을 끌어낸 바 있다. 'D.P.2'에서는 두 사람의 분량이 상대적으로 적어졌다는 평이 있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준호와 호열 분량은 상대적으로 시즌1에 비해 적어졌다 느끼실 수 있지만 특정한 그런 사건을 겪고 난 후 D.P. 활동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했다"며 "이들이 어떤 활약을 하고 그런 것도 분명 가져가야 했지만 내 앞에서 누군가 얼굴에 총을 쏘고 그렇게 된 이후에도 이 활동을 이어갈 수 있을까 이에 대한 긴 이야기를 작가님과도 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한준희 감독은 "이들이 (활약하기 이전에 먼저) 극복해서 나아가야 하는 것들, 할 수 있는 걸 어떻게든 해보려고 하는 것을 그려보고 싶었다, 그런 과정 속 사람의 이야기가 보였으면 했다"며 "이 이야기가 그들과 시스템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서사다 보니까 간부 역할 했던 지섭(손석구 분)과 범구(김성균 분)를 통해 둘이 더 붙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한호열은 극 초반 말을 하지 못하는 모습으로도 등장했다. 이에 대해서는 "호열이가 말을 못하는 건지, 하지 않은 건지에 대해서는 정하지 않았다"며 "그냥 스스로 입을 닫고 있는 것인가, 아니면 말을 안 하는 것인가 (감독과 배우) 쌍방이 정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했는데 그래서 (구교환이) 더 연기하기 힘들었을 것 같더라"고 고백했다.

안준호는 시즌2에서 군대 내 부조리를 극복하기 위해 나아가는 인물로 그려졌다. 이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시즌1부터 2까지 거치면서 정해인 배우가 연기한 안준호라는 인물은 보기 힘든 인물이지 않나 한다, 안준호처럼 '이건 왜 이런 거냐'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다"며 "정해인 배우의 표정이나 얼굴이 그런 걸 상쇄해준다, 잘생겨서가 아니라"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시즌1 때도 융통성 없는 그게 너무 좋더라"며 "그런 사람이, 안준호 같은 인물이 저는 매력적이라고 생각했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시즌1이 현실적이었다면 'D.P.2'는 드라마틱하다는 반응이 많았다. 특히 극 중 안준호는 자신을 잡으러 온 군인들과 기차에서 처절한 액션을 보여줬다. 기차 액션신이 비현실적이라는 반응에 대해 한준희 감독은 "좁은 통로에서 다수와 싸우는데 어떤 목적을 갖고 처절하게 싸운다면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고 말했다.

GP(비무장지대 내부 존재하는 최전방 감시 초소)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GP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에피소드가 극적이라는 반응에 대해 "군생활에 대한 경험은 다 다르다, 장르적인 게 있어서 그럴 수 있는 것 같다"며 "GP 내에도 군 생활 묘사나 각자마다 각자 겪은 게 다르더라, 군 다녀온 시기도 다르고 만났던 사람도 다르고 보편적인 경험에 대한 것일 수 있고 혹은 (드라마처럼) 전혀 그렇지 않을 수 있다, 보시는 분들께서 느끼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민우(정석용 분) 준위의 발차기도 언급됐다. 한준희 감독은 해당 인물에 대해 "오민우는 강력한 시스템을 의미하는 인물"이라며 "사실 그 사람이 하는 것들이 각각 다른 종류가 있을 거다, 시즌2에서는 장르적으로 보여줘야 하는 누군가가 필요하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차기가 그런 액션의 디자인도 중요하지만 그 사람이 오랫동안 그 위치에서 보여줬을 것 같은 걸 보여주려 했다"며 "오민우라는 인물은 옛날 군대 뉘앙스면 좋겠다 했다, 지금의 좋아지기 전의 군대에서의 야만적인 인물로 보여주려 했다"고 설명했다.

넷플릭스

손석구의 확대된 비중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지난해 JTBC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와 영화 '범죄도시2'로 인한 손석구의 인기 때문에 분량이 늘어난 것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런 건 아니다"라며 "시즌2 대본은 '나의 해방일지' 방영 전에 나왔고, 크랭크인도 '나의 해방일지' 며칠 뒤에 했다"고 답했다. 이어 "손석구 배우 인기가 많아서 좋은 건 맞지만 대본은 그 전에 나왔었다"고 재차 강조했다.

또 한준희 감독은 손석구의 연기 열정에 대해서도 칭찬했다. 그는 "진짜 성실한 배우"라며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해오는 배우이고 '그 신에서 가장 좋은 게 어떤 걸까'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손석구 배우 외에도 정해인 등 저희 대화를 많이 했는데 많은 대화를 주고 받으면서 작업했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한준희 감독은 손석구에 대해 "되게 현장을 즐긴다"며 "배우의 연기와 연출과 촬영이 됐든 모든 것에 대해 같이 고민하고 감독, 연출자의 얘길 들으려고 노력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넷플릭스

한준희 감독은'D.P.2'에서 전하고 싶은 바에 대해서도 털어놨다. 그는 "시즌2를 만들면서 취재하며 느꼈던 것은 국가를 상대로 누가 이긴 적이 없더라, 비긴 적도 없다"며 "저는 이 이야기가 현실처럼 그렇다면 또 다시 아무 것도 해내지 못한 이야기로 간다면 시즌2를 만드는 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 했다"고 고백했다. 이어 "'저럴 수도 있어? 말이 돼?' 하는 결말일지언정 이렇게 만들었다"며 "지나가다 보면 국가를 상대로 사과를 하라는 게 참 많다, 그래서 국가가 사과를 한 순간을 극에서 한번쯤은 보여주고 싶더라, 약간은 장르적으로 드라마틱할지언정 그렇게 갔다"고 설명했다.

한준희 감독은 "군대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과연 '개인의 책임인가'에 대해 국가는 분명한 기능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실제로 국가가 책임지지는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거기에 대해 강력한 메시지를 보여주겠다는 건 아니었지만 시즌2를 하다 보니까 그 얘길 안 할 수가 없겠더라"며 "그런 이야기 없이 시즌2 존재 자체가 애매해지는 것 같아서 실제 사건·사고에 대해 개인으로서, 조금 더 책임을 지거나 사과하는 태도가 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덧붙였다.

한준희 감독은 군대 문화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그는 "대한민국 군대 문화가 학교가 됐든 직장이 됐든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생각한다"며 "좋은 영향일지 아닐지 생각이 다르겠지만 부정적인 게 많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군대처럼 수직적인 어떤 관계들이 많이 있지 않나"라며 "군대가 순기능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 생각한다"고 털어놨다.

또 그는 "문제 제기를 한다는 것이, 그게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준호 같이 '이건 이상한 거 아니에요?'라고 가끔 그렇게 묻는 사람들이 있다,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은 번거로운 사람일 수도 있고 그런 사람들 덕분에 주위에서 영향을 받아서 '바꿔볼 수도 있는 것 아니냐'고 생각하는 순간이 생긴다고 본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저는 재밌다고 생각했고, 그런 방식으로서 시즌2가 자연스럽게 방향을 가져갔다고 생각한다"고 짚었다.

시즌3에 대한 계획에 대해서도 고백했다. 한준희 감독은 "만약 이야기가 이어진다면 캐릭터들 다 잘 살았으면 좋겠다 했다"며 "잘 살고 있는 캐릭터들인데 또 어떤 딜레마와 갈등이 와야 하기 때문에 뭔가 힘든 이야기로 불러와야 할텐데 그래서 아직 구체적으로 생각을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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