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L, 화학·건설 이중고 시련
원가 상승에 수요 부진 ‘이중고’
하반기 업황 개선 전망도
화학·건설업종에 사업이 집중된 DL이 지난 2분기 부진한 실적을 발표했다. 수요 부진과 원가 상승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부터 업황이 회복될 수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지난달 28일 DL은 지난 2분기 1조2873억원의 매출과 69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했으며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매출액은 5%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원인은 DL이 주요 사업 포트폴리오로 두고 있는 화학(DL케미칼·비상장)과 건설(DL건설·DL이앤씨) 업종이 모두 부진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2021년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지주사인 DL은 계열사로부터 배당과 로열티 등을 수취함으로서 실적을 낸다. 계열사들의 업황이 둔화해 실적이 악화되면 배당 등 수입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또 계열사들의 기업가치가 줄어들면 지주사의 지분 가치 역시 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지난달 27일 실적을 발표한 DL이앤씨는 2분기 영업이익이 718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고 밝혔다. 매출의 70% 가량을 차지하는 주택·건축 부문이 원가 상승과 착공 부진을 함께 겪으면서 매출 총이익률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매출 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뜻한다.
배세호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 주택·건축 매출액이 864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 감소했고 해당 부문 매출 총이익률도 8.3%로 같은 기간 6%포인트 하락한 것이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요인”이라고 말했다.
비상장 자회사인 DL케미칼도 수요 감소와 비용 증가로 실적이 부진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레이튼의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감소할 전망”이라며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 수요가 감소해 전반적인 판매 물량이 감소했고 플랜트 가동률 축소로 고정비 부담이 증가했으며 원재료 CTO(침엽수 크라프트 펄프화 공정 부산물)가 펄프 업체들의 가동률 감축 등 요인으로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크레이튼은 DL그룹이 2021년 인수해 DL케미칼 100% 자회사로 두고 있는 화학 기업이다.
이어지는 부진에 DL그룹 주요 계열사의 주가 흐름은 좋지 않은 상황이다. DL은 연중 주가가 28% 하락했고 DL이앤씨는 6% 하락했다.
다만 건설과 화학 부문 업황은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에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배 연구원은 DL이앤씨의 원가에 대해 “최근 자재 가격 하락 트렌드와 맞물려 기존 현장 원가율 조정이 마무리되며 오는 4분기부터는 큰 폭의 원가율 개선 트렌드를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DL케미칼에 대해 “크레이튼은 올해 2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 이후 실적 반등이 예상된다”며 “CTO 가격이 4월 이후 하락 전환됐고 주요 고객사들의 재고 소진이 2분기를 저점으로 상당부분 진행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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