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프티 ‘강탈’ 없었다더니... 더기버스, 4월부터 “소속사 바뀌면” 언급
‘중소돌(중소 기획사 소속 아이돌)의 기적’으로 불렸던 걸그룹 피프티피프티(이하 피프티)가 소속사 어트랙트를 상대로 낸 전속 계약 무효 소송과 관련, 외주 용억업체 더기버스가 피프티를 ‘강탈’하려는 외부세력으로 지목되어 왔다. 이 같은 의혹에 안성일 프로듀서가 대표로 있는 더기버스는 “어떠한 개입도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더기버스가 지난 4월부터 피프티가 소속사가 바뀔 것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됐다.
조선닷컴이 2일 입수한 더기버스 직원들의 메신저 내용을 보면, 더기버스 직원 김모씨는 지난 4월 6일 경영지원 직원 이모씨에게 “대표님(안성일) 컨펌”이라며 피프티 해외 홍보 대행사 ‘헬릭스’와의 연장을 지시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피프티의 소속사가 바뀔 수 있다고 암시했다.
“중간에 소속사 바뀌면 그때 계약서 수정해도 문제없다더라”는 대목이다.
더기버스 측이 헬릭스 측에 “계약 연장 뒤 피프티 소속사가 바뀔 수 있다”라는 취지의 말을 전했고, 헬릭스 측이 “바뀌면 그때 계약서 수정해도 문제없다”는 답변을 해왔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피프티 전속계약 해지 가처분신청과 관련, 더기버스는 계속해서 피프티 멤버들을 강탈하려는 외부세력으로 지목되어 왔다. 그러나 이 같은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더기버스는 “개입한 적 없다”는 태도로 일관했다. 지난달 25일에는 입장문을 통해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의 어떠한 개입도 없었으며, 현재 피프티 피프티의 상황과도 전혀 관련이 없다”고 했다.
피프티가 어트랙트를 상대로 법원에 전속계약효력정지가처분 신청을 낸 건 지난 6월 19일이다. 더기버스가 실제로 피프티의 전속 계약 무효 소송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중간에 소속사가 바뀌리라는 것도 몰랐어야 한다. 그러나 더기버스 측은 지난 4월부터 피프티 소속사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었고, 해외 홍보 대행사에 관련 내용을 문의했던 것으로 보인다.
조선닷컴은 더기버스 안성일 대표, 김씨에게 해당 메시지의 의미를 묻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닿지 않았다.
현재 피프티 소속사 분쟁은 조정절차에 넘겨진 상태다. 조정회부는 법원이 판결보다는 타협을 통해 양측의 갈등을 원만히 해결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판단할 때 이를 유도하는 절차다. 법원은 지난달 5일 심문기일에서 양측의 주장을 들은 뒤 이같이 결정했으며, 조정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앞서 피프티 측 소송대리인은 심문에서 “소속사는 충실한 정산자료 제공 의무와 신체적·정신적 건강관리 의무를 위반했고 연예 활동의 인적·물적 자원을 보유하거나 지원하는 능력이 부족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어트랙트 측 대리인은 “멤버들도 전부 동의한 거래구조”라며 “매출액은 의도적으로 누락한 것이 아니라 시간적 차이 때문에 발생한 것으로 기한 내에 바로잡아 제출했기 때문에 정산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의미가 없다”고 반박했다.
만일 이번에 조정이 이뤄지지 않으면 법원이 특정 조건을 제시한 강제조정을 한다. 양측이 이를 받아들이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기지만 한쪽이라도 받아들이지 않으면 다시 재판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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