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5개구서 길냥이 10마리씩 검사키로… “사료에서 AI 검출돼 집고양이도 비상”

세종=김민정 기자 2023. 8. 2.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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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서울시의 25개 구에서 길고양이를 10마리씩 무작위로 골라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시 관악구 소재 고양이 AI 발생 시설 내에서 채취한 반려동물 사료 시료 검사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형) 항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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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사료서 AI 항원 확인… 판매 중단·회수
서울서 AI 걸린 고양이 잇따라 폐사에
서울 전역 길냥이·보호소 폐사 고양이 조사
1일 오후 경기도 여주시 '경기 반려마루 여주'에서 수의사가 고양이 코와 입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검사를 위한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에서 고양이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감염되는 사례가 잇따라 발생하며 정부가 서울시의 25개 구에서 길고양이를 10마리씩 무작위로 골라 검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이런 가운데 고양이 사료에서도 조류인플루엔자(H5형) 항원이 확인돼 집고양이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2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최근 서울시에서는 길고양이를 중심으로 AI에 걸린 고양이가 잇따라 폐사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관악구 소재 동물 보호소에서 폐사한 고양이 두 마리는 고병원성 AI 양성 판정을 받았다. 지난달 25일 용산구 한 동물 보호소에서 폐사한 고양이 다섯 마리도 AI에 감염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에서 고양이의 고병원성 AI 확진이 보고된 것은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이다.

정부는 고양이에서의 감염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서울시 25개 구와 방역지역(10㎞ 내) 내 5개 시·군·구 등에서 길고양이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는 중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구별로 10마리 정도씩 검사하는 것이 목표”라며 “보호소에 있는 고양이 중에서는 폐사하거나 이상 증상이 있는 경우 예찰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방역에 신경을 쓰는 것은 조류에서 포유류로 AI가 번지면서 사람에게까지 전파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있어서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달 12일 성명을 통해 “인간과 생물학적으로 가까운 포유류에서 AI 바이러스가 검출되는 사례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면서 “동물과 인간에게 더 해로울 수 있는 신종 조류독감 바이러스가 나올 수 있다”고 발표했다.

다만 고양이가 사람에게 고병원성 AI를 전파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까지 국내 고양이에게서 검출된 H5N1형 고병원성 AI가 조류에서 고양이 등 포유류를 거쳐 사람에게 감염된 사례는 보고된 바 없다.

오이세 스카이동물메디컬센터 원장은 “사람이 고양이를 통해 AI에 감염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도 반려동물이 코로나에 걸리기는 했지만 다시 사람에게 전파한 사례는 없었다”고 말했다.

방역 당국은 최근 서울에서 AI 감염 고양이를 접촉한 사람들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현재까지 확인된 유증상자는 없다. 다만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도 있어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또 마지막 접촉일로부터 최대 잠복기인 10일 동안 증상이 발생할 수 있어 추적 관찰할 계획이다.

이런 가운데 농림축산식품부는 서울시 관악구 소재 고양이 AI 발생 시설 내에서 채취한 반려동물 사료 시료 검사에서 조류인플루엔자(H5형) 항원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길고양이뿐만 아니라 집고양이에서도 AI가 발생할 가능성이 생긴 것이다.

해당 반려동물 사료 제조업체는 경기도 김포시 소재 ‘네이처스로우’다. 농식품부에 따르면 네이처스로우는 지난 5월 25일부터 멸균, 살균 등을 위한 공정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고 반려동물용 사료를 제조했다. 이에 따라 경기도는 해당 사료 제조업체 제품에 대해 제조·판매·공급 중단 및 회수·폐기 명령을 내렸다.

농식품부는 문제가 된 반려동물 사료를 먹은 적이 있는 고양이가 발열, 식욕 부진, 호흡기 증상 등 AI 의심 증상을 보일 경우 가축방역 기관으로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관할 지자체 또는 해당 업체는 문제가 된 제품을 구매한 이력이 있는 소비자에게 회수·폐기 관련 안내를 할 예정이다.

고양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역학조사 중 사료에서 H5형 항원이 검출된 사료. 농림축산식품부는 회수·폐기 조치 제품을 공개했다. /농림축산식품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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