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다리 잃은 우크라인 5만명…‘1차 세계대전’ 맞먹어

WSJ 추산…군인·민간인 할 것 없이 미사일·드론·지뢰로 부상
7000만 원의 의족 구매비 필요…수술도 1년 이상 기다려야

우크라이나 의료진이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지역에서 부상당한 군인을 치료하고 있다. AP 뉴시스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이후 팔과 다리를 잃은 우크라이나 사람이 2만 명에서 최대 5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일(현지시간) 병원과 구호단체, 의족 업체 등의 데이터를 종합해 이같이 보도했다. 신문은 이런 규모가 제1차 세계대전 때의 독일이나 영국의 피해 규모와 맞먹는다고 추산했다. 1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절단술이 부상자의 죽음을 방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약 6만7000명의 독일인과 4만1000명의 영국인이 팔·다리 절단 수술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수족 절단 환자를 돕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협력하는 세계 최대 보철 제조업체인 독일의 오토복(Ottobock) 사는 정부와 의료기관 자료를 근거로 우크라이나인 절단 환자를 약 5만 명으로 추산했다.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자선단체 ‘후프 재단’은 전쟁으로 인한 중상자를 20만 명으로 보고, 통상 중상자의 약 10%는 절단 수술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엄청난 중상자 규모는 러시아가 군인과 민간인 모두를 겨냥해 지뢰와 포, 미사일, 드론 공격을 무차별적으로 퍼붓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전쟁 초기에는 포격과 미사일 공습이 주로 피해를 일으키는 원인이었지만, 지금은 약 1000km 전선을 따라 매설된 지뢰가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문제는 모든 중상자가 곧바로 인공 팔·다리 시술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많은 환자는 5만5000달러(약 7000만 원)에 달하는 의족을 구하기 위해 구호단체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수족을 잃은 군인에게 최대 2만 유로(약 2800만 원)를 보상해주고 오토복은 우크라이나인들에게 할인을 제공하고 있지만, 민간인을 포함해 많은 환자가 여전히 치료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돈이 있다고 해도 병원이 포화상태이기 때문에 환자들이 의족 시술을 받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환자들은 인체 위축 등의 문제를 피하고자 절단 후 늦어도 90일 이내에 의족 시술을 받아야 하지만, 많은 환자가 1년 이상을 기다린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임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