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실패에도 박수친 LG, 최원태 영입으로 그린 우승 청사진[SS포커스]
[스포츠서울 | 잠실=윤세호기자] “플러스 3을 한 것보다 더 좋다. 그래서 박수치면서 이번에도 잘했다고 서로 격려했다.”
결과만 보면 실패다. 우승을 이루기 위해 매달 승패 마진 플러스 3 이상을 목표로 삼았는데 7월 성적은 7승 7패 승패 마진 ‘제로’였다. 하지만 사령탑은 결과보다 과정을 바라봤다. 처음으로 승리를 벌지 못한 한 달을 보냈지만 위기를 극복해낸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냈다. 힘든 시기를 지나 다시 정상을 질주하고 있는 LG 얘기다.
이상한 7월이었다. 잦은 우천 취소로 인해 야구를 못했다. 매일 경기를 치르는 게 기본인데 올스타브레이크 전후로 14일 동안 고작 2경기 했다. 전반기 마지막 3연전인 한화와 잠실 주중 시리즈가 두 번의 우천 취소로 한 경기. 후반기 첫 3연전인 SSG와 잠실 주말 시리즈 또한 두 번의 우천 취소로 한 경기밖에 열리지 않았다.
타자들은 흔히 3일만 배트를 잡지 않아도 타격 감각이 사라진다고 한다. LG 타자들 또한 잦은 우천 취소로 인해 뜨거웠던 방망이가 식어버렸다. 7월 9일 사직 롯데전부터 26일 수원 KT전까지 5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5연패. 지난 2년 동안 경험하지 못한 5연패에 빠졌고 굳건할 것 같았던 1위 자리도 2위 SSG와 0.5경기 차이가 됐다.
마냥 추락하지는 않았다. 다음날인 27일 수원 경기에서 공수에서 고전했던 문보경이 홈런을 쏘아 올렸다. 7회말 동점을 허용했지만 8회초 문성주가 결승 적시타를 터뜨렸다. 접전 끝에 약 20일 동안 맛보지 못한 승리와 마주했다. 그리고 지난 1일 잠실 키움전까지 5연승을 질주하며 잃어버린 것을 되찾았다.
염경엽 감독은 이 과정을 강조했다. 그는 “5연패를 했음에도 7월을 5할로 마쳤다는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싶다”며 “7월에 14경기밖에 하지 않았고 그사이에 5연패가 있었다. 그런데도 7승 7패면 매달 목표인 플러스 3을 한 것보다 좋다고 본다. 7월 마지막 경기도 참 좋았고 그래서 7월을 마무리하며 선수들과 박수를 쳤다. 올시즌 매달 마다 이렇게 서로 잘했다고 박수치고 있다”고 미소 지었다.
그러면서 염 감독은 다시 매달 ‘플러스 3 이상’을 강조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는 10월까지 플러스 3만 해주면 충분히 1등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8월부터 플러스 9를 하는 게 되는데 그러면 목표를 이루게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8월 첫 경기를 승리한 LG는 1일 기준 시즌 전적 54승 33패 2무로 승패 마진 플러스 21을 기록했다. 페넌트레이스 결승 지점까지 연패를 피하고 꾸준히 달린다면 목표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든든한 지원군이 왔다. 지난달 29일 트레이드를 통해 최원태를 영입했다. 올시즌 톱3 토종 선발투수가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을 입었다. 최원태는 LG 데뷔전인 지난달 30일 6이닝 무실점, 무결점에 가까운 투구를 펼쳤다. 최대 약점인 선발진이 최원태 합류로 순식간에 향상됐다.
예상치 못한 악재도 극복할 수 있다. 에이스 아담 플럿코가 코로나19 감염으로 일주일 이상 선발 등판을 거르게 됐다. 최원태가 없었다면 2군에서 선발 투수 한 명을 올려야 했는데 최원태가 온 만큼 여유가 있다. 이번 주 임찬규~이정용~켈리~이지강~최원태~임찬규로 로테이션을 돌리고 다음 주 플럿코가 합류할 전망이다.
특급 선수의 합류는 눈에 보이는 전력 향상 이상의 효과를 낸다. 든든한 지원군이 눈에 보이면 자연스럽게 사기가 올라가고 자신감이 생긴다. 5연승 주역 문보경은 최원태에 대해 “적으로 상대할 때는 너무 힘든 투수, 어려운 투수였다. 투심도 던지고 커터도 던지고 체인지업도 던지고 까다로운 공을 정말 많이 던졌다. 내 기억으로는 안타를 몇 개 못 쳤다. 이제 같은 팀이 되면서 아주 든든하다”고 웃었다.
약 1, 2주 후에는 100% 전력도 가동된다. 베테랑 내야수 김민성과 신인 박명근이 이천에서 1군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8월 승패 마진 플러스 3 이상을 이룬다면 9월부터 발걸음은 한결 더 가벼울 것이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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