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나노 입자로 염증성 장 질환 치료한다

박정연 기자 2023. 8. 2. 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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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이 나노 크기의 탄수화물 입자로 염증성 장 질환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연구팀은 구축된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후보군들을 염증성 장 질환 생쥐모델에서 직접 경구투여를 통해 치료효능이 가장 우수한 탄수화물 나노입자를 선별했다.

전상용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당질층 표적형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플랫폼 기술은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다양한 염증 질환들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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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전상용 KAIST 생명과학과 교수. KAIST 제공

국내 연구진이 나노 크기의 탄수화물 입자로 염증성 장 질환 치료 가능성을 확인했다. 질환에 대한 새로운 치료법의 단서가 될지 주목된다.

위장관에 발병하는 만성적인 염증성 장 질환은 아직 뚜렷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았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들과 주사용 항체 치료제들을 이용한 치료법이 일반적이지만 면역약화 등의 부작용들로 치료에 어려움이 있다.  

KAIST는 전상용 생명과학과 교수 공동연구팀이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 입자’ 수십 종을 합성하고 이를 염증성 장 질환 치료에 적용한 결과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 의약을 개발했다고 2일 밝혔다. 연구팀은 “장 내 당질층을 모사한 탄수화물 나노입자에 생체 내에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빌리루빈을 결합했다”고 설명했다.

세포막은 다양한 형태의 당 사슬 집합체인 당질층으로 둘러싸여 있다. 염증성 장 질환이 있는 사람의 장 조직에서는 정상인들과 다른 당질층이 형성돼 있다. 이러한 당질층은 우리 몸이나 음식에 많이 존재하는 탄수화물을 이루는 구성 성분인 여러 가지 당들에 대해 선택적인 결합력을 보인다.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탄수화물을 구성하는 대표적인 다섯 가지의 당들을 조합해 수 십가지의 인공 탄수화물 후보군들을 합성했다. 이를 통해 염증성 장 질환 조직에 형성된 당질층에 잘 결합하는 인공 탄수화물 후보군을 선별에 나섰다.

합성된 인공 탄수화물에 우리 몸속에서 항산화 및 항염증 작용을 하는 빌리루빈 생리활성 물질을 결합해 최종적으로 당질층을 표적할 수 있는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후보군들을 구축했다.

연구팀은 구축된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후보군들을 염증성 장 질환 생쥐모델에서 직접 경구투여를 통해 치료효능이 가장 우수한 탄수화물 나노입자를 선별했다. 선별된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가 어떻게 치료효능 및 작용기전을 나타냈는지도 조사했다. 그 결과 치료 효능이 기존에 사용하던 저분자 합성의약보다 더 우수한 효능을 가질 수 있음을 확인했다.

전상용 교수는 “본 연구를 통해 당질층 표적형 항염증 탄수화물 나노입자 플랫폼 기술은 염증성 장 질환 외에도 다양한 염증 질환들의 치료에 적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앙게반테 케미’에 6월 13일 온라인 게재됐다.

염증성 장 질환 치료용 당복합체 기반 나노 의약 플랫폼 개발 모식도. KAIST 제공

[박정연 기자 hess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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