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구 "함께 늙어가는 배우 되고 싶어요" [인터뷰 비하인드]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배우 안동구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과거부터 미래에 그리는 자신의 모습까지 다양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투데이와 만난 안동구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9년 드라마 '바람이 분다'를 시작으로 이제 5년 차 배우가 된 안동구. 연극영학과로 진학하며 일찌감치 연기자로 진로를 결정한 그의 이야기가 궁금해졌다. 어떻게 연기에 꿈을 갖게 됐냐는 질문에 안동구는 "시작은 단순하다. 18살쯤 연기공부를 시작했는데, 야자(야간자율학습)시간에 앉아있는데 너무 갑갑하고 답답하더라. 공부도 하기 싫었고(웃음)"라고 운을 뗐다.
안동구는 "내가 원하는 삶이 뭐지? 내가 좋아한 게 뭘까? 생각해보니 남들 앞에서 나서는 걸 좋아했다. 그리고 어릴 때라 단순하게 쉽게 떠올린 것이 '배우'란 직업이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렇게 '배우'가 되고자 결심한 안동구가 향한 곳은 포털사이트 검색으로 찾은 연기학원이었다. "수업을 듣는데 완전 다른 세계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때의 대사와 기분을 아직도 잊지 못하겠더라. 그때부터 연기에 푹 빠지게됐다"라고 설명했다.
그 이전에도 뮤지컬 '그리스'라는 작품을 보고 무대연기의 매력에도 흠뻑 빠졌던 그였다. "처음 접한 무대연기였다. 너무 신기하더라. 눈앞에서 실시간으로 펼쳐지는 무대가. 겪어보지 못한, 처음 느끼는 기분이었다. 이후 중학생 때 영어캠프였나? 영어로 연극을 하는데 '그리스' 대본이 나온 거다. 첫 경험의 기억 때문에 너무 하고 싶었다. 그때는 특별하게 느끼지 못하고 대사 하나하나의 의미도 몰랐지만, 알게 모르게 연기를 하고 싶었던 거 같다"고 새로운 세계를 접하고 들뜬 '어린 안동구' 시절을 회상했다.
그렇게 본격적으로 연기자의 길을 걷기 시작한 안동구에게 데뷔작인 '바람이 분다'는 뜻깊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처음으로 현장에 나가서 대사란 걸 해본 게 처음이다. 그 작품에서 느낀 행복감이 없었다면, 첫 기억이 좋지 않았다면 과연 내가 지금도 연기를 계속하고 있었을까 싶을 텐데,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내가 원하던 일을 드디어 한다는 것에 대한 의미부여도 되고, 나 스스로가 굉장히 기특하더라"고 이야기했다.
그때 안동구의 나이는 19살. 고등학교 체육복을 입고 셀카를 찍어 직접 프로필을 제출해 오디션을 보고, 일련의 과정을 통해 스스로 따낸 역할이었다. "서울까지 가서 성인들 사이에서 일하는 그런 과정들이 참 기특했다. 또 행복감까지 느껴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다"라며 웃었다.
사실 안동구는 'play with you'라는 단편영화에 주인공 겸 연출까지 맡아 선보인 경험도 있다. "19살 때부터 독립영화 연기도 하면서 그땐 형·누나들과 영화 얘길 하면서 꿈을 키웠다. 그래서 연출을 해보고 싶단 생각도 자연스럽게 들더라. 그래서 군대에 있을 때 개인시간 때 심심하니까 (핸드폰 사용 불가하던 때) 글을 써봤다"고 연출을 맡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렇게 군에서 조금씩 적은 글로 안동구는 "언젠가 한 번 만들까 싶어서 영화부 친구들과 알바해서 모은 돈으로 제작한 것이다. 언젠가 기회가 된다면 연출도 해보고 싶다"라고 쑥스럽다는 듯 미소 지었다. 이러한 연출 경험 덕분에, 작가·감독의 요구사항이나 작품을 연출자의 입장에서 볼 수 있게 된 소중한 경험이 됐다.
그렇다면 안동구가 희망하는, 필모그래피에 있었으면 하는 장르는 뭐가 있을까. "로맨스를 좀 더 해보고 싶다. 로맨스에도 다양한 멜로가 있지 않나. 또 사극도 해보고 싶다. 굉장한 매력이 있을 거 같다. 비록 제가 겪을 수 없는 과거의 이야기이지만 사람사는 이야기 다 똑같지 않나. 또 제가 군대에 있을 때 운전병이라 간부를 기다리면서 '조선왕조실록'을 읽기도 했다. 물론 지금은 내용이 다 가물가물하지만(웃음). 역사에도 관심이 많아 꾸준히 매력을 느끼고 있다"라고 말했다.
아직은 일이 너무 좋아 "노는 게 제일 힘들다"는 안동구. "계속 옆에 있는 배우, 과거로 기억되기보다 현재를 함께 걷고 함께 늙어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라고 덧붙였다.
[스포츠투데이 송오정 기자 ent@st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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