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금배랑 인연이 없나 생각도 했죠” 모교의 한을 푼 김재웅 감독[대통령금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벤치에 앉아 있던 서울 영등포공고 선수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그라운드로 뛰쳐들어갔다. 벤치에서 그 장면을 지켜보며 함께 기뻐하던 김재웅 영등포공고 감독의 눈시울도 덩달아 붉어졌다. 자신이 선수 시절부터 그토록 들어올리고 싶었던 금배를, 지도자가 된 후 모교 후배들과 함께 들어올려 감격이 더했다.
김 감독은 2일 제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금배 전국고교축구대회 결승전에서 서울 보인고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한 뒤 “우리 축구부가 65년이 됐는데, 오늘 새 역사를 썼다”며 “솔직히 우승을 기대하지는 않았는데, 운이 좋았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영등포공고는 그동안 많은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지만, 유독 금배와는 인연이 없었다. 1973년 제5회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 유일한 결승 진출이다.
김 감독에게도 금배는 한으로 남아있었다. 영등포공고 선수로 뛰었던 1990년 23회 대회에서 4강에 올랐으나 강동고에 패해 고배를 마셨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해 2005년과 2007년, 그리고 2015년 4강에 올랐으나 그 때도 결승에는 오르지 못했다.
김 감독은 “내가 고등학교 3학년때 금배 4강에서 패했다. 이후 지도자로 꾸준히 금배에 나왔는데 그때마다 4강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금배는 우리 학교랑 인연이 없다라는 생각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역사를 새롭게 써서 감독으로서도, 그리고 영등포공고 동문으로서도 너무 행복하다. 제자들이 참 자랑스럽다”고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영등포공고는 이번 대회에서 준결승까지 6경기를 치르며 18골을 넣는 엄청난 공격력을 자랑했다. 이런 화끈한 공격축구는 보인고와 결승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돼 시종일관 주도권을 쥐고 몰아쳤다. 역습을 당해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리기도 했지만, 후반전에 집중력을 발휘해 2골을 넣으며 역전승을 만들었다.
김 감독은 “결과적으로 봤을 때 한 골을 먼저 먹고 시작했던 것이 더운 날씨에 선수들이 재무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나 싶다”며 “하프타임 때 선수들에게 지고 있지만 고개 숙이지 말고 우리가 역전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임하자고 했는데, 선수들이 잘 이행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2월 백운기 우승에 이어 리그 권역 우승, 전국체전 서울시 선발전까지 거머쥐었던 영등포공고는 이번 우승으로 4관왕에 등극했다. 김 감독은 “우승이 목적이라기보다는, 선수들이 기량을 그라운드에서 마음껏 펼쳤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올 한해를 부상없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제천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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