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8년 위스키 명가 “한세대 뒤를 보고 숙성합니다”

2023. 8. 2.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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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개가 넘는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 원액을 받아서, 각 원액에 맞는 나무통(캐스크)을 하나하나 따로 선정하고 결합해 숙성하는, 이 모든 행위 자체를 '예술'이라고 봐요. 그리고 이 일을 4대에 걸쳐, 무려 128년을 해왔습니다."

리차드 트래버스-그리핀(사진) 고든 앤 맥페일(G&M)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담당 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증류주 박람회 '2023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100년 넘게 쌓아온 노하우를 가진 독립병입 위스키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G&M이 유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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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버스-그리핀 G&M 亞太이사
‘최장기 숙성’ 기네스북 기록 보유
“韓, 싱글몰트 인기” 亞 첫 단독관

“100개가 넘는 스코틀랜드 증류소에서 원액을 받아서, 각 원액에 맞는 나무통(캐스크)을 하나하나 따로 선정하고 결합해 숙성하는, 이 모든 행위 자체를 ‘예술’이라고 봐요. 그리고 이 일을 4대에 걸쳐, 무려 128년을 해왔습니다.”

리차드 트래버스-그리핀(사진) 고든 앤 맥페일(G&M) 아시아태평양 세일즈 담당 이사는 최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증류주 박람회 ‘2023 서울바앤스피릿쇼’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나 “100년 넘게 쌓아온 노하우를 가진 독립병입 위스키 회사는 전 세계적으로 G&M이 유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실제로 80년이라는 세계 최고 숙성기간으로 기네스북에 등재된 위스키가 G&M이 2021년 내놓은 ‘제너레이션 글렌리벳 1940’이다. 올해는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74년을 숙성시킨 ‘킹 찰스 3세 코로네이션 74년’도 선보였다.

G&M은 세계 최대 규모의 독립병입 위스키 회사다. 독립병입 위스키란 증류소에서 위스키 원액을 사들여 독자적으로 숙성시켜 자기 상표를 달고 출시한 위스키를 말한다. 1895년 스코틀랜드 엘긴 지역의 작은 식료품점이 시작이었다. 트래버스-그리핀 이사는 “‘싱글몰트의 개척자’로 불리는 조지 어커트가 G&M을 경영하면서 2·3세대가 아니라, 4세대까지 미래를 내다보게 됐다”며 “우리는 최소 25~35년을 보고 투자한다. 3~5년 정도를 보고 장기 사업 계획을 세우는 위스키 회사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트래버스-그리핀 이사는 “1930~1950년대 당시에만 해도 블렌딩 위스키가 붐이었다”라며 “그런데도 조지 어커트는 미래를 내다보고 싱글몰트 위스키를 숙성시켰고, 그 덕분에 굉장히 좋은 캐스크를 엄선해 만든 G&M만의 품격 높은 위스키 라인이 나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고든 앤 맥페일이 영국 찰스 3세 국왕의 대관식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킹 찰스 3세 코로네이션 74년’

오래된 역사만큼이나 G&M의 캐스크 관리 기준은 엄격하다. 트래버스-그리핀 이사는 “위스키 원액에 맞는 나무를 자체 기준에 따라, 철저하게 선별하고 섬세하게 결합한다”며 “이미 숙성된 원액을 구입하는 다른 독립병입 회사와 가장 큰 차이”라고 강조했다. G&M이 기존 위스키에 비해 한층 더 예리한 개성을 지닌 위스키를 다채롭게 선보일 수 있는 이유다.

G&M은 자체 증류소 2곳도 보유하고 있다. 위스키 마니아에게 익숙한 스코틀랜드 스페이사이드 지역에서 잘 알려진 ‘벤로막 증류소’와 스코틀랜드 그란타운 온 스페이에 있는 ‘케언 증류소’다. 트래버스-그리핀 이사는 특히 벤로막 위스키를 가리켜 “바베큐 향과 같은 약간의 스모키함과 함께 피트 향도 느낄 수 있는 균형 잡힌 위스키”라며 “아일라섬이나 아일랜드 지역에서 나는 약 냄새 같은 피트 향과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꼭 맛보길 권한다”고 부연했다.

G&M은 종합주류기업 아영FBC가 2021년부터 국내 독점으로 총판하고 있다. 지난달 아시아에서는 처음으로 서울 강남구 와인나라 압구정점 2층에 G&M 브랜드관을 오픈했다.

트래버스-그리핀 이사는 “5년 전부터 한국 시장에서 싱글몰트 위스키 관심이 폭발적으로 커졌고, 이에 3년 전부터 한국 시장 진출을 고려하게 됐다”며 “G&M은 소비자의 다양한 취향을 맞출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기존의 와인 사업을 잘 운영한 아영FBC와 지향점이 같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정아 기자

dsu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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