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88234" 외치며 관리하더니…韓노인들 더 건강해졌다

박정렬 기자 2023. 8. 2.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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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에 사는 김순례(74·여) 씨는 하루 2시간씩 집 근처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수영과 사우나를 하며 건강을 관리한다.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병을 적절히 치료하고 예방하는 노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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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의 신의료인]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팀, 1만 7000명 대상 연구 결과


광주광역시에 사는 김순례(74·여) 씨는 하루 2시간씩 집 근처 빛고을노인건강타운에서 수영과 사우나를 하며 건강을 관리한다. 식단도 야채 위주로 구성해 체중 관리에 신경을 쓴다. 덕분에 김씨는 골다공증이 있지만 또래보다 체력이 좋고 별다른 병치레 없이 건강하다. 그는 "요즘 우리 나이에는 '9988234'란 건배사가 유행"이라면서 "99세까지 88 하게 살다가 2~3일 앓고 4(死, 죽을 사) 죽자는 뜻으로 나 역시 자녀들에게 짐이 되기 싫어 열심히 몸 관리를 한다"고 말했다.

빠른 고령화에도 불구하고 '건강하게 장수하는' 한국인이 늘고 있다. 만성질환을 앓더라도 적절한 관리를 통해 젊었을 때와 다름없는 활동적인 일상을 유지하는 노인이 훨씬 늘었다.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빛고을 전남대병원 노년내과 강민구 교수팀은 65세 이상 노인 1만 7000여 명을 대상으로 연도별 노인의 건강 동향을 분석한 결과 지난 12년간 만성질환 유병률이 약 2배 증가했지만 노쇠(허약)한 비율은 절반가량 감소했다고 2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대한의학회 국제학술지(JKMS)에 최근 게재됐다.


노쇠는 노화와 질병 등으로 전반적인 신체·정신 기능이 떨어져 스트레스에 취약해진 상태를 말한다. 생활 습관이 불규칙하거나 질병을 앓는 환자, 병에 걸려도 약을 제대로 먹지 않거나 신체 활동이 떨어지는 경우 노쇠 위험이 증가한다. 똑같은 환경에서도 노쇠한 노인은 삶의 질이 낮고 큰 병을 앓을 위험이 크다. 다만 노쇠는 대부분 원인이 있어 이를 다스리면 건강할 때와 비슷한 수준으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

연구팀은 우리나라 노인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국민건강보험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2008~2020년 65세 이상 노인 1만 7784명의 연도별 노쇠 지수를 분석했다. 노쇠 지수는 △동반 질환 △기능적 수행 능력 △징후 및 증상 △검사 수치 등 4개 영역의 30여 가지 항목을 평가해 측정했다. 노쇠 지수에 따라 건강 단계, 노쇠 전 단계, 노쇠 단계로 분류했다.


그 결 연도별 평균 노쇠 지수는 2008년 0.23점에서 2020년 0.18점으로 감소했다. 노쇠 지수가 0.2점 이상이면 노쇠 전 단계에 해당한다. 노화와 만성질환이 겹쳐 걷는 속도가 다소 느려지거나 허리가 약간 굽고 근육도 일부 빠진 상태다. 즉 과거와 달리 요즘 노인은 평균적으로 허약하지 않고 건강한 상태에서 활기찬 일상을 유지했다. 실제 연도별 노쇠 비율은 2008년 41.1%에서 2020년 23.1%로 절반가량 감소했지만 노쇠하지 않고 건강한 비율은 같은 기간 28.7%에서 44.2%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노쇠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지난 12년간 크게 달라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상지질혈증 유병률은 2008년 17.9%에서 2020년 40.9%, 당뇨병은 20.6%에서 30%, 심혈관질환은 5.6%에서 9.3%로 증가해 전반적으로 만성질환 유병률은 상승했다. 그러나 씹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비율은 같은 기간 59.4%→33.1%, 일상적인 활동에 어려움이 있는 비율은 42.2%→12%, 흡연율은 17%→ 9.3%로 하락해 만성질환 외에 노쇠에 미치는 다른 요인은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정희원 교수와 빛고을 전남대병원 강민구 교수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는 "의료 접근성이 향상되고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병을 적절히 치료하고 예방하는 노인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가능한 젊을 때부터 규칙적인 생활 습관과 운동, 금연, 절주, 스트레스 관리 등을 통해 건강관리를 하고 만성질환을 적절히 관리하면 노쇠를 늦춰 건강한 노년을 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parkjr@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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