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외친 이재명, ‘혁신’ 내친 김기현…결과는 정반대?
이재명, 위기설에 ‘혁신위 리스크’까지…양당 대표 총선 전 운명은?
(시사저널=구민주 기자)
"내년 총선 전 김기현‧이재명 지도부 모두 붕괴할 것이다. 먼저 무너지는 쪽이 총선에서 승리할 것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선 '총선 전 양당 지도부 붕괴설'이 꾸준하게 오르내렸다. 78%라는 압도적 득표율로 선출됐지만 '사법 리스크'로 흔들려 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그리고 '윤심' 논란에 휩싸여 불안한 출발을 했던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체제 모두 올해를 넘기긴 어려울 거란 전망이었다.
그러나 최근 양당 대표 체제를 향한 기류가 다소 바뀌었다. 혁신위원회까지 띄우며 변화를 도모한 이재명 대표는 계속되는 책임론과 퇴진설로 위협받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김기현 지도부로 총선을 치를 가능성이 날로 커지고 있다. 자연히 변화와 혁신보단 안정과 유지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엔 지금 갈등이 없다. 혁신도 없다"
시사저널 취재에 따르면, 최근 용산 대통령실과 국민의힘이 김기현 대표를 중심으로 내년 총선을 치르는 데 합의했다. 대통령실이 당에 총선 주도권을 주고 '이기는 선거'를 주문하면서, 사실상 김기현 지도부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파악됐다. 지금 체제를 흔들지 않을 거란 의미로 풀이된다.
김기현 지도부는 지난 3월 출범 후 각종 설화로 지난한 곤혹을 겪어왔다. 대통령실 '여의도 출장소'라는 오명까지 더해져 지지율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김기현 체제로 총선을 치르지 못할 거란 시각이 우세했다. 지난 5월 태영호 전 최고위원의 공석을 채우기 위해 최고위원 선거가 치러질 때만 해도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며 대부분 도전을 꺼리는 분위기였다.
지난 6월 취임 100일을 전후로 비로소 안정감을 찾아간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각종 논란들이 정리되고 당내 잡음이 줄어들면서다. 하지만 이는 당의 변화를 요구하는 '다른 목소리'가 그만큼 차단됐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당초 김 대표는 취임 전부터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강조했지만 여전히 비(非)윤석열계의 목소리는 당 바깥에만 머물고 있다.
한 여권 원외 인사는 시사저널에 "지금 우리 당 내엔 '갈등'이 없다. 이것이 좋은 일일까"라며 "당이 바뀌어야 한다는 비판이 당 안으로 전혀 흡수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총선 승리를 자신할 상황이 전혀 아닌데, 당내에 '혁신' 필요성을 언급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민주당보다 앞서 최재형 의원이 중심이 된 혁신위가 구성, 운영되고 있었다. 혁신위는 올 초 활동을 종료하며 '혁신안'을 김기현 지도부에 전달했지만, 사실상 '사장화'된 상태다. 혁신위 측은 취재진에 "혁신안 관련해 그 어떤 피드백도 받지 못했다"며 "지도부가 혁신에 대한 관심이 없어 보인다. 사실상 포기 상태다"라고 전했다.
'혁신'에 발목 잡힌 민주당, 이재명 퇴진론만 가속화
반대로 민주당 이재명 지도부는 '혁신'에 적극적이다. 그러나 혁신을 외칠수록 당은 점점 더 수렁에 빠지는 분위기다. 민주당은 '돈 봉투'와 '김남국 코인' 사태 위기 극복을 위해 지난 5월 혁신위 구성을 공식화했다. 하지만 혁신위원장 임명과 권한 등을 두고 첫 발부터 잡음이 이어졌다. 그 과정에서 당내 계파 갈등은 더욱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이후 이래경 혁신위원장의 사퇴 논란과 최근 김은경 위원장의 실언을 겪으며 이재명 지도부는 혁신위와 함께 휘청이고 있다. 지도부와 혁신위가 하고자 하는 '혁신'이 무엇인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당내에서도 이어지는 상황이다. 혁신위로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당내 갈등도 해소하고자 했던 이 대표의 계획이 오히려 이와 거꾸로 가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최근 '8월 영장 청구설' '10월 퇴진론' '초겨울주의보'까지 연이어 불거지면서 이 대표의 리더십은 더욱 크게 흔들리고 있다. 급기야 친명계에서도 이 대표를 향해 '질서 있는 퇴진'을 제안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이러한 당 상황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는 "사실상 총선 전 민심을 끌어올 마지막 보루였던 김은경 혁신위가 신뢰를 완전히 잃어버렸다"며 "이젠 적절한 시기 이 대표의 거취 표명만이 총선 전 국면 전환을 시도할 유일한 카드로 남은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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