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디지털 전환은 절호의 기회…한번 뚫으면 보안 금맥 터진다"

도쿄(일본)=류준영 기자 2023. 8. 2.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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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K스타트업 日진출 러시④]
쿼드마이너 소명섭 일본법인장의 日 진출 전략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 들어 한·일 관계에 훈풍이 불면서 일본 진출에 시동을 거는 한국 스타트업이 늘고 있다. 일본 벤처투자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데다 기시다 정부가 경제 전반의 효율성·생산성 제고를 위해 사회 각 분야의 디지털 전환(DX)에 속도를 내면서 새로운 먹거리가 늘고 있어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고 있는 투자혹한기로 국내 스타트업 업계가 자금경색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일본이 '기회의 땅'으로 떠오른다.

[이 기사에 나온 스타트업에 대한 보다 다양한 기업정보는 유니콘팩토리 빅데이터 플랫폼 '데이터랩'에서 볼 수 있습니다.]
쿼드마이너의 소명섭 일본법인장/사진=쿼드마이너

"디지털화가 빠르게 전개돼 사실상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국내 보안 시장을 넘어 일본에서 돌파구를 찾으려고 왔다."

작년 4월 도쿄IT지원센터에 입주한 쿼드마이너의 소명섭 일본법인장은 일본 시장에 진출한 이유를 묻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소 일본법인장은 "일본 보안시장은 대규모 DX(디지털 전환) 투자 덕분에 향후 한국의 4~5배 크기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가 이렇게 판단한 이유는 우선 일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행정 처리와 서비스를 전산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주민등록증과 공인인증서 기능을 합친 형태인 '마이넘버 카드'를 개발·보급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목표한 행정 전산화가 이뤄지면 그동안 종이서류를 사용해온 양육수당과 개호(간병) 신청 등을 스마트폰으로 할 수 있고, 마이넘버(주민등록)을 은행 계좌와 연동해 각종 보조금도 지급할 수 있다. 이 서비스가 안전하게 운영되려면 모바일 앱-플랫폼-서버·네트워크를 종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보안 솔루션이 필요하다.

2017년 설립된 쿼드마이너는 이 같은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는 네트워크 탐지·대응 솔루션(NDR) '네트워크 블랙박스'를 개발해 판매중이다.

이는 네트워크에서 발생하는모든 종류의 사이버 보안 위협을 빠르게 발견하고 적절한 대응책을 제시한다. 이를테면 해킹 등의 네트워크 침입 형태가 감지되면 어떤 경로를 통해 들어와 네트워크망의 어디까지 퍼졌는지, 또 어떤 행위를 했는지를 자동으로 분석해 알려준다.

쿼드마이너는 글로벌 IT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가 선정한 대표 벤더사로 4년 연속 등재되면서 글로벌 시장에서 제품경쟁력을 입증 했다.

또 최근 오픈AI의 인공지능(AI) 챗봇 '챗GPT'와 관련한 보안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선보여 주목을 끌었다. 챗GPT 사용 중 일어날 수 있는 개인 정보 및 회사 기밀 유출 사고를 막기 위한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려는 기업들에게 관심을 받고 있다.

쿼드마이너는 2020년 미국 시장 진출에 성공한 뒤 2021년부터 일본 시장 공략을 위한 채비를 해왔다. 소 일본법인장은 "일본의 네트워크 보안 기술은 아직 옛날 방식에 머물러 해커 공격에 대한 오탐지가 많이 발생하고, 공격이 이뤄졌을 때 통신 단말기와 함께 호스트(각각의 단말기로부터 자료 처리 요구를 받아 처리하는 중심이 되는 컴퓨터)를 추가 분석해야 한다. 이 때문에 대응하는 시간이 오래 걸려 적절한 조치를 취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우리 NDR 솔루션은 네트워크에 발생하는 모든 위협 정보를 인공지능이 분석하고 대응하므로 신속한 대응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쿼드마이너 소명섭 일본법인장/사진=쿼드마이너

소 법인장은 우선 일본 총판, 리셀러를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초반엔 판매 대리점 등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사업을 전개하고, 사업이 어느 정도 성장하면 조인트벤처를 이뤄 직접 판매를 확대하면서 인지도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고객 대상 무료 PoC(기술검증) 확대, 기술 데모센터 설립, 기술 고문 영입 등의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소 법인장은 일본 시장에서 향후 3년 안에 한국 매출(데이터랩 자료 기준 2022년 매출액 81억원) 수준을 뛰어넘겠다는 포부다. 그는 "일본 비즈니스는 제가 영일만(0-1-10000)이라고 표현하는 데 0에서 1을 만드는 데 드는 시간은 굉장히 오래 걸리지만, 1을 만들면 그 뒤에 10000을 만드는 건 금방"이라며 "일본은 비즈니스 진행 속도가 한국에 비해 느리고, 한번 뚫기도 어렵지만, 한번 계약을 맺으면 매출 그래프의 기울기가 가팔라진다"고 말했다.

소 법인장은 성공적인 일본 진출을 위해선 다양한 판매 레퍼런스를 쌓고,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일본 관공서나 대기업을 대상으로 영업하려면 국내외 업체에 납품·운영한 실적을 쌓고 일본 기업의 니즈에 맞춘 '현지화 전략'으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쿄IT지원센터와 같은 스타트업 지원 기관을 통해 우리 기업에 필요한 일본시장 정보와 동향, 특성 등을 면밀히 파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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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일본)=류준영 기자 joo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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