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농구선수 되는 게 목표” 일본으로 향하는 이대성의 각오(일문일답)

서초/조영두 2023. 8. 2.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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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서초/조영두 기자] 일본으로 향하는 이대성이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2일 서울시 서초구 힐튼 가든 인 서울 강남. 해외 무대 진출을 선언한 이대성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대성은 B.리그 씨호스즈 미카와와 1년 계약을 맺으며 일본 무대를 누비게 됐다. 지난 2017년 G리그에 이어 두 번째 해외리그 진출이다. 그는 오는 5일 일본으로 출국해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에 돌입한다.

다음은 이대성과의 일문일답이다.

호주리그를 목표로 해외 무대에 도전한다고 했는데 일본 진출을 선택한 이유는?
해외 진출에 대한 생각은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트레이드 되기 전부터 있었다. 김효범 코치님, 강성우 박사님과 시간을 보내며 선수로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많이 찾았다. 내가 얼마나 성장했는지 객관적인 환경에서 시험해보고 싶었다. 호주와 일본을 해외 진출 플랜 A와 B로 준비를 했다. 미카와가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큰 확신이 들었다. 큰 어려움 없이 계약을 했다.

라이언 리치먼 감독이 미카와를 선택하는데 큰 영향을 준 걸로 알고 있다.
사실이다. 호주리그 1팀, B.리그 2팀과 협상을 하고 있었다. 리치먼 감독님과 미팅을 하며 확신을 가졌다. 모두가 출전시간과 팀에서의 환경, 전술로 나에게 어필을 해주셨다. 리치먼 감독은 딱 한 가지 약속을 하셨다. 외국선수 2명이 같이 뛰기 때문에 남은 자리는 세 자리다. 누구보다 객관적으로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주겠다고 하셨다. 출전시간과 메인 볼 핸들러와 같은 부분보다 나에겐 필요한 건 경쟁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감독님 이야기를 듣자마자 미카와야 가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내가 생각한 해외 진출의 본질을 완벽하게 채울 수 있을 것 같았다.

B.리그는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한다. 단 한 시즌 만에 자신을 증명해야 되는데?
프로선수 생활을 하면서 안정적인 부분과 성장은 거리가 멀다고 느꼈다. 벼랑 끝 상황이 항상 성과를 만들어 왔다. 나는 이런 상황들이 내 성장에 부합하겠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한 시즌 동안 증명하지 못하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무조건 해내려고 방법을 찾겠다.

1년 만에 KBL로 돌아올 가능성도 있는지?
답을 말씀드리면 좋겠지만 인생이 생각대로 되는 게 없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도 더 성장에서 이대성이라는 선수가 어떤 레벨인지 알 수 있는 해외 진출이 됐으면 한다. 최대한 오래 머무르도록 하겠다. 은퇴는 한국에서 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오프시즌 손목 수술을 받았는데 현재 몸 상태는?
지난해 12월에 주상골 골절 진단을 받았다. 아마 1년 전부터 골절이 되어 있었던 것 같다. 통증이 너무 심해서 병원에 가보니 괴사가 진행됐다고 하더라. 시즌 끝나고 골반에 있는 뼈를 이식해서 고정하는 수술을 받았다. 재활 경과는 너무 좋다. 12월에 다친 후로 7개월 동안 3점슛을 못 던졌는데 지난주부터 연습을 하고 있다. 감사한 마음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재활을 잘했기 때문에 새 시즌을 뛰는데 큰 문제는 없다.

2017년 G리그 도전과 현재 도전의 차이점이 있다면
대중에 알려진 건 두 번째 도전이지만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다. 2011년에 중앙대를 나와서 하와이 브리검영대를 간 게 첫 번째 도전이었다. 어떻게 보면 6년 주기다. 브리검영대에서 많이 배워서 6년의 시간 동안 한국에서 자리를 잡았다. 2017년 G리그를 경험을 통해 얻은 성취, 확신, 신념이 세 번째 도전을 만들었다. 2017년과 비교해 많이 성장했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내가 객관적으로 어떤 농구선수인지 알고 싶은 마음도 크다.

B.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새로운 환경에서 농구를 한다는 게 쉽지 않다. (울산) 현대모비스에서 오랜 시간 있으면서 즐겁고 편하게 뛰다가 (전주) KCC로 트레이드 됐을 때 힘든 시간을 보냈다. 돌이켜보면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는 과정이었고, 덕분에 가스공사에 적응하는데 도움이 됐다. B.리그에서 KBL보다 더 나은 플레이를 무조건 보여주고 싶다. 더 높은 레벨을 보여주면 상과 관심을 받겠지만 내 본직은 더 나은 농구선수가 되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이번 여름 누구보다 열심히 땀 흘리고 있다. 새 시즌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꼭 증명하고 싶다.

최근 미드레인지 게임에 눈을 떴는데 일본에서 성장시키고 싶은 플레이가 있다면?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현대모비스에서 내 무기는 3점슛이었다. 근데 사람들은 일관성이 없다고 하더라. 그래서 미드레인지 게임을 배웠고, 일관성이 생겼다. 김효범 코치님께 배우면서 국내의 어떤 선수보다 높은 레벨의 미드레인지 게임을 구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만큼 땀 흘린 선수도 없고, 있다고 해도 손에 꼽는다. 다음은 플로터다. 이미 김효범 코치님께 플로터를 배우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립은 어떻게 잡는지, 어떻게 쏘는지 몰랐는데 배우고 있다. 미드레인지 게임에 플로터가 입혀진다면 더 많은 옵션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다음 시즌 플로터를 내 플레이에 완벽하게 넣는 게 목표다.

해외 무대 도전에 대해 가족들은 어떤 이야기를 해줬는지?
너무 감사하다. 이번 해외 무대 도전은 이전의 두 번과 다르게 꽤 시간이 필요했다. 익숙하고 안정적인 것들을 내려놔야 했기 때문이다. 아내한테 이러한 이유로 해외 진출 하고 싶다고 말 했는데 별다른 이야기를 안 하더라. 그래서 내가 ‘이전의 도전들이 당장은 어리석어 보이지만 성취나 결과가 보이지 않아?’라고 물어보니까 안 보인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럼 왜 믿어줘?’라고 말하니까 ‘이대성이라는 사람은 가지 말라고 해도 갈 사람이니까. 그래서 믿는다’고 해줬다. 이 자리를 빌려서 아내와 가족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B.리그는 외국선수 2명이 동시에 뛰고 환경적으로 다른 점이 많다. 개인적으로 어떤 점을 준비하고 있는지?
결국은 더 간절하고 배고픈 사람이 이기더라. 처음 현대모비스 갔을 때 유재학 감독님이 간절한 놈이 이긴다고 말씀해주셨다. 그 말 하나로 좋은 환경에서 농구를 했고, 배우면서 성장했다. 너무 기본적인 이야기지만 가서 어떤 선수보다 더 땀 흘릴 거고, 오늘 하루조차 허투루 보내지 않을 거다. 나 스스로 자부심이 있기 때문에 적응하는데 큰 무리가 없을 거라 생각한다.

지난 시즌 미카와 경기를 보면 니시다 유다이와 다반테 가드너가 팀의 메인 옵션이었다. 이대성이 합류하게 된다면 볼 배분 문제가 있을 것 같은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 미카와 감독님이 바뀌셨다. 원점에서 다시 경쟁해야 된다. 새로 시작하는 시점에 누가 어떻게 했고, 어떤 농구를 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나도 경쟁에서 살아남겠다. 농구를 보면 신기하게 잘하는 선수에게 공이 간다. 골든스테이트 경기를 보면 마지막 슛은 스테픈 커리나 클레이 탐슨이 쏜다. 농구를 잘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에 두 선수(니시다, 가드너)가 잘해서 공이 갔다고 생각한다. 올 시즌에는 공이 나에게 많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호주리그와 같은 더 높은 무대에 대한 욕심이 있는지?
당연히 있다. KBL에서 뛰며 한국농구에 아쉬움을 많이 내비쳤다. 돌이켜보면 KBL에서 많은 기회를 받으며 성장했다. 나에게 아쉬움은 자식이 부모에게 떼쓰는 느낌이다. 일본에서 잘한다면 더 나은 리그에서 뛸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다. 아직 어디라고 확실한 말씀은 못 드리지만 새로운 선택지가 눈앞에 온다면 1초의 고민도 없이 결정하겠다.

이대성이 생각하기에 본인이 만족할만한 성장의 기준은 무엇인가?
어릴 때는 대학교에 가고, KBL에 진출하는 정해진 관념이 있었다. 훌륭한 영향력을 끼친 분들이 만들어놓은 시스템이다.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다양성에 대한 존중이 약하다고 생각한다. 내 개인적인 목표는 은퇴하는 시점에 후회를 남기지 않는 거다. 2011년 중앙대를 나왔을 때 모두가 나를 이상하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주장이 되고, 우승반지 3개를 끼면서 그 때의 선택이 최선이었다고 바뀌었다. 지금의 선택 또한 나의 선수생활이 끝났을 시점에 재해석 될 거라 생각한다.

KBL 팬들이 일본 진출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는데?
팬들이 서운함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나의 도전을 지지해주는 분들이 너무 많아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KBL에 있는 10년 동안 감사한 시간이었다. 유재학 감독님, 전창진 감독님, 강을준, 유도훈 감독님까지 내 인생에서 소중하지 않은 분이 없다. 이 자리를 빌려서 KBL 팬들과 나와 함께 했던 동료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이번 해외 진출을 통해 꿈꾸는 궁극적인 목표는?
이번 도전을 통해 너를 더 이해하고 깊이 있게 알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 결국은 내가 행복하려고 하는 거다. 내가 누군지 깊게 이해할수록 삶이 행복해진다고 느끼고 있다. 해외 진출을 통해 나와 대화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아질 거고, 나에 대해 알아갈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해외 무대에서 성공한다면 후배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 같은데?
예전에는 야구의 류현진, 박찬호, 추신수 선배님, 축구의 손흥민 또는 박지성 선배님처럼 멋진 사람이 되고 싶었다. 지나고 보니 멋진 사람과 행복의 의미는 거리가 꽤 멀더라. 내가 해외 진출을 해서 후배들의 선택지가 넓어졌으면 한다. 실패해도 이런 부분에서 영향을 주고 싶다. 그래서 더 잘하고 싶다. 다음 선수들이 선택에 있어 폭이 넓어지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사진_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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