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국민 예약 안 되는데…직원들이 국립공원 객실 독차지

권익위, 생태탐방원 예비객실 실태조사…14건 적발
관리대장·예약자료조차 없어 부당 관행 일상화된 듯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국립공원 생태탐방원 생활관 예비객실을 직원들이 무료로 부당하게 사용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6월 국립공원공단이 운영 중인 전국 8개 생태탐방원 예비객실 운영실태를 조사하고 2일 이 같은 결과를 발표했다.

국립공원공단은 지리산과 내장산, 설악산, 북한산, 소백산, 가야산, 무등산, 한려수도 등 전국 8곳에 생태탐방원을 두고 있다.

일반 국민은 생태체험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경우에만 온라인 사전예약을 통해 생활관 객실을 유료로 사용할 수 있다.

특히 8곳의 생태탐방원 모두 일반 국민이 온라인 예약이 불가능한 예비객실(한옥별채, 연립)을 각 1개씩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권익위 실태조사 결과, 지리산과 내장산 등 5곳의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이 생활관 예비객실을 내부직원과 지인의 청탁을 받고 무료로 대여해준 사실이 14건 확인됐다.

이들이 무료로 사용한 객실은 가장 비싸고 큰 독채(8인실) 등으로 일반 국민은 온라인 예약조차 불가능하며, 국립공원공단도 사용내역을 관리하고 있지 않았다.

A생태탐방원의 경우 모 사무소장의 청탁을 받고 지난 5월 두 차례에 걸쳐 예비용 한옥 별채 1실을 무료 숙박하도록 하는 등 올 상반기에만 모두 5명의 직원이 6차례에 걸쳐 한옥 별채에서 무료 숙박했다.

B생태탐방원에서는 퇴직 직원 등의 청탁을 받고 지난 4월과 5월 2차례에 걸쳐 8인실을 무료로 숙박하도록 했다.

C생태탐방원의 경우에는 원장이 지난 5월 가족 방문을 명목으로 8인실에서 무료 숙박하기까지 했다.

문제는 예비객실 관리 대장과 온라인 예약 자료 등이 없는 탓에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의 부당 사용 사례가 이번에 적발된 14건보다 훨씬 많을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점이다.

권익위는 “국립공원공단 직원들은 생태탐방원 예비객실을 관행적으로 부당 사용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권익위는 이번 조사 과정에서 자료 부족 등으로 인해 부득이 해당 직원들의 기억과 진술에 의존해 최근 6개월간 사용내역을 들여다볼 수밖에 없었다.

정승윤 권익위 부위원장 겸 사무처장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 국립공원 휴양시설을 공단 직원들이 부당하게 사용하는 관행을 근절해야 한다”며 관계기관에 철저한 감사와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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