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천만원짜리 한 모금’…집주인 우유 몰래 마신 중개인 적반하장

박병수 2023. 8. 2.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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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부동산업자가 집 주인 몰래 우유를 마셨다가 들통나 2천만원을 벌금으로 물게 생겼다.

집을 팔려고 내놓은 라이스카 풀러턴은 이날 부동산업자가 고객을 데려와 집을 둘러 볼 수 있게 깨끗이 청소한 뒤 외출했다.

영상을 보니, 부동산업자 로즈는 고객보다 30분 먼저 집에 도착한 뒤 아무도 없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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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부동산업자 벌금 물어
단독주택. 클립아트코리아

캐나다 부동산업자가 집 주인 몰래 우유를 마셨다가 들통나 2천만원을 벌금으로 물게 생겼다.

캐나다의 브리티시 컬럼비아 재정 당국은 최근 부동산업자 마이크 로즈에게 2만 캐나다 달러(1943만원)의 벌금을 물리고, 행정비용으로 2500 캐나다 달러(242만원)를 추가 납부하라고 명령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1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건은 지난해 7월 16일 밴쿠버에서 북서쪽으로 250㎞쯤 떨어진 캠룹스에서 시작됐다. 집을 팔려고 내놓은 라이스카 풀러턴은 이날 부동산업자가 고객을 데려와 집을 둘러 볼 수 있게 깨끗이 청소한 뒤 외출했다. 그는 이날 저녁 늦게 돌아와 집에 설치된 보안 카메라의 영상을 확인하다가 충격을 받았다.

영상을 보니, 부동산업자 로즈는 고객보다 30분 먼저 집에 도착한 뒤 아무도 없는 부엌으로 들어갔다. 그는 냉장고를 열고 우유를 한 통 꺼내 들어 그대로 벌컥벌컥 마시곤, 남은 우유 통을 냉장고에 도로 넣어 놓았다. 게다가 그는 고객이 집을 방문해 둘러볼 때 소파에 앉아 있다가 소파 팔걸이도 부러뜨렸다.

집주인 풀러턴은 “여러 가지 면에서 전문적인 부동산업자의 행동이 아니다. 마치 침입자처럼 행동했다”며 특히 당시 코로나19로 모두 조심스러운 상황에서 이런 행동을 했다는 걸 생각하면 더욱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나는 우리 가족의 집에 가서도 이렇게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당국의 조사 자료에 따르면, 로즈는 당시 상황에 대해 새 약을 먹고 있어서 “심한 탈수 증세”를 느꼈고 또 “심각한 스트레스”도 받고 있었다고 해명했다.

풀러턴은 그 사건 이틀 뒤 로즈와 맞닥뜨렸다. 로즈가 다른 손님을 데리고 집을 보러 온 것이다. 풀러턴은 “저번에 우리 집 보러 왔을 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얘기할 게 없냐”고 물었다. 그러자 로즈는 “우유 말인가요?”라고 반문했다고 플러턴이 전했다. 플러턴은 “우유를 마신 게 문제가 아니다. 그는 쪽지도 남겨놓지 않았다”며 “이런 식으로 일하면 우리 집에 오는 사람을 어떻게 믿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이에 대해 브리티시 컬럼비아 재정 당국은 로즈에게 벌금을 매기며 로즈의 행동이 “부동산업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갉아먹는 행동으로 부적절하며, 브리티시 컬럼비아 부동산업법의 조항을 위반한 것”이라고 밝혔다.

로즈는 이와 관련해 현지 언론에 “집주인에 직접 사과하더라도 이런 행동이 쉽게 잊히지 않을 거란 걸 안다”며 “몇 주 동안 내 행동을 되새겨봤으며 앞으로 다시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반성했다.

논란에도 불구하고 집은 애초 그 집을 둘러본 구매자에게 팔렸으며, 풀러턴은 지난해 7월 말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풀러턴은 “그 사건 뒤 집을 서둘러 팔았는데, 잘 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왜냐하면 새 입주자는 거기서 그들만의 기억을 새로 쌓아갈 것이고 우리는 과거 기억에 머물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날 내가 남은 우유를 쏟아버리는 걸 남편이 퇴근하다 보고 ‘뭐하는 거냐’고 물었다. 그래서 내가 ‘당신은 알고 싶지도 않은 일’이라고 대답했다”고 말했다.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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