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P.2' 감독 "시즌3? 또 할수 있을까..내 뜻대로 결정 못해" [인터뷰③]
[OSEN=하수정 기자] 'D.P.' 시즌2 한준희 감독이 시즌3를 묻는 질문에 "우리 뜻대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라고 답했다.
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카페에서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D.P.' 시즌2의 한준희 감독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지난 2021년 8월 시즌1을 선보인 'D.P.'는 작품성과 흥행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고, 현실의 문제점을 리얼하고 날카롭게 다뤄 드라마를 넘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선사했다. 당시 시리즈를 접한 사람들은 집단 PTSD(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을 호소했고, 국방부가 부랴부랴 "드라마와 실제는 다르다"는 해명을 내놓는 등 엄청난 화제를 모은 바 있다.
2년 만에 새롭게 돌아온 'D.P.' 시즌2(감독 한준희, 각본 김보통·한준희, 제작 클라이맥스 스튜디오, 공동제작 쇼트케이크)는 군무 이탈 체포조 안준호(정해인 분)와 한호열(구교환 분)이 여전히 변한 게 없는 현실과 부조리에 끊임없이 부딪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시즌1에 이어 정해인, 구교환, 김성균(박범구 중사 역), 손석구(임지섭 대위 역) 등 주요 출연진이 다시 뭉쳐 단단한 호흡을 보여주고, 지진희(구자운 준장 역), 김지현(서은 중령 역), 정석용(오민우 준위 역), 최현욱(신아휘 역), 배나라(장성민 역) 등 뉴페이스가 합류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무엇보다 시즌2는 조석봉(조현철 분) 일병 사건 후 흩어진 103사단 헌병대 수사과의 모습에서 출발하고, 김루리(문상훈 분)의 총기난사사건으로 이어지면서 하나도 바뀐 게 없는 현실에서 국군본부가 개입하며 한 걸음 더 나아간 이야기를 담아냈다.
▶'디피'는 군대 얘기뿐만 아니라 사회 얘기라고 했는데?
대한민국의 군대라는 문화가 학교가 됐든 직장이 됐든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영향이 아닐수도 있고, 부정적인 것도 있을 수 있다. 수직적인 관계들도 많이 있다. 순기능을 할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순간들도 있다면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게 생각보단 쉽지 않다. 그럴 때 준호 같은 사람이 '이건 이상한 거 아니에요? 문제 있는 거 아니에요?'라고 하는 이상한 사람들이 한 명씩 있다. 번거로운 사람일 수도 있는데, 그런 사람들 때문에 주위에서 영향을 받고 바꿔볼 수도 있다. 난 그런 종류의 이야기가 재밌다고 생각한다. 그런 방식으로서 시즌2가 자연스럽게 방향을 가져간 거 같다.
▶정해인 씨의 액션을 보면서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은 없었나?
안준호란 인물이야 말로 정말 보기 힘든 인물이지 않나 싶다. 무슨 액션이나 싸움 실력이 뛰어난 게 아니라 '이게 왜 이상하지? 안되는 거예요? 문제인 거죠?' 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드물어서 그렇다. 정해인 배우의 표정이나 얼굴이 그걸 상쇄해 주는 것 같다. 얼굴이 잘생겨서 그런 건 아니다. 물론 얼굴도 잘 생겼다.(웃음) 융통성이 없는 그 얼굴이, 그런 사람이 안준호 같은 인물을 정해인이 연기해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해병대에서 실제 사망 사건이 일어났는데, 디피2도 군 시스템 문제를 다뤘다.
'시스템이 문제야'라고 단순한 이야기 일 수도 있고, 그런 개인의 책임 인가에 대해 국가는 분명 기능을 해야한다고 본다. 개인의 사건 사고에 대해서 책임을 가져가기 위해서 국가가 존재하니까. 그런 종류의 일들을 항상 책임지진 못 하는 것 같다. 거기에 대해 개개인의 인물들처럼 '강력한 메시지를 던지겠다' 그건 아니었다. 조석봉 사건에 이어 시즌2를 하다보니 그 얘기를 안할 수가 없더라. 실제로 일어난 사건 사고와 관련해 내가 정치하는 사람도 아니고, 개인으로서 조금 더 책임을 지거나 사과를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시즌3 가능성은?
시즌3는 아직까지 길게 대화를 해본 적은 없다. 할 수 있는 얘기들이 또 있을까? 우리 뜻대로 결정되는 게 아니다. 지금은 그런 계획까지 길게 생각하지 못했다. 여지가 생긴다면 그때도 고민할 수 있겠지만, 당장 결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 시즌3는 모르겠지만, 만약 시리즈가 이어진다면 캐릭터는 잘 살아났으면 좋겠다. 잘 살고 있는 캐릭터를 또 어떤식으로 딜레마와 갈등이 와야 할텐데. 준호, 호열, 범구, 지섭 등 '잘가~'하고 보내줬던 그들이 행복하게 지낼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그 생각을 못하고 있다. 그냥 그 인물들이 잘 지냈으면 한다.
한편 'D.P.' 시즌2는 지난달 28일 6개의 에피소드를 전체 공개하며 190여 개국 글로벌 시청자들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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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넷플릭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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