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도 더위에 공원 어르신들 부채질에도 '땀 줄줄'…"한증막 온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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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증막 안에 하루 죙일 앉아있는 기분이야. 계속 목이 타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른다고 예보된 2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우산근린공원 앞.
같은 시각 광주 북구 자율방재단과 구청 직원들이 폭염에 대응해 공원 앞에서 얼음물을 나눠줬다.
광주 북구는 이러한 폭염에 대비해 공원 이용 주민에게 1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얼음물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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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뉴스1) 이수민 기자 = "한증막 안에 하루 죙일 앉아있는 기분이야. 계속 목이 타네."
낮 최고기온이 35도까지 오른다고 예보된 2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우산근린공원 앞.
머리를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과 귀가 따가울 정도의 매미 소리에도 주부 여럿이 장을 보기 위해 인근 말바우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한 손에는 손수레, 다른 한 손에는 부채나 소형 선풍기가 들려 있다.
끊임없이 손목을 흔들고 선풍기는 날개는 돌아가지만 더위는 나아지지 않는지 '어휴 어휴' 한숨을 폭폭 쉰다.
같은 시각 광주 북구 자율방재단과 구청 직원들이 폭염에 대응해 공원 앞에서 얼음물을 나눠줬다.
시장길로 향하던 주부들은 횡단신호를 기다리며 그 모습을 발견하고, 곧장 건너 물을 하나 받아든다.
500㎖ 생수병을 얼려 만든 얼음물을 볼과 목, 이마에 돌아가면서 갖다대더니 "오메, 이제야 살 것 같어"라며 탄성을 내뱉는다.
윤선자씨(58·여)는 "집을 나온 뒤부터 시장 가까이 오기까지 겨우 5분 정도 걸었는데 온몸이 젖었다"며 "한증막 안에 하루 죙일 앉아있는 기분이다. 목이 타서 물을 받자마자 원샷했다"고 이야기했다.
공원에서 산책을 하다가 물을 받아든 어르신들은 나무 밑 그늘에 앉아 모여서 잠깐의 휴식을 취했다. 각화동 주민 윤영조씨(69)는 양손에 얼음물을 든 채 신이 나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오문덕씨(73·여)는 "날마다 공원에 나오는데 이렇게 물을 나눠주는 것은 처음 같다. 다들 너무 좋아하는 것 같다. 감사하다"며 "그런데 날이 너무 더워서 받자마자 얼음이 다 녹아버렸다"고 웃으며 말했다.
점심 식사를 위해 이동하던 인근 직장인들도 얼음물을 받아 들었다. 직장인 조성근씨(43)는 물을 받자마자 공원 한쪽으로 가 머리 위에 물을 쏟아냈다.
그는 "잠깐이라도 시원한 얼음으로 더위를 날리기 위해 물을 뿌려봤다"며 "다른 때 같았으면 '어우 차가워' 했을텐데 얼마나 더운지 그냥 시원한 정도다"고 했다.
한편 광주와 전남은 지난 7월 25일부터 폭염특보가 유지되고 있으며, 흑산도를 제외한 광주·전남 모든 지역은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다.
습한 아열대 고기압이 내륙을 덮고 있고, 햇살도 뜨거워 기온을 끌어올리고 있다. 중국으로 향하는 태풍도 뜨거운 공기를 품고 북상하면서 우리나라로 수증기를 불어넣는다.
기상청은 당분간 대부분 지역에서 34도 이상 오르는 찜통 더위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광주 북구는 이러한 폭염에 대비해 공원 이용 주민에게 16일까지 매주 수요일 오전 11시 얼음물을 제공한다. 장소는 우산근린공원과 문화근린공원, 양산호수공원, 일곡제2근린공원 등이다.
breath@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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