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유토피아' 박보영 "완벽한 이병헌에 슬럼프 겪었다"

조연경 기자 2023. 8. 2.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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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BH엔터테인먼트〉

박보영이 이병헌과 함께 호흡 맞추며 겪은 다양한 에피소드와 소감을 전했다.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엄태화 감독)' 개봉을 앞두고 있는 박보영은 2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병헌과의 독대신을 앞두고 많이 긴장한 모습에 엄태화 감독이 '이병헌을 갈치라 생각해라'라는 조언을 해줬다는데 도움이 됐냐"는 질문에 "그 신은 감독님 뿐만 아니라 모든 마주치는 사람마다 '잘 준비하고 있니'라고 물어 봤던 신이다. 그 만큼 나도 가장 걱정을 했고 우려가 됐다. '잘 할 수 있을까' 싶었다"고 운을 뗐다.

박보영은 "그렇게 내가 걱정을 많이 하는 걸 감독님께서 보고는 '영탁이 사진을 고화질로 휴대폰 배경 화면에 깔아 놓으면 익숙해 지지 않겠냐. 그리고 영탁이를 갈치라 생각해라'라는 말씀을 해주셨다. 왜 갈치였는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흔히 볼 수 있는 생물을 언급 하신 것 같고 '무서워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편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는 말도 계속 해주셨다. 근데 배경 화면을 보면서 깜짝 깜짝 놀라게 되더라"고 토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열심히 노력해서 사진은 안 무섭게 됐는데, 실제로 선배님을 마주하니까 그 눈빛이 또 너무 무섭더라. 첫 테이크를 찍을 땐 쫄았다"며 "그 신 찍을 때까지는 휴대폰 배경 화면이 영탁 사진이었고, 찍고 나서 바로 바꿨다"고 귀띔했다.

"이병헌이 해준 조언은 없냐"고 묻자 박보영은 "선배님이 원래 다른 배우들의 연기에 대해 많이 말씀해 주시는 편은 아닌데, 그 신을 찍을 때 딱 한 번 '개인적으로 이야기 할 때는 시선을 빼지 않았으면 좋겠다. 시선을 뺄 때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는 이야기를 해주셔서 너무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완벽한 이병헌을 보면서 박보영은 배우로서 부족한 점을 너무 많이 느꼈다고. 박보영은 "선배님 덕분에 내 일기장이 '난 부족한 사람인 것 같아'라는 이야기로 가득했다. 중간에는 슬럼프도 왔다"며 "나는 뭘 하는 게 어렵고, 명화를 찾아 가는 것도 한번에 잘 찾아가지 못하고, 어느 날은 부딪치기도 하고, 어느 날은 내가 봐도 아닌 것 같고, 늘 2%가 부족한데 뭘까 뭘까 찾아가는 과정이 계속 이어졌다"고 고백했다.

또 "근데 함께 하는 사람은 예열도 필요 없고, 늘 정답인 것 같은 것이다. 그 정답이 또 많다. 그렇게 비교를 하다 보니 슬럼프가 조금 오더라"며 "결국엔 '난 이병헌이 아니다!'라는 마음으로 극복 아닌 극복을 할 수 있었다. 선배님에게 직접 말할 수는 없는 마음이었고 매일 그냥 일기장에만 썼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박보영은 "선배님은 일할 때 빈틈이 없다. 스태프 분들에게 대하는 태도나, 연기 태도까지 완벽하다. 그리고 선배님이 감독님보다 더 많은 작품을 하시고, 어쩌면 감독님이 선배님에게 다른 것을 요구하기 힘들다고 생각하셨을 수도 있지 않나. 매 촬영 때마다 선배님이 감독님에게 먼저 '수정 사항은요?'라고 물어 보시더라. 다양한 모습들과 좋은 결과물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여전히 어렵고 무서운 선배냐"는 질문에는 "작품이 끝나고 조금 편안해졌다. 편해진 건 아니고 선배님을 대하는 나의 마음과 태도가 편안해진 정도다"라며 웃더니 "작품을 할 때는 솔직히 어려웠다. 캐릭터적으로 그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에 거리감이 있어야 해서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그 땐 무서워 하면서도 약간 긴장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오는 9일 개봉하는 '콘크리트 유토피아'는 대지진으로 폐허가 되어 버린 서울, 유일하게 남은 황궁 아파트로 생존자들이 모여들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재난 드라마다.

박보영은 이번 작품에서 신념을 잃지 않으려는 명화 캐릭터를 맡아 부드러우면서도 강인한 카리스마를 선보인다. 황궁 아파트에서 시작된 첨예한 갈등 상황 속에서도 자신의 목소리를 낼 줄 아는 단단한 내면의 명화를 밀도 있게 표현하는 것은 물론, 박서준과 부부 호흡을 통해 재난 상황 속에서도 각자 지켜내야 하는 것들에 대한 현실적인 고민과 갈등을 흡인력있게 전한다.

조연경 엔터뉴스팀 기자 cho.yeongyeong@jtbc.co.kr (콘텐트비즈니스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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