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민주당에 ‘청년 노무현’이 없다… 윤 대통령 부부만 욕해선 표 못얻어”

김대영 기자 2023. 8. 2.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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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총리로 지난 3월 이후 경기 양평군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일 "요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세 순응형'"이라며 "당당한 기개로 당 대표와도 맞섰던 '청년 노무현'이 안 보인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김 전 총리는 또 "절박함이 없는 듯한 민주당이 '대통령 부부'를 향한 비난만으로는 결코 표를 얻을 수 없다"며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준비하는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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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文정부 마지막 총리’의 쓴소리
“노무현·조세형 같은 정치인은
천하의 DJ에 들이받는 기개 있었다”
“윤 대통령, 제1야당 대표 안만나는 건
큰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조언
김부겸 전 총리 페이스북 캡처

양평=김대영·나윤석 기자

문재인 정부의 마지막 총리로 지난 3월 이후 경기 양평군에서 전원생활을 하고 있는 김부겸 전 국무총리가 1일 “요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대세 순응형’”이라며 “당당한 기개로 당 대표와도 맞섰던 ‘청년 노무현’이 안 보인다”고 쓴소리를 날렸다.

김 전 총리는 또 “절박함이 없는 듯한 민주당이 ‘대통령 부부’를 향한 비난만으로는 결코 표를 얻을 수 없다”며 내년 국회의원 총선거를 준비하는 안일한 태도를 질타했다.

이날 오후 방문한 김 전 총리의 자택 거실 한복판에는 유시민 작가의 저서 ‘국가란 무엇인가’가 놓여 있었다. 사전 연락 없이 불쑥 찾아간 문화일보 취재진을 따뜻하게 맞은 김 전 총리는 현실정치와 거리를 둔 채 시골에서 지내고 있지만, 중국 사상가들의 고전 등 여러 책을 탐독하며 국가가 나아갈 방향을 고민 중이라고 했다. 김 전 총리와의 단독 인터뷰는 자택과 인근 카페에서 약 1시간 30분 동안 진행됐다.

그는 정치권 현안에 대한 언급을 부담스러워하면서도 세상사에서 한발 물러나 가다듬은 생각을 가감 없이 들려줬다. 특히 젊은 정치인들이 소신이 부족하다며 국민을 아우르는 ‘스케일 큰 정치’의 부재가 아쉽다고 했다.

김 전 총리는 “‘연극’이 돌아가려면 ‘플레이어’가 움직여야 하는데 요즘 민주당 의원 중에는 대세 순응형이 많은 것 같다”며 “과거 노무현이나 조세형 같은 정치인은 ‘천하의 DJ(김대중 전 대통령)’에게도 들이받는 기개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어 “(거대 양당이 ‘도토리 키재기’를 하는 상황에서) 우리 정치가 삼진을 당하더라도 홈런을 노리는 ‘빅 볼’이 아니라 잘게 치고 번트만 대는 ‘스몰 볼’에 머물러 있는 듯해 안타깝다”고 했다. 공적 가치에 대한 헌신 없이 자신의 당선이나 계파 이익에만 몰두하는 행태를 비판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 전 총리는 또 총선이 8개월여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민주당 의원들에게 위기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겉으로 엄살을 부려도 속으로는 ‘윤석열 정권에선 충분히 해볼 만하다’는 생각에 사로잡혀 있다”며 “(총선 승패가 걸린) 서울과 수도권 민심이 냉담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대통령 부부에 대한 ‘욕’만으로는 표심을 가져올 수 없다”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선 “피의자라는 이유로 제1 야당 대표를 만나지 않는 건 ‘큰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조언했다.

경기 군포에서 3선 국회의원을 지낸 뒤 고향과 가까운 대구로 내려간 그는 총선과 지방선거에서 연거푸 낙선한 끝에 2016년 20대 총선을 통해 마침내 ‘보수의 심장’이자 야권의 최대 험지에 깃발을 꽂았다. 문 정부 들어 행정안전부 장관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후 정계를 떠났으나 여전히 진영을 떠나 인정받는 ‘거물 정치인’으로 꼽힌다. 본인 의지와 무관하게 야권 잠룡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이끌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이유다. 김 전 총리는 “홀로 조용히 세상에 도움이 될 지혜를 구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며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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